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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 Sci Disord > Volume 31(2); 2026 > Article
시선추적기를 활용한 학령기 일반 아동과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 분석

초록

배경 및 목적

본 연구는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 일반 아동과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이해 점검 및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을 비교하고, 각 집단의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과 시선추적 변수 간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방법

초등학교 1–2학년 아동 24명(일반 아동 14명, 단순 언어장애 아동 10명)을 대상으로 선행연구를 재구성한 명료화 요구 과제를 진행했으며, 이때 시선추적기를 사용해 시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였다.

결과

첫째, 시선추적 변수에서는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둘째, 반응시간은 집단 간 차이가 없었으나, 명료화 요구 횟수와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은 일반 아동이 유의하게 높았다. 마지막으로,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시선추적 변수는 집단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

단순 언어장애 아동은 의사소통 실패를 감지했음에도 인지적 자원 처리의 한계 등으로 인해 이를 적절한 명료화 요구로 산출하는 데 어려움을 보였다. 본 연구는 아동이 내적으로 감지한 정보를 외적 발화로 연결하도록 돕는 산출 중심의 화용 중재가 필요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를 지닌다.

Abstract

Objectives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ompare comprehension monitoring and repair request patterns between typically developing (TD) children and children with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SLI) during communication breakdowns. Additionally, it aims to examine the relationships between eye-tracking variables and repair request patterns in each group.

Methods

Participants included 24 elementary school children in the 1st and 2nd grades (14 TD children, 10 children with SLI). They performed a ‘Non-comprehension Signaling Task’ adapted from previous studies, while eye-movement data were collected in real-time using an eye-tracker.

Results

First, no significant group differences were observed in the eye-tracking variables. Second, while response times did not differ between groups, TD children showed a significantly higher frequency of repair requests and a higher proportion of specific repair requests compared to children with SLI. Finally, the relationships between eye-tracking variables and repair request patterns differed between the two groups.

Conclusion

The results suggest that children with SLI struggle to produce appropriate repair requests due to limitations in cognitive processing resources, despite successfully detecting communication breakdowns. This study holds clinical significance by highlighting the necessity of production-oriented pragmatic interventions that assist children in translating internally detected information into appropriate external verbal expressions.

의사소통은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과정으로,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의사소통 실패(communication breakdown)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의사소통 실패는 화자의 메시지가 이해되지 않거나 청자의 적절한 반응이 없을 때 발생하는 데, 이러한 상황에서 아동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사회적 환경을 통제하는 능력이 제한되어 학습에 제약을 겪을 수 있다(Halle et al., 2004; Wetherby et al., 1998). 더욱이 사회적 교류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오해의 정도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 대한 아동의 대응 능력은 발달적으로 중요한 과제이다(Abbeduto et al., 2008).
이러한 맥락에서 의사소통 수정(communication repair)은 아동의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의사소통 수정은 의사소통 실패를 감지하고 기존의 발화를 조정하는 과정을 포함하는 초기 화용 기술로, 의사소통 수정 전략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아동일수록 대화가 여러 차례의 상호작용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져 보다 풍부한 사회적 교류로 이어질 수 있다(Brinton et al., 1986).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 나타나는 수정 행동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하나는 상대방의 수정 요청에 반응하여 자신의 발화를 수정하는 의사소통 수정하기(response)이며, 다른 하나는 화자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했을 때 청자가 스스로 정보를 요청하는 명료화 요구하기(initiation)이다. 특히 아동의 명료화 요구하기(repair request) 능력은 사회적 유능감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어 왔다(Dollaghan, 1987; Julien et al., 2019). 이는 해당 능력이 아동이 화자의 의사소통 시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자신의 이해 여부를 점검하며, 의사소통 실패를 해결할 전략을 갖추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복합적인 능력이기 때문이다.
명료화 요구하기는 복합적인 인지 과정인 이해 점검(comprehension monitoring) 과정에 기반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감지 단계를 넘어서 평가 및 조절 단계까지 포함하는 고차원적인 인지 능력을 요구한다(Dollaghan, 1987). 아동은 먼저 이해 부족을 감지하고, 의사 소통 상대의 발화 중 어떤 지점이 부족했는지 평가한 다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명료화 요구하기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이때 아동은 자신이 어떤 정보를 이해했고 어떤 정보는 이해하지 못했는지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이해해야 할 내용의 성격이나 제시되는 자극의 유형에 따라 이해 점검 과정의 복잡성은 달라질 수 있다(Dollaghan, 1987; Markman, 1979; Skarakis-Doyle, 2002). Revelle 등(1985)은 비교적 단순하고 친숙한 상황에서는 만 3–4세의 어린 아동도 의사소통 실패를 감지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행동을 보일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이해 점검 능력이 과제의 복잡성이나 상황의 친숙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복잡성으로 인해 언어장애 아동들은 명료화 요구하기에 어려움을 보인다고 보고되어 왔다. 선행연구에서는 자유 놀이 상황에서의 또래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거나, 그림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 이해 과제 및 지시 따르기 과제를 통해 모호하거나 불충분한 메시지를 제시한 뒤 아동의 반응을 관찰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일관되게 언어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 명료화 요구의 빈도가 낮으며, 부적절한 메시지에 대해 비효율적인 이해 점검을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다(Brinton & Fujiki, 1982; Meline & Brackin, 1987; Pearl et al., 1980; Skarakis-Doyle et al., 1990). 이 중 Skarakis-Doyle 등(1990)의 연구는 언어장애 아동과 생활연령 및 언어연령 일치 집단을 대상으로 지시문을 듣고 알맞은 그림을 고르는 의사소통 오류 감지 과제(Ambiguity Detection Task)를 실시하고 이때 아동이 보인 비언어적 행동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언어장애 아동 또한 비언어적 행동의 증가를 통해 의사소통 오류를 감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이를 명시적인 구어로 산출하는 능력은 생활연령 일치 집단에 비해 낮았으며 언어연령 일치 집단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의사소통 오류를 인식하는 능력과 이를 언어적으로 표현하는 능력 사이에 간극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정상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들에서도 아동의 명료화 요구하기와 수용 언어 능력 사이의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보고되었다(Abbeduto et al., 1991, 1998; Walters & Chapman, 2000).
언어장애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명료화 요구하기의 어려움은 정보 처리 이론(Information Processing Theory) 내 작업기억 용량 이론(Working Memory Capacity Theory)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해당 이론은 개인이 보유한 작업기억 용량에 비해 인지적 부하가 큰 과제를 수행할 경우, 정보 처리에 어려움을 보인다고 설명한다(Just & Carpenter, 1992). 명료화 요구하기는 의사소통 실패를 감지하고, 문제의 원인을 평가하며, 적절한 반응을 선택하는 일련의 인지적 처리 과정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인지적 자원을 요구하는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언어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 작업기억과 같은 처리과정에서 제한을 보인다는 선행연구 결과는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 언어장애 아동이 보이는 명료화 요구하기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하나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할 수 있다(Kohnert et al., 2006; Montgomery, 2000).
기존의 명료화 요구하기에 관한 연구들은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단순 언어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선행연구들은 주로 일반 아동이나, 취약 X 염색체 증후군, 다운증후군 등을 가진 아동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자발적 명료화 요구하기를 다룬 연구는 제한적이었다(Abbeduto et al., 2008; Flavell et al., 1981; Walters & Chapman, 2000). 둘째, 대다수의 연구가 아동이 실제로 산출한 명료화 요구의 발화를 관찰하는 비실시간(off-line)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아동의 최종적인 언어 산출 결과는 확인할 수 있지만, 명료화를 요구하기 전에 일어나는 실시간 인지적 처리 과정을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기존 선행연구들의 한계점을 고려할 때,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명료화 요구하기 능력을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하다. 특히 아동이 명료화를 요구하기 전에 일어나는 실시간 인지적 처리 과정을 직접적으로 관찰하고 측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최종적인 언어 산출 결과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아동이 어떤 인지적 과정을 거쳐 명료화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선추적(eye-tracking) 기법은 유용한 연구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선추적 기법은 눈-마음 가정(eye-mind assumption), 즉 인지적인 활동이 일어나는 곳으로 시선이 향한다는 원리에 따라 개인의 시각적 정보 처리 메커니즘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법이다(Just & Carpenter, 1980). 이 기법은 인간의 인지 처리 과정을 생체학적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다양한 장애 유형의 인지 처리 양상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매우 높다(Yim et al., 2019).
실제로 시선추적기법을 활용한 선행연구들은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인지적 처리 특성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단어재인 과제를 진행했을 때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보다 목표 자극에 대해 짧은 시선 고정 시간을 보였다(McMurray et al., 2010). 시선 고정 시간이 아동의 정보 처리 과정을 의미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인지적 처리가 일반 아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됨을 시사한다(Chung & Yim, 2020; Yoon & Yim, 2019).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시선추적기법이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인지적 처리 과정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도구임을 보여주며, 명료화 요구하기와 관련된 실시간 인지 과정을 탐구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본 연구는 시선추적 기법을 활용하여 학령기 일반 아동과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과 실시간 인지적 처리 특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만 7–8세의 학령기 초기는 자신의 이해 과정을 점검하고 의사소통 실패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 발달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Bonitatibus, 1988; Flavell et al., 1981). 또한 다수의 선행연구들은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 나타나는 수정 전략 가운데 상대방의 수정 요청에 대한 아동의 반응에 초점을 두어 분석해 왔다(Alexander et al., 1997; Brinton et al., 1986; Chung et al., 2024; Webber et al., 1984). 반면 명료화 요구하기 능력은 아동이 자신의 이해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정보를 능동적으로 요청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능력으로, 아동의 사회적 유능감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간주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발달적 변화를 고려하여 초등학교 1–2학년 아동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으며,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 아동이 명료화를 요구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 아동이 명료화를 요구하기 이전에 일어나는 이해 점검 과정을 시선추적 변수를 통해 분석하고, 이를 실제 명료화를 요구하는 발화와 연결하여 두 집단 간 인지-언어적 처리 과정의 차이를 밝히고자 한다.
본 연구의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집단 간(일반 아동, 단순 언어장애 아동) 명료화 요구 과제에서 측정한 시선추적 변수(시선 경로 길이, 관심영역 평균 시선고정시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1-1. 집단 간 시선 경로 길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1-2. 집단 간 관심영역 평균 시선고정시간(질문 영역, 상황 영역)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2. 집단 간(일반 아동, 단순 언어장애 아동) 명료화 요구 과제에서 나타난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반응 시간, 명료화 요구 횟수,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2-1. 집단 간 반응 시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2-2. 집단 간 명료화 요구 횟수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2-3. 집단 간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3. 집단별(일반 아동, 단순 언어장애 아동)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과 시선추적 변수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초등학교 1–2학년의 단순 언어장애 아동 10명과 일반 아동 14명, 총 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하는 단순 언어장애 아동1Leonard (1998)의 기 준에 따라 선별하였다. 선별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수용·표현 어휘력 검사(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et al., 2009)에서 수용 또는 표현 어휘력의 백분위가 10%ile 미만이며, (2) 한국 카우프만 간편 인지검사 2 (Korean Kaufman Brief Intelligence Test 2nd Edition, KBIT-II; Moon, 2020) 결과, 비언어성 지능지수가 85점(-1 SD) 이상이고, (3) 부모 보고 결과 시각 및 청각 장애 등 동반 장애가 없는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일반 아동의 경우, (1) 수용 ·표현 어휘력 검사(REVT; Kim et al., 2009)에서 수용 및 표현 어휘력의 백분위가 10%ile 이상이며, (2) 한국 카우프만 간편 인지검사 2 (KBIT-II; Moon, 2020) 결과, 비언어성 지능지수가 85점(-1 SD) 이상이고, (3) 부모 보고 결과 시각 및 청각 장애 등 동반 장애가 없는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집단 간 연령, 비언어성 지능지수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independent samples t-test)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두 집단 간 연령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t(22)=.389, p=.701), 비언어성 지능지수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22)=-.456, p=.653). 반면, 표현 어휘력(t(22)=3.528, p=.002) 과 수용 어휘력(t(22)=5.166, p<.001)에는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집단별 대상자의 연령 및 선별 검사 결과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또한 부모 보고와 실험 과정에서의 관찰 결과, 대상자 중 읽기 수행에 특별한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과제

본 연구에서는 Abbeduto 등(2008)의 실험 과제 패러다임을 참고하여, 시선추적 실험 환경에 적합하도록 재구성한 명료화 요구 과제(Noncomprehension Signaling Task)를 사용하였다. Abbeduto 등(2008)의 연구에서는 연구자의 지시를 듣고 아동이 자신의 그림을 연구자의 설명과 일치하도록 조작하는 장벽 과제(barrier task) 형식을 사용하여 명료화 요구를 유도하였다. 해당 과제는 연구자의 지시가 불충분하거나 모호하여 수행이 불가능한 ‘의사소통 실패 상황’을 포함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지칭하는 사물이 없는 조건, 생소한 단어를 사용하는 조건, 지칭 대상이 모호한 조건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구성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원형 과제를 시선추적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컴퓨터 기반의 질의응답 과제 형태로 수정 및 보완하였다. 선행연구에서 지적된 실제 의사소통 상황과의 괴리감을 보완하기 위해 비교적 일상적인 상황 맥락을 사용하여 과제를 구성하였으며, 연구자와의 친숙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아동의 명료화 요구 발화를 안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과제를 설계하였다. 이러한 과제 구성의 적절성은 두 차례의 예비 실험을 통해 검토되었다.
명료화 요구 과제는 아동이 모니터에 제시되는 문제 상황을 본 후, 오디오와 글자로 동시에 제시되는 질문에 구어로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하나의 상황 그림은 총 네 개의 하위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이 네 문항은 (1) 명료화 요구를 유도하는 실험 문항, (2) 명료화 요구 이후 의사소통 실패가 해소된 후속 문항, 그리고 (3) 과제의 흐름 유지를 위한 두 개의 필러 문항으로 이루어졌다.
실험 문항에서 제시되는 의사소통 실패 유형은 선행연구와 동일하게 지칭 대상이 없는 문항, 지칭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문항, 생소한 단어가 사용된 문항, 세 가지 유형으로 설정하였다. 본 과제는 각 유형당 6문항씩, 총 18개의 실험 문항을 포함한다. 이때 아동이 의사소통 실패 유형을 학습하거나 예측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문항의 제시 순서를 무작위로 설정하였다. 또한, 아동이 실험 문항의 위치를 예측하지 못하도록 하나의 상황 그림 내에서도 실험 문항이 등장하는 순서를 무작위로 배치하였다. 명료화 요구 과제의 문항 유형별 그림 자극 예시는 아래 Figure 1에 제시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시선추적기는 SMI (Senso Motoric Instruments) 사의 시선추적기인 REDn Scientific로, 24인치 모니터(Dell, P2418HZ) 하단에 부착하여 사용하는 고정식 시선추적기이다. 본 시선추적기는 0.4˚의 정확도, 그리고 0.03˚의 공간 해상도를 가졌으며, 샘플링 속도는 60 Hz로 설정했다. 실험 과제는 SMI사의 Experiment 3.5 프로그램을 사용해 오디오 파일과 그림 자극이 동시에 제시될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과제 수행 시 아동의 눈 움직임은 iView X RED를 통해 수집하였다. 과제 진행 시 시선 경로 추적 결과의 예시는 Figure 2에 제시했다.

연구절차

먼저 연구 대상자의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해 선별 검사를 실시하였다. 한국 카우프만 간편 인지검사 2 (KBIT-II; Moon, 2020)를 실시해 아동의 비언어성 지능을 평가했으며, 이후 수용 및 표현 어휘력 검사(REVT; Kim et al., 2009)를 실시해 아동의 언어 능력을 평가하였다.
선별 검사 후에는 본 실험인 명료화 요구 과제를 진행하였다. 실험은 소음이 통제된 환경에서 진행되었다. 아동과 모니터 간의 거리는 60–70 cm로 유지하였으며, 시선이 화면 정중앙에 위치하도록 모니터의 높이와 각도를 조정하였다. 시선추적 데이터의 신뢰도 확보를 위해 시점 조정(calibration) 단계를 거쳐 안구 형태 및 운동 반경을 측정하였으며, 시점 조정 오차값이 0.6˚ 이하인 경우에만 본 과제를 진행하였다(Yim et al., 2019).
본 실험에 앞서 아동에게 과제 수행 중에는 머리를 고정하고 모니터 화면을 지속적으로 응시해야 함을 안내하였다. 또한 시청각 자료를 통해 과제 진행 방식을 설명하고, 화면 응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였다. 이후 연습 문항을 실시하여 아동이 과제 절차에 충분히 익숙해지도록 한 뒤 본 실험을 시작하였다. 문항 간 시선 분산을 최소화하고 중앙 고정을 유도하기 위해, 상황 그림이 전환되는 사이에는 화면 정중앙에 캐릭터 이미지를 1,000 ms 동안 제시하였다. 과제 구성 및 문항 예시는 Appendix 1에 제시하였다.
안구 움직임은 Experiment Suite Scientific Advanced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집되었으며, 검사자는 별도의 모니터링용 노트북을 통해 아동의 시선 양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였다. 또한 아동의 모든 발화는 녹음하여 추후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자료분석

데이터 분석은 크게 시선추적 지표와 발화 양상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우선 시선추적 변수는 SMI BeGaze 3.7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실험 자극 제시 시점부터 아동의 발화 산출 시점까지의 시선 경로 길이와 관심영역(AOI) 평균 시선 고정 시간을 산출하였다. 이때 관심영역(AOI)은 선행연구(Lai et al., 2013; Yim et al., 2019)를 근거로 명료화 요구의 개시와 직결된 자극 내 특정 영역으로 설정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그림 자극 중 질문 문장이 제시된 ‘질문 영역’과 그 아래 문제 상황을 나타내는 그림이 제시된 ‘상황 영역’을 각각 관심영역(AOI)으로 설정하였다. 시선 고정은 200 ms을 기준으로 하였다(Holmqvist et al., 2011). 데이터의 신뢰도 확보를 위해 추적률(tracking ratio)이 70% 미만인 아동 5명(TD 4명, SLI 1명)의 자료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은 반응 시간, 명료화 요구 횟수,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을 분석하였다. 반응 시간은 Praat (Boersma & Weenink, 2024)을 이용해 자극 제시부터 발화 개시까지를 초(s) 단위로 측정하였으며, 사분위수 범위(IQR) 방식을 적용하여 이상치를 제거하였다(Q1-1.5×IQR 미만 또는 Q3+1.5×IQR 초과). 그 결과 전체 데이터의 약 6.02% (26/432)가 제외되었다. 명료화 요구 횟수는 18개의 실험 문항 중 명료화를 요구한 빈도로 정의하였다. 구체적 명료화 요구는 선행연구(Abbeduto et al., 2008; Dollaghan, 1987)를 토대로 본 과제에 맞게 재구성해 확인 요청, 정의 요청, 구체적 정보 요청 등을 포함해 오류의 원인이나 모호한 요소를 명확히 지적하는 발화를 의미한다. 이를 바탕으로 전체 명료화 요구 횟수 대비 구체적 명료화 요구의 비율을 산출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명료화 요구하기의 분류 기준은 Appendix 2에 제시하였다.

통계적 분석

본 연구에서 수집한 모든 자료는 IBM SPSS ver. 28 (SPSS Inc., Chicago, IL, USA)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집단 간 명료화 요구 과제에서 측정한 시선추적 변수 중 시선 경로 길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Independent Samples t-test)을 실시했다. 또한 시선추적 지표 중 관심영역 평균 시선고정시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이원혼합분산분석(Two-way Mixed ANOVA)을 실시했다.
이어서, 집단 간 명료화 요구 과제에서 나타난 발화 양상을 분석하고자 반응 시간, 명료화 요구 횟수,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 각각에 대해 독립 표본 t-검정(Independent Sample t-test)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집단별로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과 시선추적 변수 간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Pearson 상관분석(Pearson Correlat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집단 간 시선추적 지표의 차이

집단 간 시선 경로 길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일반 아동 집단(M=3,645.586, SD=797.181)과 단순 언어장애 아동 집단(M=3,597.127, SD=810.170) 간 시선 경로 길이에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t(22)=.146, p=.885).
다음으로 집단 간 관심영역 평균 시선고정 시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이원혼합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일반 아동 집단(M=269.751, SD=18.245)과 단순 언어장애 아동 집단(M=266.854, SD=21.588) 간 관심영역 시선고정 시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F(1, 22)=.011, p=.919).
집단 내 요인에서 상황 영역 평균 시선고정 시간(M=343.632, SD=16.837)이 질문 영역 평균 시선고정 시간(M=192.973, SD=17.848)보다 유의하게 더 길었다(F(1, 22)=56.023, p<.001).
집단과 관심영역 간 이차상호작용은 유의하지 않았다(F(1, 22)=1.012, p=.325). 이원혼합분산분석 결과에 관한 그래프는 아래 Figure 3에 제시했다.

집단 간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의 차이

집단 간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고자 반응 시간, 명료화 요구 횟수,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 각각에 대해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우선, 집단 간 반응 시간에서 일반 아동 집단(M=1.70, SD=.880)과 단순 언어장애 아동 집단(M=1.98, SD=1.517) 간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t(22)=-.569, p=.575). 반면, 일반 아동 집단(M=14.57, SD=2.928)이 단순 언어장애 아동 집단(M=10.40, SD=5.522)보다 유의하게 더 많은 명료화 요구를 산출했다(t(12.625)=2.180, p=.049). 또한 집단 간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일반 아동 집단(M=82.34, SD=20.887)이 단순 언어장애 아동 집단(M=58.50, SD=36.165)보다 유의하게 더 높은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을 보였다(t(22)=2.287, p=.032).

집단별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과 시선추적 지표 간 상관관계

일반 아동 집단 및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반응 시간, 명료화 요구 횟수,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과 시선추적 지표(시선 경로 길이, 질문 영역 평균 시선고정 시간, 상황 영역 평균 시선고정 시간) 간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Pearson 상관분석을 진행했다.
우선 일반 아동 집단의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과 시선추적 지표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기술통계 및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아래 Table 2에 제시했다.
상관분석 결과,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 중 반응 시간과 시선추적 지표 중 시선 경로 길이 간 유의한 정적 상관(r=.844, p<.001)이 나타났다. 또한 명료화 요구 횟수와 시선 경로 길이 간에도 유의한 부적 상관(r=-.678, p=.008)이 나타났다. 종속변수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을 때, 반응 시간과 명료화 요구 횟수 간 유의한 부적 상관(r=-.850, p<.001)이 확인되었다.
이어서, 단순 언어장애 아동 집단의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과 시선추적 지표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기술통계 및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상관분석 결과,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 중 명료화 요구 횟수는 시선추적 지표 중 상황 영역 평균 시선고정 시간과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였다(r=-.635, p=.048).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은 질문 영역 평균 시선고정 시간과 유의한 부적 상관(r=-.689, p=.027)을 보였다.
종속변수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을 때, 반응 시간과 명료화 요구 횟수 간 유의한 부적 상관(r=-.752, p=.012)이 확인되었다. 독립변수 간의 관계에서는 시선 경로 길이와 질문 영역 평균 시선고정 시간 간 유의한 정적 상관(r=.674, p=.032)이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명료화 요구 과제를 통해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 일반 아동과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보이는 명료화 요구하기의 양상을 비교했다. 또한 과제 진행 시 시선추적기를 사용해 집단 간 시선추적 변수를 비교함으로써 실시간 인지 처리 과정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집단별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과 시선추적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변인 간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첫 번째 목적은 학령기 일반 아동과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 보이는 실시간 시각적 정보 처리 특성을 비교 분석해 이해 점검 과정에서의 차이를 밝히는 것이었다. 분석 결과, 시선 경로 길이와 관심영역 평균 시선 고정 시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집단과 관심영역 간의 상호작용 효과 또한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두 집단은 공통적으로 질문 영역보다 실패의 단서가 되는 상황 영역을 유의하게 더 오래 응시하는 동일한 시선 배분 패턴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과 유사한 수준의 능동적인 탐색 전략과 정보 처리 효율성을 보였음을 시사한다. 이는 텍스트 읽기나 고차원적인 추론 과제에서 언어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 간 시선 경로 및 평균 시선고정 시간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보고한 선행연구들과 상반된 결과이다(Kang & Yim, 2018; Park et al., 2023; Son & Yim, 2024; Yim et al., 2019). Revelle 등(1985)이 친숙한 놀이 상황이나 인지적 부담이 낮은 과제에서는 어린 아동도 충분한 이해 점검 능력을 발휘한다고 보고한 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의 결과는 과제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과제는 단순한 질문과 직관적인 시각 자료를 통해 의사소통 실패 상황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단순 언어장애 아동도 언어적 제약 없이 충분히 시각적 주의를 기울여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덧붙여, Rayner (1998)의 이론에 따르면 평균 시선 고정 시간은 정보 처리의 인지적 부하를 반영하는데, 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는 점은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시각적 단서를 지각하고 처리하는 기초적인 인지 능력이 일반 아동과 비슷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즉,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명료화 요구하기에서 보이는 결함은 의사소통 실패 상황을 내재적으로 감지(detection)하는 단계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두 번째 목적은 학령기 일반 아동과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 보이는 실제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을 비교하는 것이었다. 연구결과, 반응 시간에는 집단 간 차이가 없 었으나, 일반 아동 집단이 단순 언어장애 아동 집단보다 더 많은 명료화 요구를 산출하였으며,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 또한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실패 상황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명시적인 발화로 표현하는 빈도가 적으며, 발화를 산출하더라도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하기보다 “모르겠어요”, “네?” 등과 같이 모호한 발화를 주로 사용하였다. 이는 언어장애 아동들이 정상 발달 아동보다 명료화를 요구하는 빈도가 더 적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하는 결과이다(Brinton & Fujiki, 1982; Skarakis-Doyle et al., 1990).
나아가 앞선 연구결과와 연결 지어 볼 때, 본 연구결과는 단순 언어장애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감지와 산출 사이 간극을 보여준다. 시선추적 결과에서 단순 언어장애 아동은 일반 아동과 유사한 시선 패턴을 보이며 내재적으로 실패를 감지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실제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감지한 실패를 적절한 발화로 산출하는 데 어려움을 보였다.
이는 언어장애 아동이 비언어적 행동을 통해 의사소통 실패를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으나, 이를 명시적인 질문으로 산출하는 데 어려움을 보인다는 Skarakis-Doyle 등(1990)의 연구를 객관적인 시선 데이터로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선행연구와 마찬가지로, 본 연구의 단순 언어장애 아동 역시 의사소통 실패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를 질문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보인 소극적인 의사소통 양상이 기질적인 내향성이나 참여 동기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검사 과정에서 단순 언어장애 아동들은 과제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는 명료화를 요구 하지 않고 임의로 추측해서 답변하거나, 명료화를 요구 하더라도 모호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일반 아동 중 일부는 기질적으로 수줍어하는 태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소통 실패 상황에서는 구체적인 질문을 산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낮은 명료화 요구 빈도와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은 심리적 위축보다는, 자신이 감지한 의사소통 실패를 언어적으로 적절하게 변환해 표현하는 능력의 어려움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선 변수와 명료화 요구하기 양상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두 집단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우선 일반 아동 집단에서 시선 경로 길이는 반응 시간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명료화 요구 횟수와는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였다. 이는 일반 아동의 경우 시선을 더 많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탐색할수록 발화 산출까지의 계획 시간이 더 길어짐을 의미한다. 그리고 탐색의 과정에서 아동이 시각적 단서를 토대로 의사소통 실패를 해결했다고 생각해 결과적으로 명료화를 요구하는 횟수가 줄어들었을 수 있다. 즉, 일반 아동의 적극적인 시선 탐색은 불필요한 질문을 줄이는 효율적인 정보 처리 전략으로 기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단순 언어장애 아동 집단에서 상황 영역 평균 시선 고정 시간은 명료화 요구 횟수와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였으며, 질문 영역 평균 시선 고정 시간은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과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였다.
첫째, 상황 영역을 오래 응시할수록 명료화 요구 횟수가 줄어든다는 결과는 제한된 작업기억 용량 및 자원 할당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시선추적 연구에서 긴 시선 고정 시간은 정보 처리의 난이도가 높거나 인지적 노력이 더 많이 요구됨을 시사한다(Rayner, 1998). 즉,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상황 영역을 오래 응시하는 것은 깊이 있는 탐색이라기보다는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정보 처리에 과부하가 걸린 결과로 볼 수 있다. Montgomery (2000)는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제한된 작업기억 용량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아동이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는 단계에서 인지적 자원을 과도하게 소진한 결과, 정작 발화를 계획하고 산출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부족해져 명료화 요구 빈도가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둘째, 질문 영역을 오래 응시할수록 구체적 명료화 요구 비율이 낮아진다는 결과는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문제 해결의 단서가 되는 언어적 정보를 처리하는 데 인지적 자원을 과도하게 소모했음을 시사한다. 이는 앞서 논의한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제한된 용량과 자원 할당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Kang과 Yim(2018)에 따르면 단순 언어장애 아동은 개별 어휘를 처리할 때도 일반 아동보다 긴 시선 고정 시간을 보였다. 따라서 아동이 질문을 해독하고 내용을 재확인하는 과정에 인지적 자원을 과도하게 소모했기 때문에 자신의 이해 실패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여력이 부족해져 구체적 명료화 요구 산출에 어려움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시선추적기를 활용해 명료화 요구하기 과정에서 나타나는 학령기 일반 아동과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실시간 인지 처리 특성과 실제 발화 산출 양상을 분석하고, 두 요소 간의 관계를 규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Brinton 등(1986)에 따르면 명료화 요구하기 전략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상호작용의 단절을 해소하고 대화를 확장함으로써 아동이 원활히 사회적으로 교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확인된 단순 언어장애 아동의 낮은 명료화 요구 빈도와 단순한 명료화 요구 양상은 언어 치료 중재를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특성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본 연구는 시선추적을 통해 단순 언어장애 아동이 내재적으로는 의사소통 실패를 감지하고 있음을 입증하였다. 이는 단순 언어장애 아동을 위한 중재가 단순히 의사소통 실패를 감지하는 훈련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아동이 감지한 것을 구체적이고 명확한 표현으로 언어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함을 시사한다. 즉, 본 연구는 단순히 이해 점검을 넘어, 아동이 파악한 정보를 적절한 명료화 요구 발화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산출 중심의 중재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를 갖는다.

Notes

최근 CATALISE 합의(Bishop et al., 2016, 2017)에 따라 단순 언어장애(Specific Language Impairment, SLI) 대신 발달언어장애(Developmental Language Disorder, DLD) 용어 사용이 권고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자 선별 시 Leonard (1998)의 SLI 진단 기준을 적용하였으므로 연구대상의 특성을 명확히 반영하기 위해 본고에서는 SLI 용어를 사용함.

Figure 1.
Example of visual stimuli for each item in the noncomprehension signaling task.
csd-31-2-278f1.jpg
Figure 2.
Example of a child’s scanpath during the noncomprehension signaling task.
csd-31-2-278f2.jpg
Figure 3.
Comparison of average fixation duration on areas of interest (AOIs) between groups.
csd-31-2-278f3.jpg
Table 1.
Participants’ characteristics
Characteristic TD (N = 14) SLI (N = 10) t
Age (mo) 93.93 (8.731) 92.50 (9.046) .389
Nonverbal IQa 110.21 (18.124) 113.40 (14.901) -.456
Expressive vocabularyb 92.14 (8.725) 76.80 (12.639) 3.528**
Receptive vocabularyb 98.29 (16.250) 67.60 (11.027) 5.166***

TD=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SLI= specific language impairment.

a Korean Kaufman Brief Intelligence Test 2nd Edition (KBIT-II; Moon, 2020),

b 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et al, 2009).

** p < .01,

*** p < .001.

Table 2.
Descriptive statistics and Pearson correlations among major variables in TD group
Variables M (SD) Pearson correlation (r)
RT R_# S_% SL AFD_Q
RT 1.697 (.8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