초록방법언어장애와 말소리장애를 모두 보이는 아동들을 대면 언어치료와 함께 토키랜드 앱을 사용한 집단(토키랜드 집단 10명), 대면 언어치료와 함께 미타 앱을 사용한 집단(미타 집단 7명), 대면 언어치료만 실시한 집단(대조 집단 10명)의 세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세 집단간 중재 전, 후 어휘와 조음 능력의 변화를 비교하고, 토키랜드 집단에 대해 추가적인 프로브 측정을 통해 중재 기간 동안의 변화 추이를 관찰하였다. 또한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중재 전, 후 언어치료 앱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알아보았다.
AbstractObjectivesThis study was designed to find out whether the cognitive-communication training application ‘Talky Land’ can be used as digital therapeutics for children with communication disorders.
MethodsChildren with language and speech sound disorders were divided into three groups: One group using the Talky Land app (10 children in Talky Land group), the second group using the MITA app (7 children in MITA group), and the third group that only received traditional language therapy (10 children in control group). Changes in vocabulary and articulation before and after intervention among three groups were compared, and changes during the intervention period were observed through additional probe measurements for the Talky Land group. This study also examined changes in the perception of caregivers for applications before and after intervention.
ResultsAll three groups showed significant improvement in vocabulary and articulation post-intervention compared to pre-intervention; with the Talky Land group showing strength in receptive vocabulary compared to the other two groups. In the Talky land group, the children’s progress varied somewhat depending on their baseline levels. And caregivers had a more positive perception of the value of the application as an education or treatment tool after intervention than before intervention.
지난 10년간 디지털헬스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관련 연구들은 쏟아졌고 해당 기술은 나날이 새로워졌으며, 그 결과 건강에 대한 모니터링은 더 이상 병원 내에서만 다뤄지는 일이 아니고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스마트 기기가 있었다. ‘mHealth (mobile health)’, ‘telehealth’ 등의 이름으로 건강관리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가 세계 곳곳에서 개발되어 스마트기기에 장착되었고, 따라서 대중적으로는 이러한 스마트기기가 곧 디지털헬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인지되었다(Dang, Arora, & Rane, 2020).
이런 분위기 속에서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가 디지털헬스의 하위 영역으로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Sepah, Jiang과 Peters가 이 용어를 처음으로 언급했던 2015년 당시에는 ‘건강관리의 접근성(accessibility)과 유효성(effectiveness)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상에서 행해지는 증거기반 행동치료’로 디지털치료제는 정의되었다(Sepah et al., 2015). 그리고 이후 발족된 국제디지털치료제협회(The Digital Therapeutics Alliance, DTA)에서는 디지털치료제를 ‘장애나 질병의 예방, 관리, 치료를 위해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증거기반 치료개입을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특정하였고, ‘치료 효과를 최적화하기 위해 별도의 약물치료, 행동치료, 치료기기 사용을 병행하거나 혹은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DTA, 2017).
이와 같은 정의와 특성은 인지-언어장애 분야가 디지털치료제의 타겟 영역으로 왜 주목받게 되었는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수술과 약물적 처치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근본적 치료가 요원한 인지-언어장애 분야에서 행동치료는 여전히 최선의 대책이자 최후의 보루이다. 다른 치료적 처치가 선행되었더라도 행동치료가 병행되어야지만 그 효과가 발휘되기에, 인지-언어장애 분야에서의 행동치료는 그 어떤 다른 질환과 장애 영역에서보다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인지-언어장애의 행동치료는 치료의 목적과 더불어 반복 훈련을 통해 일상생활 안에서 그 장애를 관리하고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기능 또한 갖고 있다. 무엇보다 일회성 또는 단기성이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디지털치료제의 필수조건인 행동치료(Sepah et al., 2015), 그 목적인 장애의 예방, 관리 및 치료(DTA, 2017), 장기적, 지속적 치료를 위한 접근성과 유효성에 대한 요구(Sepah et al., 2015), 다른 치료개입의 병행을 허용하는 특성(DTA, 2017), 즉, 디지털치료제의 모든 기본 요건을 인지-언어치료는 충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국내외 언어치료 분야에도 관련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디지털치료제로서의 의미보다는 디지털 기반 언어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입증하는 데에 주로 초점을 두고 있다. 대상은 실어증(Marshall et al., 2016), 뇌성마비(Kanitkar et al., 2017), 자폐스펙트럼장애(Hair, Monroe, Ahmed, Ballard, & Osuna, 2018; Khowaja & Salim, 2013), 말소리장애(Chen et al., 2016) 등 다양하며, 이 연구들을 통해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훈련이 언어치료로서 긍정적 잠재성이 있음이 증명되었다. 디지털 언어치료 프로그램의 장점으로는 스마트기기의 대중적 친숙성으로 인한 접근성 증가(Gangaiamaran & Pasupathi, 2017), 효율적 데이터 관리를 통한 치료과정의 체계화(Hwang, Park, Jung, & Pyun, 2019) 등을 들 수 있다.
본 연구진들도 꽤 오랜 기간 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언어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에 있다. 애초의 개발 동기는 언어치료과정의 첨단화보다는 치료의 양적 부족함을 보완할 수 있는 차선책으로서의 의미였다. 의사소통장애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의 개입이 요구되며, 치료는 집중적일수록 효과적이다(Barratt, Littlejohns, & Thompson, 1992; Brindley, Copeland, Demain, & Martyn, 1989).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부담, 치료실 방문의 번거로움, 치료사의 부족 등의 이유로 치료일정이 주 1-2회 세션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Kim & Choi, 2007). 이에 최적의 효과를 이끌어내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치료 시간을 디지털 프로그램으로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개발이 시작되었다.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여 언제, 어디서든 치료와 유사한 활동을 할 수 있다면 부족한 언어치료 시간을 보충할 수 있고, 그 결과 치료 효과를 보다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주 타겟층인 아동들에게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게 해본 결과 몇 가지 문제점들이 관찰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치료적 가치가 있는 유익한 콘텐츠들임에도 불구하고 아동들은 그 내용과 기능에 쉽게 흥미를 잃어 프로그램의 사용이 단발성으로 그칠 뿐 빈번한 반복 훈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아동의 경우 이를 ‘공부’ 또는 ‘어려운 치료’의 연장선으로 생각하여 프로그램 사용을 기피하기도 하였다. 아동들은 지루해하였고 어려워하였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사용자가 사용하지 않으면 그 어떤 효과도 기대할 수 없기에, 연구진들에게는 이의 극복이 가장 큰 난제였다. 치료적으로 의미가 있으면서 아동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 치료사의 적극적 개입 하에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치료 시간 이외에 아동 스스로 자발적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흥미’와 ‘재미’는 더욱 중요한 요소였다. 때문에 개발된 콘텐츠에 흥미를 끌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기능을 추가 탑재하였고, 아동들의 기호에 맞는 UX/UI 디지인과 배경음악으로 프로그램 전체를 재정비하였다. 이렇게 하여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을 ‘토키랜드(Talky Land)’라고 명명하였다.
인지/의사소통 훈련 애플리케이션 토키랜드는 인지, 언어, 말(조음, 음성, 호흡), 소근육 훈련의 네 개의 ‘랜드’로 구성되어 있고 각 랜드는 해당 영역에 대한 다양한 훈련 콘텐츠들로 채워져 있다. 기존 언어치료 용 애플리케이션과 차별적인 토키랜드의 특징은 프로그램에 게임적 요소를 가미하여 아동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치료활동을 통해 스스로 보상 받을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는 점이다.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각 활동 단계를 높여가고 수행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사이버 캐릭터도 함께 성장하여 기존 치료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보상을 받게 된다. 즉, 단계 별 콘텐츠를 완료할 때마다 토키랜드 속 캐릭터도 함께 성장해가기 때문에 토키랜드는 치료와 놀이를 융합한 스토리형 치료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토키랜드 내에 탑재되어 있는 음성 AI 엔진을 통해 사용자의 발화를 분석하여 발달 수준에 기반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사용자의 수행력에 근거한 학습보고서를 제공함으로써 점진적 발달 추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맞춤형 콘텐츠란 선별 언어평가(Squires & Bricker, 2009) 결과와 아동의 이전 수행 기록을 분석하여 콘텐츠의 난이도가 자동 셋팅되는 기능으로, 이를 통해 아동은 자신의 발달 수준에 맞는 콘텐츠를 학습하게 된다. 이와 같은 토키랜드의 개발 과정은 Kim 등(2022)에 기술되어 있으며, 현재 안드로이드와 IOS 기기에서 토키랜드 베타 버전을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토키랜드의 궁극적 목적이 치료적 기능이라는 점이다. 디지털치료제로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토키랜드의 사용이 치료적 효과가 있다는 임상적 증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즉, Sepah 등(2015)과 DTA (2017)가 강조하였던 ‘증거기반 치료’의 기능을 토키랜드에 부여하는 일이 아직 남아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연구진들은 본 연구를 계획하게 되었고, 디지털 프로그램의 일차적 의미가 기존 언어치료의 대체가 아니라 ‘보완’이라는 점에는 여전히 이견이 없기에 기존 언어치료와 동등한 비교를 하는 대신 치료를 실시하면서 디지털 프로그램을 병행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보고자 하였다. 더불어 타 유사 프로그램과의 비교를 통해 토키랜드의 강점 또한 파악해 보고자 하였다. 인지-언어치료용 애플리케이션은 국내외에서 다수 개발되었지만 임상시험을 완료한 프로그램은 드물다. 그 중 미국에서 출시된 ‘미타(Mental Imagery Therapy for Autism, MITA)’가 3년간의 임상시험을 완료하였기에(Vyshedskiy et al., 2020), 이를 비교 임상 프로그램으로 선택하였다. 미타는 ImagiRation LLC사에서 개발된 언어 및 인지치료 애플리케이션으로,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타겟층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지만 언어와 말 능력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토키랜드와의 비교 프로그램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본 연구는 의사소통 능력 중 어휘와 조음 능력에 우선 초점을 두었기에, 말소리장애와 언어발달장애를 보이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어휘와 조음 능력 증진을 위해 기존 언어치료와 함께 토키랜드 혹은 미타를 사용한 경우, 그리고 기존 언어치료만 실시한 경우에 대해 비교 연구를 실시하였다. 다각적 비교를 위해 연구를 1, 2, 3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는데, 연구 1에서는 세 집단 간 중재 전과 중재 후 표준화 검사에서 어휘력과 자음정확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는지, 연구 2에서는 토키랜드 사용 집단에서 중재 진행에 따라 어휘인출과 말소리산출 수행력의 변화 추이는 어떠한지, 연구 3에서는 애플리케이션 사용 전과 사용 후 보호자들의 인식 변화는 어떠한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본 연구는 개발이 완료된 프로그램의 임상적 효과를 최종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그 보다는 연구를 통해 토키랜드의 임상적 활용가능성을 확인하고 디지털치료제로 거듭나기 위해 추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파악하여, 이를 보다 완성도 높은 개발에 반영하기 위한 것임을 덧붙인다.
연구방법본 연구의 모든 실험은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진행되었다(IRB 승인번호: 118.220.204.199).
연구 1. 세 집단 간 어휘 및 조음 중재 효과 비교연구대상연구 대상자는 2022년 8월부터 12월까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선정되었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에 언어평가 또는 언어치료를 위해 방문한 아동 중 언어발달지체와 말소리장애로 진단받은 3-6세 아동들을 일차 선발하였다. 이들은 담당 언어재활사와 전문의에 의해 언어발달과 말소리발달 이외에 다른 문제는 동반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고, 해당 기관에서 언어치료를 받고 있거나 받을 예정이었다. 연구자들은 선발된 아동과 보호자를 개별적으로 면담하여 연구의 목적과 내용에 대해 설명하였고, 참여를 희망하는 아동에 한해 진단평가보고서를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언어재평가를 실시하여 연구대상에 적합한지 확인하였다. 병원 기록을 검토하여 두부 영상에 기질적 뇌병변이 없고, 발성기관과 관련된 질환이 없고, 의사소통장애 이외에 다른 신경발달장애는 동반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였다. 연구대상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된 아동들은 토키랜드 집단, 미타 집단, 대조 집단으로 순차적으로 한 명씩 배치되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토키랜드 집단, 미타 집단, 대조 집단 각각에 14명, 12명, 12명의 아동이 일차적으로 배정되었다.
제1연구자가 사전검사와 사후검사를 실시하였는데, 해당 연구자는 언어재활사 1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8년 이상의 언어치료 임상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실험 전 사전검사 단계에서 취학전 아동의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 척도(Preschool Receptive-Expressive Language Scale, PRES; Kim, Sung, & Lee, 2003), 수용 ·표현 어휘력 검사(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Hong, Kim, Jang, & Lee, 2009)와 우리말 조음 · 음운검사2 (Urimal Test of Articulation and Phonology 2, UTAP2; Kim, Shin, Kim, & Ha, 2020)를 실시하여, 대상자들이 언어장애와 말소리장애를 모두 가지고 있는지 재차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대상자가 관찰되어 이들을 제외한 후, 토키랜드 집단 14명, 미타 집단 9명, 대조 집단 10명을 대상으로 실험에 착수하였다. 이후 실험 진행 과정 중 참여를 포기하거나 규정을 지키지 않는 대상자가 발생하여, 최종적으로 전체 실험을 완료한 대상자는 토키랜드 집단 10명, 미타 집단 7명, 대조 집단 10명이었다. 모든 대상자들은 연구참여 기간 동안 교통비, 평가진단비 등을 지원받았다.
집단 간 동질성 검정을 위해 성별, 생활연령(월령), PRES, REVT, UTAP2 (UTAP PCC, 자음을 정확하게 발음한 백분율) 점수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성별(χ2(2,24) =1.184, p>.05), 생활 연령(F(2,24) =.017, p>.05), PRES 수용점수(F(2,24) =.241, p>.05), PRES 표현점수(F(2,24) =.451, p>.05), REVT 수용점수(F(2,24) =.385, p>.05), REVT 표현점수(F(2,24) =.884, p>.05), UTAP PCC (F(2,24) = 1.265, p>.05) 모두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 대상자들의 기본 정보는 Appendix 1에 제시하였고, 집단별 항목의 평균값과 표준편차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연구절차사전검사(1일), 중재(8주), 사후검사(1일)의 세 단계 순으로 총 10주간 연구가 진행되었다. 연구 진행 방식은 모든 대상자에게 동일하였으며, 전체 연구 흐름도는 Figure 1과 같다.
사전검사(Pre-test)사전검사는 보호자의 동석 하에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진료실에서 개별적으로 실시되었다. 정확한 결과를 위해 연구자와 아동 간 라포 형성 후 검사를 시작하였다. 중재 전 아동의 말·언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PRES, REVT, UTAP2를 실시하였다. 시간은 약 20-30분 동안 소요되었다.
중재애플리케이션 사용 집단(토키랜드 집단, 미타 집단)은 중재 기간 8주 동안 주 2회의 대면 언어치료와 함께 애플리케이션 추가 사용을 권고 받았다. 연구자는 보호자가 소지한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PC에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아동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대해 다음과 같은 교육을 실시하였다. 첫째, 각 대상 아동에게 적합한 콘텐츠들을 지정해주고 사용목적, 사용방법, 기대되는 효과 등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둘째, 가정에서 지정 콘텐츠(총 20-30분 소요)를 최소 주 5회 사용할 것을 약속 받았다. 이 때 사용시간 초과는 제한하지 않았다. 셋째, 아동이 주도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되 지정 콘텐츠를 적절하게 사용하는지, 정해진 횟수와 시간을 지켰는지 등에 대해 보호자가 모니터링할 것을 강조하였다. 토키랜드 사용자의 경우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미타 사용자의 경우 전화 모니터링을 통해 지정된 콘텐츠를 정해진 시간 동안 사용하는지, 사용 과정에 어려움이 없는지 등을 연구진이 직접 주기적으로 점검하였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토키랜드 집단과 미타 집단 모두 중재 8주 동안 주 5회, 총 40회 이상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 것을 확인하였다. 반면 대조 집단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 않고 주 2회 대면 언어치료만을 받았다. 대조 집단 또한 전화 모니터링을 통해 언어치료를 잘 받고 있는지, 치료 과정에 어려움은 없는지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였다.
모든 대면치료는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와 토키토키 발달클리닉 언어치료실에서 진행되었다. 대면치료를 담당한 치료사들은 두 기관 소속 언어재활사 총 8명이었는데, 이들은 본 연구의 구체적인 목적과 의도에 대해 알지 못하였고 대상아동이 어떤 집단에 속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제공받지 않았다. 세 집단 간 중재 참여 언어재활사들 간 자격증 급수, 학력, 경력에 따른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카이제곱 검정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자격증 급수(χ2 = 5.07, p>.05), 학력(χ2 =1.54, p>.05), 경력(χ2 = 8.02, p>.05) 모두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이 확인되었다. 대상자들의 수준이 다양하였기 때문에 대면치료의 내용과 과정이 동일하지는 않았다.
연구 2. 토키랜드 집단의 어휘와 말소리산출 능력 변화연구대상토키랜드 집단에 배정된 10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연구2를 진행하였다. 사전 REVT 원점수와 UTAP2 PCC에 근거하여 유사한 수준의 아동들을 그룹 1, 2, 3으로 분류하여 결과를 분석하였다. 1은 사전점수가 가장 낮았던 그룹, 3은 점수가 가장 높았던 그룹이었다.
토키랜드 사용 콘텐츠본 연구는 어휘력과 말소리산출 능력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토키랜드의 어휘인출 콘텐츠와 조음 훈련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사용하였다.
어휘인출 훈련어휘인출 능력 증진을 위해 ‘다른 하나 찾기’, ‘그림 맞추기’, ‘퍼즐 맞추기’ 콘텐츠를 사용하였다. ‘다른 하나 찾기’는 어휘의 기능적, 관계적, 분류적 의미연결 능력을 키워주는 semantic training이며, ‘그림 맞추기’는 어휘의 의미정보와 음운정보를 연결하는 phonosemantic matching 활동이다. ‘퍼즐 맞추기’는 흩어진 3개의 조각을 하나씩 맞추는 활동으로, 조각을 맞출 때마다 목표단어의 이름을 반복 산출하기 때문에 phonological training에 해당한다(Figure 2).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목표어휘에 대한 의미표상과 음운표상의 강화 및 연결, 음운정보 인출 능력의 증진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말소리산출 훈련말소리의 정확도 향상을 위해 ‘나의 발음 연습’과 ‘점핑 말하기’를 사용하였다. 아동의 흥미를 유도하는 방식은 서로 상이하지만, 두 콘텐츠의 훈련적 측면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그림을 보고 이름을 말하면 발음이 녹음되고 정확도가 자동 측정되며(external monitoring), 다시 듣기를 통해 발음의 정확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internal monitoring) (Figure 3). 반복 조음 산출과 본인의 발음에 대한 외부 및 내부 모니터링을 통해 조음의 정확성과 말명료도 증진을 기대할 수 있다.
연구절차전체 연구절차는 연구 1과 동일하며, 대상자들의 어휘인출과 말소리산출 능력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추가적으로 프로브 측정을 실시하였다. 중재 기간의 마지막 8주를 제외하고 7주 동안 주 2회씩 총 14회 화상회의 Zoom 플랫폼을 활용하여 비대면 상황에서 평가를 실시하였다. 화면으로 그림을 보여준 후 아동으로 하여금 그에 해당하는 이름을 말하도록 하였는데, 어휘력 평가의 경우 목표단어를 정확하게 조음하지 않더라도 어휘인출에만 성공하면 정반응으로 처리하였고, 말소리산출 평가의 경우 아동이 적절한 반응을 못하면 연구자의 말소리를 듣고 따라하도록 하였다.
자료측정 및 분석전 주에 어휘인출 훈련과 조음 훈련 콘텐츠에서 접하였던 30개의 단어를 각각 선정하여, 해당 어휘에 대한 어휘인출과 말소리산출 수행력을 측정하였다. 어휘인출 수행력은 정확하게 인출한 어휘 수를 전체 단어 수인 30으로 나누어 백분율(%)로 측정하였다. 말소리산출 수행력은 전체 30개 단어에 대한 자음정확도(PCC), 단어단위정확률(PWC, 단어 전체를 정확하게 발음한 비율), 평균음운길이(PMLU, 단어 수준의 복잡성을 반영하는 지표), 단어단위근접률(PWP, 얼마나 목표단어와 유사하게 산출하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을 각각 구하여 평가하였다. 14회의 측정 기록을 엑셀에 코딩한 후,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수행력의 변화를 시계열 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래프는 그룹별(그룹 1, 2, 3)로 구분하여 시각화하였다.
연구 3.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대한 보호자들의 인식 변화연구대상연구 3은 토키랜드 사용 집단과 미타 사용 집단의 보호자(어머니)를 대상으로 하였다. 중재 기간 동안 애플리케이션 최소 사용 회수를 충족하지 못하여 연구1과 2에서 제외되었던 아동 6명의 어머니들도 연구 3에는 참여하였기 때문에, 연구 3의 대상자 수는 총 23명이었다. 이 중 14명은 토키랜드 사용 집단, 9명은 미타 사용 집단이었다.
연구방법 및 분석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사전검사 기간 중 1회, 사후검사 기간 중 1회, 총 2회의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문항은 첫째, ‘언어치료용 소프트웨어가 아동의 언어 능력 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둘째, ‘언어치료용 소프트웨어가 기존 언어치료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셋째, ‘언어치료용 소프트웨어가 기존 언어치료를 보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의 세 가지였다. 응답은 ‘매우 그렇다’, ‘그렇다’,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 ‘매우 그렇지 않다’의 다섯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었다. 설문지는 웹 기반 설문형식(Google Form)으로 제작되었고, 응답은 SNS 문자를 통해 수거되었다. 각 문항에 대해 사전, 사후 응답 비율을 비교 분석하였다.
연구결과연구 1. 세 집단 간 어휘 및 조음 중재 효과 비교세 집단 간 사전, 사후 어휘력 차이토키랜드 집단, 미타 집단, 대조 집단 간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에서 실시한 REVT 원점수를 비교하였다. 토키랜드 집단의 REVT 수용어휘 원점수 평균은 사전검사 31.1 (19.77)점, 사후검사 44 (20.2)점, 표현어휘 원점수 평균은 사전검사 37.5 (20.26)점, 사후검사 49.4 (17.51)점으로, 각각 12.9점과 11.9점씩 향상되었다. 미타 집단의 REVT 수용어휘 원점수 평균은 28.14 (16.73)점, 사후검사는 35.85 (18.33)점, 표현어휘 원점수 평균은 사전검사 29.28 (20.27)점, 사후검사 33.14 (22.10)점으로, 각각 7.71점과 3.86점씩 향상되었다.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 않은 대조 집단의 경우, REVT 수용어휘 원점수 평균은 사전검사 31 (25.22)점, 사후검사 34 (23.51)점, 표현어휘 원점수 평균은 사전검사 29.9 (24.68)점, 사후검사 37.9 (28.73)점으로, 각각 3점과 8점씩 향상되었다(Figure 4).
이러한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알아보기 위해 집단 간 검사 시점(사전, 사후)에 따른 혼합설계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수용어휘의 경우 집단 간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으나(F(2,24) =.201, p>.05), 검사 시점에 따른 주효과(F(1,24) = 29.254, p< .001) 및 집단과 검사 시점의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였다(F(2,24) = 4.410, p< .05). 표현어휘의 경우 검사 시점에 따른 주효과는 유의하였으나(F(1,24) = 20.995, p< .001), 집단 간 주효과(F(2,24) =.750, p>.05) 및 집단과 검사 시점의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F(2,24) = 1.712, p>.05). 즉, 집단에 상관없이 사전검사보다 사후검사에서 수용어휘와 표현어휘가 모두 향상된 것을 알 수 있다. 집단과 검사 시점의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였던 수용어휘에 대해 COMPARE syntax를 입력하여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간 수용어휘 점수 차이는 토키랜드 집단에서만 유의하였고(p< .05), 미타 집단과 대조 집단에서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p>.05).
세 집단 간 사전, 사후 조음 능력 차이토키랜드 집단, 미타 집단, 대조 집단 간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에서 실시한 UTAP2의 PCC를 비교하였다. 토키랜드 집단의 UTAP PCC는 사전검사 67.31% (17.37), 사후검사 80% (17.49)로 12.69% 향상되었고, 미타 집단의 UTAP PCC는 사전검사 64.28% (9.87), 사후검사 72.61% (12.23)로 8.33% 향상되었다. 대조 집단의 UTAP PCC는 사전검사 64.16% (27.49), 사후검사 77.29% (21.72)로 13.13% 향상되었다(Figure 5).
이러한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알아보기 위해 집단 간 검사 시점(사전, 사후)에 따른 혼합설계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검사 시점에 따른 주효과는 유의하였으나(F(1,24) = 31.987, p< .001), 집단 간 주효과(F(2,24) =.848, p>.05) 및 집단과 검사 시점의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F(2,24) =.515, p>.05). 즉, 집단에 상관없이 사전검사보다 사후검사에서 UTAP2 PCC가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 2. 토키랜드 집단의 어휘와 말소리산출 능력 변화어휘인출 능력의 변화토키랜드 집단 10명의 아동들을 대상(Appendix 1)으로 주 2회씩, 총 14회 동안 토키랜드 어휘인출 훈련 콘텐츠에서 접한 단어 중 30개를 선정하여 어휘인출 능력의 변화를 평가하였다. REVT 사전 검사 원점수를 기준으로 유사한 수준의 아동들을 그룹 1 (낮은 점수대, 5명), 그룹 2 (중간 점수대, 3명), 그룹 3 (높은 점수대, 2명)으로 분류한 후, 각 그룹별 변화의 추이를 선 그래프로 시각화하였다(Figures 6, 7, 8). Group 2에서는 평가 세션에 따라 수행력에 차이는 있지만 대상자 모두에서 전반적인 상승세를 볼 수 있다(Figure 7). 반면 가장 수준이 낮았던 Group 1에서는 전반적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경우(아동 2, 7, 8), 초반에 수행력이 오히려 낮아졌다가 후반에 상승하기 시작한 경우(아동 5), 상승세를 타다가 후반부에는 오히려 예전 수준으로 돌아간 경우(아동 4)와 같이 대상자별 개인 차이를 관찰할 수 있다. Group 3은 초반부터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았기 때문에 중재 기간 전체에 걸쳐 전반적으로는 다소 정체된 양상을 보였다.
말소리산출 능력의 변화토키랜드 집단 10명을 대상으로 주 2회씩, 총 14회 동안 토키랜드 조음 훈련 콘텐츠에서 접한 단어 가운데 30개를 선정하여 말소리 산출 능력의 변화를 평가하였다. 사전검사의 UTAP PCC를 기준으로 유사한 수준의 아동들을 그룹 1 (낮은 점수대, 3명) (Figure 9), 그룹 2 (중간 점수대, 2명) (Figure 10), 그룹 3 (높은 점수대, 5명) (Figure 11)으로 분류한 후, 각 그룹별 PCC, PWC, PMLU, PWP의 변화 추이를 선 그래프로 시각화 하였다. 세 그룹 모두 다소 정체된 양상을 보였으나, Group 3에서는 미세하나마 점진적 상승 추이를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 3.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대한 보호자들의 인식 변화토키랜드와 미타 집단의 보호자 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Figures 12, 13, 14에 제시하였다. 언어치료용 소프트웨어가 아동의 언어 능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지, 기존 언어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지의 질문에 대해 사전 설문보다 사후 설문에서 긍정적 답변이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Figures 12, 13, 14).
논의 및 결론본 연구에서는 언어치료 보조제로서 토키랜드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각적 비교 연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1에서 대면 언어치료와 함께 토키랜드 또는 미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 두 집단과 대면 치료만 진행한 대조 집단 간 중재 전, 후 표준화 검사 점수 상의 변화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수용어휘력에서는 토키랜드의 유의미한 강점이 관찰되었지만, 표현어휘력과 조음 능력에서는 세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둘째, 연구 2에서는 토키랜드 집단에 대해 중재 진행에 따른 수행력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어휘인출과 말소리산출 능력 모두에서 아동의 초기 수준에 따라 다소 상이한 양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셋째, 연구 3에서는 중재 전과 중재 후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보호자들은 중재 전보다 중재 후 교육 또는 치료제로서 애플리케이션의 가치에 대해 보다 긍정적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보다도, 연구질문과 상관없이, 본 연구를 통틀어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언어치료 자체의 효과이다. 길지 않은 중재 기간을 전후하여 표준화 검사를 반복 사용한다는 점에 우려도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 1에서 세 집단 모두 수용어휘력, 표현어휘력, 자음정확도에 유의한 향상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의사소통장애에 있어 언어치료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실험 전 연구진들은 애플리케이션의 추가 사용에 대한 유의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였으나, 연구결과 그 효과는 토키랜드의 수용어휘력에 한정되었다. 어휘력 증진과 관련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애플리케이션의 활용이 유의하게 효과적이라는 연구(Honarzad & Soyoof, 2020; Husni & Budianingsih, 2013; Simangas, Obregon, & Carbonell, 2021), 전통적 방법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Shao, 2012) 등 다수의 연구에서 다양한 대상군에게 대해 애플리케이션의 긍정적 효과가 보고되었다. 조음 능력과 관련해서는 컴퓨터 또는 모바일 기반 조음치료가 전통적 조음치료만큼(Chen et al., 2016) 혹은 전통적 조음치료를 보조하는 데에(Hair et al., 2018) 효과적이라는 연구, 또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에(Orehovački, Vukovac, Stapić, & Herceg, 2017) 유용하다는 연구와 같이, 구체적 양상은 다소 다르지만 대부분 긍정적 측면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말소리산출물에 대해 시각적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활동의 흥미와 함께 조음치료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도 찾아볼 수 있다(Furlong, Erickson, & Morris, 2017).
선행연구들과 달리 본 연구에서 수용어휘에만 선택적으로 토키랜드의 효과가 관찰된 것은 중재 기간과 중재 영역의 관련성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애플리케이션과 별개로 가정에서의 추가적인 학습이 의사소통 능력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새로운 어휘를 습득하여 표현하기까지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학습이 필수적임을 강조하였던 Honarzad와 Soyoof (2020)의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8주라는 길지 않은 기간 동안의 애플리케이션 추가 사용이 정확한 어휘 표현과 말소리산출로까지 극대화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듯하다. 따라서 표현과 산출 능력의 유의한 변화까지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기간이 확보돼야 하는지 추후 연구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표현어휘와 조음에서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보다 토키랜드 사용이 수용어휘 증진에 유의하게 긍정적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치료실에서 학습했던 것과 똑같은 어휘가 아니더라도 아동의 수준에 적절한 어휘를 가정에서 반복 학습하는 것은 어휘량의 확대, 그로 인한 풍부한 의미연결망의 확립 등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수용어휘력의 즉각적 향상으로 이어짐을 확인하였고, 더 나아가 추후 표현어휘력 증진의 발판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언어장애뿐 아니라 말소리장애도 동반한 대상자들에게 어휘량의 증가는 말소리를 정확하게 산출해야 동기를 부여해주는 만큼, 이는 말소리의 명료성 증진에도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중재 기간 동안 토키랜드 사용 집단의 변화 추이를 관찰하였던 연구 2의 결과는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있어 대상자들의 수준과 중재 영역의 관련성에 대해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어휘인출의 경우 그룹 1과 그룹 3보다 중간 점수대인 그룹 2에서 전반적 상승세가 나타난 반면, 말소리산출의 경우 가장 높은 점수대였던 그룹 3에서 미세한 상승세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은 가능성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어휘인출에서 중간 수준 그룹에서만 전반적 상승세가 관찰되었다는 결과는 토키랜드에서 추천해준 어휘목록이 모든 대상자의 수준에 최적화된 것이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낮은 수준 아동에게는 난이도가 높아, 높은 수준 아동에게는 난이도가 낮아, 중간 수준 아동만큼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따라서 애플리케이션이 디지털치료제로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각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사용자 맞춤형 학습자료 제공기술이 보다 정교화되어야 할 것이며, 이는 앞으로 의사소통장애 아동들의 발화 DB 구축과 이를 기반으로 한 AI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그 해결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말소리산출의 경우 높은 수준 그룹에서 일관된 상승세가 관찰되었다는 결과(Figure 11)와 관련하여,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말소리장애 아동의 경우 가정에서의 자발적인 추가 반복 연습이 남아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치료사의 감독을 벗어나 아동 스스로의 독립적 반복 연습을 통해 유의미한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목표 말소리에 대한 인식, 정확한 조음운동기술에 대한 지식, 오류에 대한 모니터링 등에 대해 어느 정도의 선행 지식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본 연구에서도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던 그룹 3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이득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Orehovački 등(2017)이 언급한 것처럼 애플리케이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수준과 특성에 대한 고려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는 것을 본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의 언어 능력 증진 효과, 기존 언어치료의 보완 가능성에 대해 보호자들의 인식은 중재 후 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음을 연구 3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특히 언어 능력 증진 효과에 대해서는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는 답변이 토키랜드와 미타 모두에서 각각 중재 전 57.14%와 55.55%에서 중재 후 85.71%와 77.78%로 증가하여, 애플리케이션 경험 후 그 효과를 더욱 인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존 언어치료의 대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재 후 ‘그렇다’는 답변이 토키랜드 21.43%, 미타 14.29%에 불과하고,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오히려 더 증가하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기존 언어치료에 대한 보호자들의 신뢰, 그로 인한 기존 치료와 디지털치료제의 변별적이고 상호보완적 역할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더불어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애플리케이션의 언어치료 보완 가능성에 대해 중재 후 긍정적 답변의 증가와 더불어 미타 집단의 일부 응답자에서 부정적 답변(22.22%) 또한 출현하였다는 점이다. 번역체 지시문의 어색함, 부적절한 용어 사용, 단조로운 그림 등을 그 이유로 들었는데, 미타의 경우 영어 프로그램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 아동들이 사용하기에는 아직은 제한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의사소통 증진 프로그램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자폐스펙트럼 아동을 주요 타겟층으로 하는 만큼, 본 연구의 대상자들인 언어발달장애와 말소리장애 아동들에게는 최적의 프로그램이 아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제한점이 연구 1에서 다른 집단에 비해 미타 집단의 더딘 향상을 초래했을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며, 더 나아가 연구자들에게는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사용자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본 연구를 통해 사용자의 특성과 수준에 기반한 훈련 콘텐츠 제안, 사용 기간 설정, 목표달성 수준 예측 등이 디지털 언어치료 프로그램이 갖춰야 할 기능임을 알 수 있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본 연구의 목적은 개발이 완료된 프로그램의 임상적 효과를 최종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토키랜드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디지털치료제로 거듭나기 위해 추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의미 있는 결과들은 토키랜드의 개발 과정에 반영되여 디지털 치료 프로그램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기여할 것이다.
Table 1.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PRES= Preschool Receptive-Expressive Language Scale (Kim et al., 2003); REVT= 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Kim et al., 2009); RLS= Receptive language score; ELS= Expressive language score; UTAP2= Urimal Test of Articulation and Phonology2 (Kim et al., 2020); PCC= percentage of consonants correct. REFERENCESBarratt, J., Littlejohns, P., & Thompson, J. (1992). Trial of intensive compared with weekly speech therapy in preschool children. 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 67(1), 106–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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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cesAppendix 1.Characteristic of participantsCA= chronological age; PRES-RLS= Preschool Receptive-Expressive Language Scale-Receptive language score; PRES-ELS = Preschool Receptive-Expressive Language Scale-Receptive language score; REVT-RLS = 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Receptive language score; REVT-ELS = 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Expressive language score; UTAP= Urimal Test of Articulation and Phonology; PCC= Percentage of Consonants Correct; LD= Language Disorder; SSD = Speech Sound Disord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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