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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 Sci Disord > Volume 19(2); 2014 > Article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의 음운표상의 질과 음운표상 부호화 능력 비교

초록

배경 및 목적:

본 연구는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의 음운표상의 질(quality of phonological representation, QPR)과 음운표상 부호화 능력을 비교하여 조음음운장애아동의 말처리과정 상 나타나는 기저의 문제점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방법:

4, 5, 6세 조음음운장애아동 20명, 일반아동 20명을 선정하였다. QPR 비교를 위하여 음운표상 판단과제를, 음운표상 부호화 능력 비교를 위하여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를 실시하였다. 음운표상 판단과제에서는 두 집단 간 정반응 점수와 반응시간을 비교하였고,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는 따라말하기의 정확도와 오류유형의 비율을 비교하였다. 마지막으로 각 집단 내에서 음운표상 판단과제 수행력과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 수행력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결과:

음운표상 판단과제에서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일반아동 집단보다 정반응 점수가 유의하게 낮았지만, 반응시간에는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일반아동 집단보다 따라말하기의 정확도가 유의하게 낮았지만, 오류유형의 비율에는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두 집단 모두에서 두 과제 간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관찰되었다.

논의 및 결론: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일반아동 집단보다 QPR 자체가 미성숙할 뿐 아니라, 음운표상을 부호화하는 능력 또한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두 집단 간 오류유형 비율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조음음운장애아동의 음운표상 능력은 일반아동과 질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라 단지 음운표상을 활용하고 접근하는 경로가 취약하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s to examine underlying difficulties of children with articulation/phonological disorders in their speech process by comparing the quality of phonological representations (QPR) and the ability to encode phonological representations to that of normal children.

Methods

A phonological representation judgment task and a non-word repetition task were conducted in order to compare QPR and their encoding ability in phonological representations, respectively. With regard to the task of judgment in phonological representations, the scores of correct responses and reaction times were examined. Regarding the non-word repetition task, the differences in the degree of repeated accuracy and the percentage of error types were analyzed. Then, the correlation between the two tasks was analyzed for each group.

Results

In the phonological representations judgment task, there were significant differences between the groups according to correct response scores but there were no significant differences between the groups in reaction time. In the task of non-word repetition, the degree of repetition accuracy for children with articulation/phonological disorders was significantly low as compared to that of normal children. However, there were no significant differences in the percentage of error types between the two groups. In addition, there was a positive correlation between the two tasks of both groups.

Conclusion:

The children with articulation/phonological disorders had less distinct and less accurate QPR than normal children, and the former’s ability to encode phonological representations were lower than the latter’s ability quantitatively but not qualitatively.

인간은 언어와 말을 통해 서로 의사소통한다. 이 모든 과정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이루어지지만, 사실상 매우 복잡한 관계로 행해진다. 복잡한 말산출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여러 모델 중, 아동의 말산출과 관련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Stackhouse와 Wells (1997)의 말처리 모델(speech processing model)에 근거하고 있다(Chute, 2011; Claessen, Heath, Fletcher, Hogben, & Leitão, 2009; Claessen & Leitão, 2012; Sutherland, 2006; Sutherland & Gillon, 2005, 2007). Stackhouse와 Wells (1997)의 말처리 모델은 말소리를 인지하고 산출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구어입력과정, 어휘저장소, 구어출력과정의 세 단계로 크게 구분하고 있으며, 각 단계의 처리과정을 여러 하위단계들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이 중 어휘저장소에 포함되어 있는 음운표상(phonological representation)은 장기기억(long-term memory) 속에 저장되어 있는 낱말의 음운정보를 의미한다(Chute, 2011; Kim, Kwon, Jeong, Meng, & Ha, 2013; Maillart, Schelstraete, & Hupet, 2004; Sutherland 2006; Sutherland & Gillon, 2005, 2007). 음운표상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더욱 세분화되고 정교화된다(Kim et al., 2013). 이에 따라 낱말 각각에 음운적 뚜렷함(distinctness)이 생기고 결국 각 낱말은 다른 낱말과 소리 차원에서 변별적인 음운적 변별성(distinctiveness)을 갖게 된다. 그러나 장기기억 속에 음운표상이 불안정하게 저장되어 있으면 이는 아동의 언어, 구어뿐 아니라 문어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Kim et al., 2013).
불안정한 음운표상은 여러 유형의 의사소통장애를 초래할 수 있지만, 이 가운데 특히 음운표상과 조음음운장애와의 관련성에 대하여 최근 영어권의 몇몇 연구자들이 매우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Sutherland, 2006; Sutherland & Gillon, 2005, 2007). 조음기관에 구조적, 신경학적 손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상 기준에 어긋나는 말소리 산출 또는 적합하지 않는 말소리 오류를 보이는, 소위 “기능적”이라고 하는 조음음운장애아동들의 경우, 아직까지 원인을 찾지 못했을 뿐 원인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말소리 오류와 관련된 기저 요인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그러한 연구들을 찾아볼 수 있다(Ha, 2000; Kim & Kim, 2006; Song & Sim, 2008). 그리고 Sutherland(2006), Sutherland와 Gillon (2005, 2007)은 말소리 산출과 관련된 가장 기저의 단계라 할 수 있는 음운표상의 결함을 조음음운장애를 초래하는 공통 요인이라고 주장하였다.
음운표상이 명확하고(clear) 변별적이고(distinct) 안정적(stable)으로 저장되어 있지 않은 경우 조음음운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An-thony et al., 2010; Maillart et al., 2004; Poulin-Dubois, Bialystok, Blaye, Polonia, & Yott, 2013). 혹은 음운표상이 명확하고 안정적으로 저장되어 있더라도, 접근 또는 인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조음음운장애를 발생시키는 요인일 수 있다(Sutherland, 2006; Sutherland & Gillon, 2005). 즉, 정상적인 말소리 산출을 위해서는 장기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음운표상 자체에도 문제가 없어야 하지만, 음운표상과 관련된 처리과정(processing)에도 결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조음음운장애아동의 음운표상 능력을 일반아동과 비교하기 위하여, 음운표상의 질(quality of phonological representation, QPR)과 음운표상 부호화(encoding) 능력을 살펴보았다. QPR은 장기기억 속에 음운표상이 현재 어떠한 상태로 저장되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고, 음운표상 부호화는 음운표상을 형성, 저장, 인출하는 능력과 관련된 것이다.
QPR은 장기기억 속에 음운표상이 완전하고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고, 이 모든 것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의미한다(Kim et al., 2013). 각 낱말의 음운정보 간에는 변별성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음운표상이 지나치게 정교하고 세밀할 필요는 없다. 일반 화자의 경우에도 말소리 간 음성적 차이는 변별하지 못한 채 하나의 음소로 범주화하여 지각한다. 각 말소리 간 음성적 차이까지 변별하게 될 경우 통상적인 말소리 산출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조음음운장애아동들의 QPR이 지나치게 높지도, 낮지도 않고, 일반아동 수준으로 정상적인지에 대한 것이다. 정상적인 음운표상이 안정적으로 구성, 유지되고 있을 때 각 낱말의 음운적 뚜렷함과 변별성이 확립되고, 이는 하위어휘(sublexical) 단위에 유연하게 접근하여 음운정보를 학습, 처리하게 해주는 주 요인이라 할 수 있다(Claessen et al., 2009).
이에 반해 음운표상 부호화는 앞서 설명하였듯이, 새로운 음운표상을 형성, 저장, 인출하는 과정이다. 장기기억 속에 특정 음운표상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새롭게 노출된 말소리 자극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저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 때에는 말소리 자극을 명확하게 지각하여 이미 저장되어 있는 다른 음운표상과 변별적인 형태로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음운표상이 화자의 어휘저장소에 독립적으로 저장된 이후에는 그것을 정확하게 산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때 요구되는 능력이 음운표상의 인출 능력이다. 따라서 음운표상 부호화 능력은 QPR을 정상적으로 만들어주고 그것을 적절하게 사용하게 해주는 전반적인 음운표상 처리능력이라 할 수 있다. 조음음운장애아동의 음운표상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QPR과 음운표상 부호화 능력을 평가하여 두 과제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QPR이 정상적이어야 음운정보를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고, 음운표상 처리능력에 문제가 없어야 QPR이 정상적으로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QPR을 알아보기 위하여, 선행연구들에서 QPR을 평가하는 가장 타당한 방법으로 제안된(Claessen et al., 2009; Sutherland, 2006) 음운표상 판단과제를 실시하였다. 음운표상 판단과제는 제시되는 그림과 청각적 자극이 맞는지 혹은 틀린지를 판단하는 과제이다. 제시된 그림에 대해 자동적으로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음운표상과 동일한 음운자극에 대해서는 맞다고 판단하고 미세하게 틀린 음운자극에 대해서는 틀리다고 판단하는 과제를 통하여, 대상자의 QPR이 어떠한지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Kim et al., 2013). 본 연구에서는 목표 음운표상과 음운적으로 일치하는 자극어, 그리고 음운적으로 매우 유사하지만 미세하게 틀린 자극어를 무작위로 반복 제시한 후, 정반응의 총점과 평균 반응시간을 측정하였다.
그리고 음운표상 부호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를 실시하였다.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는 제시되는 무의미 음절을 들은 후 그대로 따라말하는 과제이다. 들려준 것을 그대로 따라말하는 것은 매우 단순한 과제로 생각될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은 다양한 언어-인지처리과정이 요구되는 활동이다(Blachman, 1997). 첫째 소리자극이 정상적으로 지각되어야 하고, 둘째 지각된 자극을 일정시간 동안 저장, 유지할 수 있는 단기기억(short-term memory)이 요구되고, 셋째 보유하고 있는 자극을 인출하여 운동계획으로 전환한 후 말소리로 산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여러 연구에서는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유사한 어휘 항목들의 하향적(top-down) 영향을 언급하고 있다. 즉 새로운 구어자극이 입력되면, 그것이 비단어 자극일지라도, 자동적으로 장기기억 속 어휘항목 가운데 유사한 음운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낱말을 찾게 되고, 유사한 음운형태로 이루어진 기존의 낱말은 새로운 비단어 자극을 형성, 저장, 인출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어휘 양, 단어유사성, 음소배열빈도 확률이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들을 찾아볼 수 있다(Blachman, 1997; Edwards, Beckman, & Munson, 2004; Munson, Kurtz, & Windsor, 200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가 최대한 대상자의 음운표상 부호화 능력만을 평가할 수 있도록, 대상자 간 말지각 능력과 어휘 양을 통제하고 대상자의 말산출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과제를 제작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리고 본 연구의 목적이 의미-어휘처리의 영향을 최대한 배제하여 순수한 음운적 부호화 능력을 보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어유사성이 낮은 비단어 자극어를 실험 자극어로 사용하였다. 그렇지만 어휘 양 및 단어유사성과 같은 기존 낱말목록의 영향을 최대한 통제하더라도 음소배열확률의 영향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음소배열빈도를 고려하여, 고음소배열빈도 자극어와 저음소배열빈도 자극어로 분류하여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를 제작하였다. 이러한 자극어를 이용하여 두 집단 간 따라말하기의 정확도와 오류유형 비율에 대해 비교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4, 5, 6세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들을 대상으로 QPR과 음운표상 부호화 능력을 비교하여, 두 집단 간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두 집단 간 QPR과 음운표상 부호화 능력을 비교하고 두 과제 수행력 간 상관관계를 살펴봄으로써, 말산출 처리과정 상 조음음운장애아동이 겪는 기저의 어려움에 대해 접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본 연구의 대상자는 4, 5, 6세 조음음운장애아동 20명, 일반아동 20명으로, 두 집단 간에는 성별 및 연령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5). 조음음운장애아동의 선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와 교사 보고에 의해 감각적, 신경학적, 신체적 결함이 없고, 인지 및 언어적인 문제가 없는 아동, 둘째 언어치료전문가에 의해 조음장애로 진단받았으나 조음기관의 구조적 장애를 갖고 있지 않은 아동, 셋째 수용·표현 어휘력검사(REV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결과 수용어휘 능력이 -1 SD 이상 범위에 속하는 아동, 넷째 우리말 조음음운평가(U-TAP; Kim & Shin, 2004) 결과 단어 수준에서 자음정확도가 -2 SD 이하에 속하는 아동들이다. 그리고 일반아동의 선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와 교사 보고에 의해 감각적, 신경학적, 신체적 결함이 없고, 인지 및 언어적 문제가 없는 아동, 둘째 수용·표현 어휘력검사 결과 수용어휘 능력이 -1 SD 이상 범위에 속하는 아동, 셋째 우리말 조음음운평가 결과 단어 수준에서 자음 정확도가 정상 범위에 속하는 아동들이다.

실험과제

사전검사

음운표상 판단과제와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는 모두 구어자극의 입력 단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순수한 QPR과 음운표상 부호화 능력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말지각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Kwon (2004) 연구에서 사용된 자음변별검사(discrimination test)를 실시하여 두 집단 간 말지각 능력을 비교하였다. 자음변별검사는 조음위치와 조음방법을 고려하여 자음+모음으로 이루어진 두 음절을 들려주고 같은지 혹은 다른지를 판단하는 검사이다. 총 40문항으로 각 문항당 맞으면 1점으로 계산하였다. 그 결과,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평균 29.65(10.01)점, 일반아동 집단은 평균 29.90(8.52)점으로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5). 본 연구에 선정된 대상자의 수용어휘 능력, 자음정확도, 자음변별검사 평균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두 집단 간에는 수용어휘 능력에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5).

음운표상 판단과제

음운표상 판단과제는 그림과 그에 해당하는 자극어(낱말 혹은 조작된 말소리)를 동시에 제시하여, 그림과 제시된 자극어가 일치하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과제이다. 낱말은 Lee, Jeong, Lee와 Lee (1972)의 연구를 근거로 대상 연령에 익숙한 3, 4음절 고빈도 낱말 8개(쓰레기통, 머리카락, 세탁기, 비행기, 자동차, 자전거, 목도리, 소방차)를 선정하였다. 조작된 말소리는 낱말과 음운적으로 매우 유사한 비단어로 하였다. 이는 유사한 말소리들 간 변별성을 감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음운표상이 정확하고, 뚜렷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작된 말소리는 자음의 경우 낱말에 하나 또는 두 개의 자음 변별자질을 바꾸었고, 모음의 경우 인접 모음으로 변형하였다.
음운표상 판단과제의 문항 수는 최종적으로 낱말 8개(3음절 6개, 4음절 2개), 조작된 말소리 57개(3음절 44개, 4음절 13개)로 하였다. 낱말의 경우 3회씩 반복하여 총 24회 제시하였다. 따라서 검사에 제시된 전체 자극항목 수는 모두 81개로, 정반응 점수는 81점 만점이다. 음운표상 판단과제에 사용된 그림 및 자극항목은 Appendixes 12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음운표상 판단과제는 Kim 등(2013)의 과제에 자극항목 수를 추가하여 사용한 것이다.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

앞서 설명하였듯이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는 말지각을 통한 음향-음성 처리과정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두 집단 간 말지각 능력을 동일하게 통제하였다(Table 1). 그리고 운동프로그래밍이 아닌, 음운부호화의 처리 과정에 초점을 두고 조음산출의 어려움으로 인한 과제 수행의 어려움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하여, 조음복잡성이 낮은 음소만을 자극어에 포함시켰다. 한국어 조음복잡성지표 및 배점 기준은 Lee, Han과 Sim (2004)을 참고하였다. 뿐만 아니라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력은 어휘의 양, 단어유사성, 음소배열확률의 영향을 받는다. 본 연구의 대상자는 언어장애를 동반하지 않은 조음음운장애아동들로 두 집단 간 수용어휘 능력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Table 1),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과 일반아동 집단 간 어휘능력은 동일하게 통제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이 의미-어휘처리의 영향을 최대한 배제하여 순수한 음운적 부호화 능력을 보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어유사성이 낮은 비단어 자극어를 실험 자극어로 사용하였다. 단어유사성을 통제하기 위하여 언어치료학을 전공하는 10명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단어유사성 검사를 실시하였다. 어휘의 양 및 단어유사성과 같은 기존 낱말목록의 영향을 최대한 통제하더라도 음소배열확률 차이를 배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음소배열빈도를 고려하여, 고음소배열빈도 자극어와 저음소배열빈도 자극어로 분류하여 제작하였다.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의 기본적인 개발 절차는 Munson, Edwards와 Beckman (2005)의 연구를 참고하였다. 언어장애아동과 일반아동 간 비단어 따라말하기 수행력의 차이는 자극어 음절 길이의 영향을 받는다(Dollaghan & Campbell, 1998). 두 집단 간 수행력 차이가 3, 4음절의 비단어에서 두드러졌다고 보고한 선행연구에 근거하여(Munson, Kurtz, et al., 2005), 모든 자극어는 3, 4음절로 구성하였다.
음소배열빈도를 고려한 구체적인 자극어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Hwang과 Ha (2010)가 제작한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 가운데 2, 3음절의 10개 항목을 임의로 선정하여 본 과제의 비단어 틀(frame)로 사용하였다. (2) Shin (2005) 연구에 제시된 C+V 빈도수를 참고하여, 고음소배열빈도와 저음소배열빈도 C+V 음절을 각각 비단어 틀에 삽입하였다(예, ‘만뚜삐(비단어 틀)’ →‘만뚜거삐(고음소배열빈도)’, ‘만뚜코삐’(저음소배열빈도)). 삽입 위치는 비단어 틀의 앞, 중간, 뒤에 골고루 오게 하였다. 본 연구의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는 조음운동프로그래밍 능력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 아닌, 음운부호화 능력을 비교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조음산출에 대한 부담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습득 시기가 늦은 마찰음, 파찰음, 유음은 제외하였다. (3) 비단어 틀에 삽입한 C+V 음절 이외에 두 세트 간(고음소배열빈도와 저음소배열빈도) 모든 음절들이 동일하기 때문에 유사한 자극어 반복으로 인한 연습효과를 배제하기 위하여 저음소배열빈도 세트에 하나의 모음을 더 변형시켰다(예, ‘만뚜코삐’ →‘만뚜코빼’). 단, 모음 변형은 Shin (2005) 연구에 모음빈도 및 삼각도를 참고하여 근접한 단모음으로 배치하였다. (4) 조음복잡성이 높을수록 조음오류와 비유창성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An, 2012). 그리고 앞에서도 기술하였듯이, 본 연구의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는 운동프로그래밍이 아니라 음운부호화에 초점을 둔 것이다. 따라서 Lee 등(2004)에 제시된 한국어 조음복잡성지표 및 배점 기준에 따라 고음소배열빈도 비단어와 저음소배열빈도 비단어 모두 조음복잡성 정도가 5점 이하가 되도록 설정하였다. (5) 비단어는 어휘-의미 처리과정을 최대한 배제시키기 위하여 언어치료학을 전공하는 10명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5점 척도(0점은 “매우 단어와 유사하지 않다”, 4점은 “매우 단어와 유사하다”)의 평정법을 이용하여 단어유사성 검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고음소배열빈도 항목 평균은 0.8점, 저음소배열빈도 항목 평균은 0.7점으로 두 항목 모두 단어와 유사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었고, 두 항목 간 단어유사성 정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5). 따라서 고음소배열빈도 항목과 저음소배열빈도 항목 모두에서 동일하게 어휘-의미 처리과정의 영향이 최대한 통제되었다고 판단된다. 이와 같은 제작과정에 의해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는 고음소배열빈도 비단어 9문항과 저음소배열빈도 비단어 9문항으로 구성되었다.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 목록은 Appendix 3에 제시하였다.

연구 절차

음운표상 판단과제의 연구순서는 이름대기 검사, 연습항목, 본항목 순으로 실시하였다. 이름대기 검사는 본 연구에 사용되는 그림 8개를 하나씩 컴퓨터 화면에 제시하여 아동이 사물의 이름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연구자는 본 항목에 앞서 연습문항 먼저 실시하였고, 지시문은 다음과 같다. “컴퓨터 화면에서 그림이랑 말소리가 동시에 나올 거에요. 그림이랑 말소리가 맞으면 ‘빨간 사과(키보드 L키)’, 틀리면 ‘초록 사과(키보드 A키)’를 눌러주세요. 한 번만 들려주니 집중해서 잘 듣고, 빨리 눌러줘야 해요. 시작할게요.” 8개의 그림과 자극어 81개의 녹음된 파일을 무작위로 배치하여 동시에 제시하였다. 단, 자극어는 그림에 해당하는 낱말 혹은 조작된 말소리로 배치하였다. 아동은 동시에 제시되는 그림과 자극어가 낱말인지 아닌지를 가능한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아동의 정반응 점수와 반응속도는 자동 기록되었다.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는 총 18항목으로, 제시되는 비단어 항목 사이의 혼동을 막기 위해 3-4초 간 차이를 두고 진행되었다. 각 항목의 제시는 1회를 원칙으로 하나, 주위 소음으로 인해 듣지 못했을 경우 한 차례 더 들려주었다. 모든 항목은 무작위로 제시되고, 아동의 반응은 녹음기에 녹음되었다.

자료 분석 및 통계 분석

음운표상 판단과제의 정반응 점수는 각 항목 당 맞으면 1점으로 채점되었다. 반응시간은 그림과 자극어가 제시되고 난 후부터 아동이 반응키를 누르는 순간까지의 시간으로, 소수점 이하 둘째 자리까지 초 단위로 자동 측정되었다.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는 녹음된 데이터를 전사하여 조음해야 할 총 음소 수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산출했는지 그 비율을 산출하였다. 자극어의 각 조음위치 별로 정확하게 발화한 자음 및 모음에 각 1점씩 부여하여, 조음해야 할 총 음소 수로 나누고, 100을 곱하여 정확도(%)를 측정하였다. 예를 들어, 비단어 ‘은마푸누’의 총 음소 수는 8개이다. 만일, 아동이‘으마부우’로 산출했다면, 올바르게 산출한 총 음소 수는 5개이고, 따라서 정확도는 62.5%가 된다. 그리고 두 집단 간 오류유형(생략, 대치, 첨가, 왜곡, 동화)의 비율을 백분율로 비교하였다. 생략은 음소의 일부를 생략하여 산출하는 오류이고, 대치는 목표음소를 다른 음소로 대치하여 산출하는 오류이다. 첨가는 목표음소 이외의 음소를 첨가하여 산출하는 오류이며, 왜곡은 우리말의 음소목록에 없는 음성학적 형태로 산출하는 오류이다. 마지막으로 동화는 해당 음소를 목표낱말 내 음소와 동일한 형태로 바꾸어 산출하는 오류이다(Kim & Shin, 2007). 자극항목의 음소목록에 있지 않은 음소로 대치한 경우는 ‘대치’에 해당하지만, 음소목록에 있는 음소로 대치한 경우는 ‘동화’에 해당한다. 그리고 아동이 산출한 오류형태의 총 분절음 수가 목표 자극항목보다 많이 산출된 경우는, 첨가된 음소가 자극항목의 음소목록에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첨가’에 해당한다.
본 연구에서는 두 집단 간 음운표상 판단과제의 수행력과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의 수행력을 비교하는 것과 더불어, 각 집단 내에서 두 과제 수행력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이는 음운표상 자체와 음운표상 처리능력 간 관계가 어떠한지를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통계 분석은 SPSS ver. 20.0 (IBM, Armonk, NY, USA)을 이용하였다. 첫째, 음운표상 판단과제에서 두 집단 간 점수와 반응시간에 유의한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독립표본 t 검정을 실시하였다. 둘째,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음소배열빈도에 따른 정확도에 두 집단 간 정반응 점수와 반응시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원혼합 분산분석(two-way mixed ANOVA)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두 집단 간 오류유형 비율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원혼합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각 집단에서 음운표상 판단과제 점수와 비단어 따라말하기 정확도 간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음운표상 판단과제

음운표상 판단과제 정반응 점수는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의 경우 평균 50.15 (12.65)점, 일반아동 집단의 경우 평균 58.20 (11.86)점으로, 두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t=2.07, p<.05). 반면 반응시간은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평균 3.75 (2.00)초, 일반아동 집단은 평균 3.45 (0.83)초로, 두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t=.61, p>.05) (Table 2).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

두 집단 간 음소배열빈도에 따른 정확도에 대한 분산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고음소배열빈도 자극어에서 81.81 (10.6)%, 저음소배열빈도 자극어에서 81.69 (7.03)%의 정확도를 보였다. 일반아동 집단은 고음소배열빈도 자극어에서 90.43 (8.27)%, 저음소배열빈도 자극어에서 90.90 (9.13)%의 정확도를 보였다.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집단 간 주효과가 유의하였다(F=13.351, p<.05). 즉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의 정확도는 일반아동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그러나 음소배열빈도에 따른 주효과(F=.017, p>.05) 및 집단과 음소배열빈도 간 상호작용효과(F=.048, p>.05)는 나타나지 않았다.
두 집단 간 오류유형에 대한 분산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생략 19.79 (8.07)%, 대치 66.05 (9.36)%, 왜곡 1.63 (4.22)%, 첨가 7.26 (5.23)%, 동화 5.21 (4.06)% 순으로 오류를 보였고, 일반아동 집단은 생략 18.49 (16.07)%, 대치 61.23 (27.83)%, 왜곡 0.94 (2.90)%, 첨가 7.32 (11.21)%, 동화 2.35 (4.22)% 순으로 오류를 보였다(Figure 1).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집단 간 주효과(F=1.925, p>.05) 및 집단과 오류유형 간 상호작용효과(F=F=.250, p>.05)는 유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류유형에 따른 주효과는 유의하였다(F=177.142, p< .05). 오류유형에 따른 차이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대비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집단에 상관없이 대치 오류는 나머지 네 가지 오류보다, 생략 오류는 나머지 세 가지 오류보다, 그리고 첨가 오류는 왜곡 오류보다 유의하게 많이 발생하였다(p<.05).

두 과제 간 상관관계

집단별 음운표상 판단과제 정반응 점수와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 정확도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음운표상 판단과제 점수와 비단어 따라말하기 정확도 간 상관계수 .578 (p<.01)로, 두 과제 간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일반아동 집단은 음운표상 판단과제 점수와 비단어 따라말하기 정확도 간 상관계수 .644 (p<.01)로, 마찬가지로 두 과제 간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음운표상 판단과제와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를 실시하여,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의 QPR과 음운표상 부호화 능력을 비교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음운표상 판단과제에서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일반아동 집단보다 정반응 점수가 유의하게 낮았지만, 반응시간에는 두 집단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둘째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일반아동 집단보다 정확도가 유의하게 낮았지만, 각 오류유형의 비율에는 두 집단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두 집단 모두에서 음소배열빈도에 따른 수행력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셋째 음운표상 판단과제와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는 두 집단 모두에서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각 결과들을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비교하여 보다 깊이 있게 분석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음운표상 판단과제는 QPR을 살펴보기 위하여 실시한 과제이다. 따라서 음운표상 판단과제에서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이 유의하게 정반응 점수가 낮았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조음음운장애아동이 일반아동보다 QPR이 미성숙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결과는 조음음운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판단과제를 이용하여 음운표상 능력을 평가한 몇몇 선행연구들에서 이미 보고된 바 있다(Chute, 2011; Sutherland, 2006; Sutherland & Gillon, 2005, 2007). 본 연구와 선행연구들의 결과에 근거할 때, 조음음운장애아동의 경우 음운표상의 형태가 일반아동의 수준만큼 명확하고 변별적으로 장기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요인은 조음음운장애아동의 말소리 오류와 분명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음운표상 판단과제의 반응시간에는 두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조음음운장애아동의 경우 QPR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제시된 자극어가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데에 일반아동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연구자들의 예상과 상반된 결과였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갈등감시이론(conflict monitoring theory)의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갈등감시이론이란 정보처리과정 상 갈등이 발생하면, 갈등을 감시하는 시스템이 작동하여 현재의 갈등수준을 평가한 후 정보들을 조절센터로 보내어 갈등을 적절한 반응으로 바꾸게 된다는 것이다(Botvinick Braver, Barch, Carter, & Cohen, 2001; Yeung & Nieuwenhuis, 2009). 그렇기 때문에 갈등감시이론에 의하면, 갈등상황에서 정확한 반응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충분한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된다(Botvinick et al., 2001; Yeung & Nieuwenhuis, 2009). 이러한 이론은 동일하게 정반응을 하였더라도 반응시간이 더 늦으면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간주하는, 반응시간 연구들의 보편적인 해석을 장애아동 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제한점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많은 실험과제들이 일반인에게는 매우 쉬운 것일지라도 장애인에게는 부담이 되는 과제일 수 있다. 과제수행의 부담감은 갈등상황을 초래하고, 이러한 갈등상황에서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과제를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느린 반응시간은 오히려 정반응 확률을 높여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대상자들의 반응시간이 늦었던 항목들은 정확한 반응을 하였던 반면, 반응시간이 빨랐던 항목들은 부정확한 추측이 유발되어 틀린 반응을 보였다고 보고한 연구(Yeung & Nieuwenhuis, 2009)도 이러한 맥락에서 결과를 해석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음운표상 판단과제는 제시된 음운자극이 해당 그림에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를 판단하는 과제이다. 그림과 일치하는 음운표상을 제시한 항목은 갈등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인 반면, 그림과 일치하지 않는 음운자극을 제시한 항목은 갈등이 발생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갈등상황에서 음운표상 처리가 미성숙한 조음음운장애아동에게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두 집단의 반응시간은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조음음운장애아동들이 갈등을 해결하는 데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않고 반응단계로 전환하여 과제를 처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반응시간은 오반응을 유도하였고, 그 결과 일반아동보다 반응점수가 유의하게 낮은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는 음운표상의 부호화 능력을 살펴보기 위한 과제이다.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이 일반아동 집단보다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낮은 정확도를 나타내었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조음음운장애아동들은 QPR뿐 아니라 새로운 음운표상을 부호화하는 능력에서도 결함을 보인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조음음운장애와 관련된 기저 요인으로 QPR과 음운부호화 능력의 결함 모두를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두 집단이 보인 오류유형의 비율은 비슷하였다. 즉 두 집단 모두 대치 오류가 가장 많이 발생하였고 왜곡 오류가 가장 적게 나타났다. 두 집단 간 오류유형의 분포가 유사하였다는 연구결과는 조음음운장애아동의 음운표상 능력이 일반아동과 질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라 단지 음운표상을 활용하고 접근하는 경로가 취약하다는 추론을 가능하게 해준다.
본 연구의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는 음소배열빈도에 차이를 두어 고음소배열빈도 자극어와 저음소배열빈도 자극어로 나누어 실험을 실시하였다. 고음소배열 자극어에 삽입한 두 음소는 저음소배열 자극어에 삽입한 두 음소보다 전이빈도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음소배열빈도에 따른 차이가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 수행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차이는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에서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연구자들의 예상과 달리, 연구결과 음소배열빈도에 따른 차이는 두 집단 모두에서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에 대해 몇 가지 가능성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음소배열빈도가 과연 비단어 따라말하기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많은 연구들에서 음소배열확률이 비단어 따라말하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는 있지만, 음소배열확률이 높은 비단어들은 모두 단어유사성도 높았다. 따라서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 대한 음소배열확률의 효과가 과연 음소배열확률 자체의 효과인지, 아니면 단어유사성의 효과인지 판단하기 어렵다(Edward et al., 2004; Munson, Kurtz, et al., 2005). 본 연구에서는 단어유사성이 낮은 비단어 자극어만을 선정하였기 때문에, 그 결과 음소배열빈도에 따른 차이가 두 집단 모두에서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 대한 음소배열확률의 영향은 어휘의 양에 중재를 받는다는 Munson, Kurtz 등(2005)의 연구결과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음소배열확률이 높다는 것은 어휘목록에 저장되어 있는 낱말들 중 그와 유사한 음소배열로 이루어진 낱말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음소배열확률의 차이는 어휘목록에 저장되어 있는 어휘의 양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본 연구의 대상자인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 간에는 말소리 산출 능력 이외에 다른 능력들은 모두 동일하게 통제하였다. 두 집단 간 어휘 능력에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처럼 집단 간 어휘 능력에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음소배열빈도와 집단 간 상호작용효과도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무엇보다도 영어에서처럼 한국어도 과연 음소배열빈도의 영향을 받는 언어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음소 단위를 말지각의 기초 표상으로 가정한 음소기반 연구들이 영어권뿐 아니라 한국어권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몇몇 연구자들은 보다 자연스러운 발화 단위인 음절이나 운율 단위를 음운지각과 단어재인의 기초 표상으로 제안하고 있다(Cutler & Norris, 1988). 한국어 연구에서도 Lee와 Park (1997)은 한국어 지각의 기초 표상으로 음절 단위를 제안하였다. Lee와 Park (1997)의 주장에 근거할 때 음소배열확률이라는 것이 음운처리를 요하는 모든 과정에 의미있는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우며, 한국어에서는 오히려 음절배열확률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이 좀 더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음소배열확률과 음절배열확률뿐 아니라, 음소지각과 음절지각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들이 선행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집단 별 두 과제(음운표상 판단과제와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의 수행력 간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두 집단 모두에서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QPR과 음운표상 부호화가 독립적인 단계가 아닌, 말산출처리과정상 서로 밀접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안정한 음운표상은 어휘목록에 들어있지 않은 말소리를 조합하는 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Munson, Edwards, et al., 2005), 그 반대로 모든 음운표상은 처음에는 새로운 음운자극이었기 때문에 이것을 올바르게 지각하고 정확하게 저장하여야만 정상적인 QPR이 형성될 수 있다(Claessen & Leitão, 2012). 따라서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QPR이 음운부호화에, 그리고 음운부호화가 QPR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상호작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조음음운장애아동의 말처리과정상 기저의 문제점을 음운표상의 결함으로 전제하고,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음운표상 단계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규명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조음음운장애아동의 경우 저장되어 있는 음운표상 자체와 음운표상을 처리하는 능력 모두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음운표상 결함은 조음음운 결함뿐 아니라, 음운인식, 음소변별, 어휘 습득 및 인출결함, 읽기장애와 같은 여러 말-언어 영역의 결함을 초래하는 요인일 수 있다(Dodd, Leahy, & Hambly, 1989). 따라서 음운표상은 언어병리학 및 언어치료학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연구주제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음운표상에 대한 연구는 국내에서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고, 국외에서도 몇몇 연구자들에 의해 최근에서야 활발하게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다양한 말-언어장애 분야의 음운표상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과 같은 연구의 의의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연구방법 및 결과해석 상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에 따른 추후 연구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의 수가 적어 결론에 대한 일반화에 어려움이 있다. 뿐만 아니라 4세와 6세간 음운표상 발달에 유의한 차이가 있다는 선행연구 결과(Kim et al., 2013)를 고려할 때, 4, 5, 6세를 하나의 집단으로 통합하여 연구를 실시한 것이 결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대상자의 수를 늘리고 연령 별로 집단을 세분화하여 조음음운장애아동의 음운표상 특성에 대해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음운표상 판단과제에서 두 집단 간 반응시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결과에 대해 갈등감시이론에 근거하여 해석을 하였다. 이러한 해석이 보다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대상자 내에서 반응시간에 따른 정오반응의 차이를 살펴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즉 실제로 반응시간이 늦은 항목은 그렇지 않은 항목에 비하여 정반응이 많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추후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앞에서 기술하였듯이 음운표상의 부호화는 음운표상을 형성, 저장, 인출하는 능력과 관련된 것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은 여러 가지 변인들을 동반할 것이며, 그 가운데 단기기억능력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본 연구에서 실시한 따라말하기 과제는 필연적으로 단기기억이 요구되는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는 대상자들의 단기기억력을 통제하지 못하였다. 이 점은 분명 본 연구의 제한점일 것이며,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단기기억 검사 등을 사전에 실시하여 대상자 선정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Figure 1.
The percentage of error types in two groups. APD=articulation and phonological disorder; TD=typically developing.
csd-19-2-226f1.gif
Table 1.
Mean and standard deviations of speech-language scores
APD
TD
Mean SD Mean SD
REVT-R 44 18.68 53 12.85
U-TAP 76.18 2.10 98.36 2.51
Discrimination test 29.65 10.01 29.90 8.52

APD=articulation and phonological disorder; TD=typically developing; REVT-R=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receptive (Kim, Hong, Kim, Jang, & Lee, 2009); U-TAP=Urimal Test of Articulation and Phonology (Kim & Shin, 2004).

Table 2.
Mean and standard deviations of response score and reaction time in two groups
APD
TD
Mean SD Mean SD
Response score 50.15 12.65 58.20 11.86
Reaction time (sec) 3.75 2.00 3.45 0.83

APD=articulation and phonological disorder; TD=typically develo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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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ces

Appendix 1.

음운표상 판단과제 그림카드

csd-19-2-226f1_Appendix1.gif
Appendix 2.

음운표상 판단과제 자극항목

낱말 조작된 말소리
쓰레기통 쑤레기통 뚜레기통 쓰레기퐁
쓰레기톡 드레기통 뜨레기퐁
머리카락 모리카락 더리카락 도리카락
머리카낙 더리카낙 머리카랍
떠리카락
세탁기 소탁기 데탁기 도탁기
데탁비 세팍기 세탑기
떼탁기
비행기 부행기 디행기 두행기
비행비 디행비 띠행기
소방차 세방차 도방차 데방차
소방짜 도방짜 소당차
소박차 또방차
자동차 저동차 짜동차 쩌동차
자동짜 자봉차 자독차
차동차 짜동짜
목도리 먹도리 독도리 덕도리
목도니 독도니 몹도리
똑도리
자전거 저전거 짜전거 쩌전거
자전버 자쩐거 자절거
차전거 짜전버
Appendix 3.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 자극항목

연습문항
• 만푸느 • 뿐내멀띠
• 구빰매 • 느푼미땀
고음소배열빈도 (단어유사성 평균 .08)
조음 복잡성 조음 복잡성
3 마웅 4
파미 1 삐우미 2
우빠 1 만뚜 3
빰미 2 뚜이 1
운마푸 2
저음소배열빈도 (단어유사성 평균 .07)
조음 복잡성 조음 복잡성
3 마응 4
퍼미 1 빼우미 2
우뻐 1 만뚜 3
빰매 2 뚜이 1
운마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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