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리장애아동과 일반아동 간 외국어로서의 영어 말소리 산출 특성
In an EFL Environment: Characteristics of Speech Sound Disorders in Children’s English Articu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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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배경 및 목적
말소리장애아동은 이들이 가진 모국어 결함으로 인해 영어와 같은 외국어 학습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국에서 영어는 학령기 아동에게 필수적인 외국어인 만큼 본 연구에서는 말소리장애아동의 영어 말소리 산출 특성을 알아보고 구체적으로 모국어 오류에 대한 전이 양상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방법
영어교육 경험이 있는 만 4-6세 말소리장애아동과 일반아동 20명을 대상으로 영어 단어 따라 말하기를 실시하여 전체 자음정확도, 오류유형 및 오류패턴을 분석하였다. 추가적으로 말소리장애 집단의 한국어 단어 따라 말하기 수행력을 분석하여 SSD 집단 내에서 언어종류에 따른 말 산출 특성을 살펴보았다.
결과
SSD 집단은 NSA 집단에 비해 낮은 영어 자음정확도를 보였다. 오류유형 결과, 두 집단은 모음첨가율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자음첨가 양상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오류패턴 분석 결과, 두 집단 모두 발달적 오류패턴의 비율이 높았으며, 폐쇄음화와 종성자음생략이 빈번하였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를 통해 말소리장애아동이 가진 모국어 결함이 영어 산출에 전이되는 양상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표면적 오류와 더불어 기저 결함이 영어 말 산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하였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In an EFL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environment like Korea, individuals learn English through education, and learning a foreign language is naturally influenced by the language system of the mother tongue. This study aimed to investigate the English speech characteristics and patterns of native language transfer in children with speech sound disorders (SSD).
Methods
20 Korean children aged 4-6 years participated in this study. The study divided participants into SSD and normal speech acquisition (NSA) groups, each comprising 10 children. Participants completed English word repetition task using the Diagnostic Evaluation of Articulation and Phonology (DEAP). Additionally, the SSD group was assessed using the Urimal Test of Articulation & Phonology (U-TAP) to compare differences in speech production based on language types. In both groups, the overall consonant accuracy, error types an error patterns in English were analyzed. English error types were categorized as substitution, vowel addition, consonant addition, vowel deletion, consonant deletion, inter-language distortion and intra-language distortion. Error patterns were further divided into developmental and non-developmental error patterns.
Results
The SSD group demonstrated lower consonant accuracy compared to the NSA group in English articulation. Significant differences were observed between the two groups in vowel deletion rates and minor variations in consonant addition patterns. Error pattern analysis revealed that both groups exhibited a high proportion of stopping and final consonant deletion.
Conclusion
This study directly confirmed the transfer of native language deficits in children with SSD to their English articulation and indirectly suggested that underlying deficits might impact English speech production.
영어가 사용되는 환경은 일반적으로 English as a native language (ENL),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ESL) 및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EFL)로 구분할 수 있다(Rautionaho, Deshors, & Merilainen, 2018). ENL은 영어가 제1 언어이자 모국어인 환경으로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 이에 해당한다. ESL 환경은 영어가 공식 언어지만 제1 언어가 아닌 경우를 말하는데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에서 영어는 EFL 환경으로 학교에서 영어를 학습하지만 교실 밖에서는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는 외국어로서의 영어 사용 환경을 말하며, 한국과 더불어 중국, 일본 등이 EFL 환경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EFL 환경에서 아동은 습득(acquisition)이 아닌 학습(learning)에 의해 영어를 배우게 되며, 주로 모국어 습득 후 외국어 학습이 이루어지므로 모국어 언어체계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영어와 한국어의 언어체계는 분절음, 음절구조, 음운규칙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우선 한국어는 19개의 자음, 영어는 24개의 자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영어의 폐쇄음과 마찰음은 유성음과 무성음으로 구분되지만, 한국어에서 이들은 모두 무성음으로 분류된다. 또한 한국어의 경우 폐쇄음은 발성유형에 따라 평음, 경음, 격음으로, 마찰음은 평음, 경음으로 구분되는 것이 특징적이다. 음절구조적 측면에서 영어의 자음은 한 음절에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자음이 연속해서 나타날 수 있는 자음군(consonant cluster)이 존재하여 어두에 세 개, 어말에는 최대 네 개까지의 자음군을 허용한다. 반면, 한국어에서는 어두와 어말에 각각 하나의 자음만이 올 수 있다. 한국어 화자들은 이러한 음절구조의 차이로 인해 ‘spring’이나 ‘strike’와 같은 자음군이 포함된 단어를 발음할 때 자음군 사이에 모음을 삽입하여 발음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한국인들이 ‘Good morning’을 [굼모닝]이라고 발음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ㅂ, ㄷ, ㄱ’이 ‘ㅁ, ㄴ’ 앞에서 비음으로 동화되는 비음화(nasalization) 음운규칙이 영어발음에 영향을 준 예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언어 간 차이로 인해 모국어 체계가 외국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모국어 전이(transfer)라고 하며 모국어 전이는 일반적으로 문법, 어휘보다 발음 영역에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고 있다(Lee, 2002). 따라서 모국어 발음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은 언어 간 차이와 더불어 모국어 발음 오류의 부정적 전이(negative transfer)로 인해 외국어 학습 시에도 어려움을 보일 수 있다. Kim과 Ha (2019)는 말소리장애아동과 일반아동의 비단어따라 말하기 수행력을 통해 음운단기기억 능력을 비교하고 영어 어휘학습과 음운단기기억 능력 간 관계를 알아보았는데, 말소리장애아동의 영어 어휘학습 능력은 일반아동에 비해 낮았으며, 수용어휘학습 능력은 음운단기기억 능력, 영어 표현어휘학습은 영어 어휘력 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는, 표면적 모국어 산출 문제와 더불어 음운단기기억과 같은 기저결함 또한 영어 학습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였다.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말소리장애아동이 음운단기기억(Lee & Sim, 2003)과 더불어 지각(Berti, Guilherme, Esperandion, & Oliveira, 2020; Won & Ha, 2015), 음운인식(Anthony et al., 2011; Foy & Mann, 2012), 음운표상(Kim & Ha, 2014; Sutherland & Gillon, 2007) 등 기저 말처리 기술에 취약성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Hu (2003)는 이러한 기저 말처리 능력과 외국어 학습과의 관련성을 언급하였는데 58명의 중국인 모국어 아동 화자를 대상으로 음운기억 및 음운인식 능력과 외국어(영어) 어휘, 발음 학습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으며 그 결과, 새로운 외국어 학습 수행력은 음운기억 능력과 높은 상관성을, 외국어 어휘 재학습 수행력은 음운인식 능력과 상관관계가 높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제2 언어(L2) 습득 연구에서도 학습자의 L2 음운 습득 가능 여부는 학습자가 가지는 L2의 음운과 모국어 음운 간의 지각능력에 달려있다고 보았으며, Flege (1995)는 음성학습모델(speech learning model, SLM)을 통해 음운에 대한 정확한 지각 능력이 L2 발화 산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다.
종합하면 말소리장애아동은 영어와 같은 새로운 언어를 학습할 경우, 언어 간 차이 외에도 표면적 모국어 발음이나 기저 결함이 존재하므로 이 같은 사항들을 고려하여 학습에 접근해야 한다. 또한 EFL 환경에서는 모국어의 영향뿐만 아니라 영어 학습시작 시기 및 입력량 등이 영어 학습에 대한 성공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데(Avery & Ehrlich, 1992; Kenworty, 1987), 말소리장애아동은 자신의 모국어 문제로 인해 영어 시작 시기가 늦어질 수 있으며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입력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에서는 영어가 선택적 외국어가 아닌 학령기부터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외국어인 만큼 말소리장애아동의 영어학습에 대한 관심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말소리장애아동의 영어 관련 연구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본 연구는 모국어가 한국어인 말소리장애아동이 영어 산출 시 표면적으로 어떠한 모국어 전이 양상을 보이는지 심도 있게 살펴보고 이들의 영어 말소리 산출 특성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특히, 언어 간 차이로 인한 전이 외에도 모국어의 결함으로 인한 전이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SSD 집단과 NSA 집단 간 영어 전체 자음정확도, 오류유형과 오류 패턴을 비교하고 SSD 집단 내에서도 언어 종류에 따른 전체 자음 정확도, 오류유형 및 오류패턴을 비교분석 하였다.
연구방법
본 연구는 대구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진행되었다(IRB 승인번호: 1040621-20201-HR-009-01).
연구대상
본 연구에는 00유치원에 재원하는 만 3-6세 아동 105명이 참여하였다. 105명의 아동은 동일한 유치원에 재원하며 매주 2회, 30분씩, 6개월 이상 영어수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우선, 전체 아동을 대상으로 수용·표현어휘력 검사(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Hong, Kim, Jang, & Lee, 2009)와 한국 레이븐 지능발달검사(Korean Coloured Progressive Matrices, K-CPM; Lim, 2004)를 실시였으며, 검사 결과 어휘력과 인지가 정상발달 수준이며, 영어수업 경험이 1년 이상인 만 4-6세 아동 82명을 선발하였다. 추가적으로 이들에게 우리말 조음음운평가(Urimal Test of Articulation & Phonology, U-TAP; Kim & Shin, 2004)를 실시하여 -1.5 SD 미만에 속하는 아동 10명은 말소리장애아동(speech sound disorder, SSD) 집단으로, -1 SD 이상에 속하며 SSD 집단과 연령 및 성별을 일치시킨 10명의 아동은 일반아동(normal speech acquisition, NSA)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두 집단 간 성별(χ2 =.833, p>.05), 연령(t=.023, p>.05), 어휘력(t=.-714, p>.05) 및 비구어지능(t=-1.914, p>.05)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자음정확도에서만 집단 간 차이를 보였다(t=-5.619, p<.001). 집단 정보에 대한 기술통계와 동질성 검정 결과를 Table 1에 제시하였다.
검사도구 및 절차
두 집단 간 영어 말소리 산출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영어권의 표준화 발음검사 도구인 Diagnostic Evaluation of Articulation and Phonology (DEAP; Dodd, Hua, Crosbie, Holm, & Ozanne, 2002)를 사용하였다. DEAP는 영국 아동들을 위한 표준화 발음검사 도구로, 아동이 보이는 오류를 바탕으로 말소리장애 집단을 하위분류할 수 있는 검사도구이다. 이 검사는 총 5개의 하위평가(선별, 조음, 음운, 구강운동, 비일관성)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음운평가 내 50개 어휘를 사용하였다. 아동에게 50개 어휘에 대한 그림을 보여주고 해당 어휘의 말소리를 함께 들려주며 따라 말하기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한국어 말소리는 기본검사에서 사용한 U-TAP의 어휘를 활용하였으며 U-TAP의 실시 방법에 따라 30개의 어휘에 대해 스스로 말하기가 불가능한 경우에 한해 따라 말하기를 실시하였다. 실험은 소음이 없는 방에서 아동과 검사자가 나란히 앉아 태블릿을 통해 실시하였으며, 자극어 그림을 보여주는 동시에 헤드셋으로 오디오 자극을 들려주며 따라 말하도록 하였다. 아동의 모든 발화는 보호자의 동의 하에 녹화하였다.
자료처리
본 연구에서는 SSD와 NSA 집단 간 영어 말소리 산출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전체 자음정확도, 오류유형 및 오류패턴을 분석하였다. 각 집단의 영어 자음정확도는 영어 발화를 전사하여 총 137개 자음에 대해 정확하게 산출한 말소리 비율로 전체 자음정확도(total percentage of correct consonant, total PCC)를 구하였다. 오류유형 분석은 외국어 발화 시에 모국어 간섭으로 인한 오류가 발생한다는 선행연구(Ingram & Park, 1997; Kim, 2014)를 근거로 대치, 자음생략(예, p_ɑːm/prɑːm), 모음생략(예, sne_k/sneɪk), 자음첨가(예, strɔːbərik/strɔːbəri), 모음첨가(예, kuræb/kræb), 언어 내 왜곡(예, ̪əmɑːtəʊ/təmɑːtəʊ) 및 언어 간 왜곡(예, p*ɪʃɪŋ/ fɪʃɪŋ)의 총 7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단, 모음대치는 외국어 특성상 청지각적으로 정확히 구분하여 전사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자음을 대치한 경우에 한정하여 대치오류로 규정하였다. 또한 언어 내 왜곡은 영어와 한국어 음소에 모두 없는 말소리로 발음한 경우를, 언어 간 왜곡은 영어에는 없지만 한국어에 있는 말소리로 발음한 경우로 정의하였다. 한국어 자음정확도는 SSD 집단의 U-TAP 발화를 전사하여 총 87개 자음에 대한 total PCC를 분석하였다. 한국어 오류유형에는 모음생략이나 모음첨가 오류가 드물게 관찰되기 때문에 영어에서의 모음생략과 자음생략을 모두 ‘생략’으로, 모음첨가와 자음첨가를 ‘첨가’로 규정하였다. 또한 언어 간 왜곡과 언어 내 왜곡을 통합하여 각 언어의 음소에 해당하지 않는 말소리로 발음한 경우를 ‘왜곡’으로 정의하였다. 결과적으로, SSD 집단 내 언어 간 오류유형 비교에서는 대치, 생략, 첨가 및 왜곡의 총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이 중 생략과 첨가 오류에 대해서만 자음과 모음을 모두 분석하였다.
오류패턴은 발달적 오류패턴과 비발달적 오류패턴으로 구분하였으며, 한 아동이 동일한 오류패턴을 2회 이상 보인 경우에 한해 해당 오류패턴을 분석에 포함하였다(Dodd, Holm, Hua, & Crosbie, 2003). 발달적 오류패턴은 특정 연령대에서 10% 이상의 아동이 보이는 오류패턴으로, 비발달적 오류패턴은 어떠한 연령대에서도 10% 이상의 아동이 보이지 않는 오류패턴으로 규정하였다. 영어에서는 Bankson과 Bernthal (1990), Dodd 등(2003)의 연구를 참고하여 활음화(gliding), 탈파찰음화(deaffrication), 자음군축약(cluster reduction), 전방화(fronting), 폐쇄음화(stopping), 유성음화(voicing), 약강세음절탈락(weak syllable deletion), 어말자음생략(final consonant deletion), 자음동화(assimilation) 등을 발달적 오류패턴으로 규정하였다(Appendix 1). 한국어에서는 Kim (2014)의 연구를 참고하여 음절탈락, 어중초성탈락, 어중종성탈락, 어말종성탈락, 유음탈락, 탈유음화(활음화, 비음화, 파열음화), 탈마찰음화(파열음화, 파찰음화), 탈파찰음화(파열음화), 연구개음전방화, 평음과경음의 격음화, 역행동화, 모음변동(단모음화, 평순모음화) 등을 발달적 오류패턴으로 규정하였다. 추가적으로 한국어 치간음화는 왜곡변동, 발달적 오류패턴으로 해석한 반면(Ha & Kim, 2020), 영어에는 치간 마찰음/ð, ɵ/이 음소 목록에 존재하므로 치간음화(detalization)를 대치변동으로 보았으며 상기 규준에 따라 비발달적 오류패턴으로 분류하였다.
통계처리는 SPSS ver. 25 (Statistics Package for the Social version 25.0 for Window)를 이용하여 SSD 집단과 NSA 집단 간 영어 total PCC 비교를 위해 t-검정을 실시하였으며, 등분산 가정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Mann-Whitney 검정을 실시하였다. 또한 두 집단 간 오류유형에 따른 오류율 차이를 알아보고 SSD 집단 내 언어 종류에 따른 total PCC 및 오류율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반복측정 분산분석(repeated measured ANOVA)을 실시하였다. 영어와 한국어 오류패턴은 모두 질적분석 하였다.
신뢰도 검증
아동의 전체 발화에 대한 평가자 간 신뢰도를 측정하였다. 우선, 한국어 과제에 대한 제1 평가자는 연구자였으며, 제2 평가자는 10년 이상 경력의 1급 언어재활사였다. 대상 아동 전체 자료 중 20%에 해당하는 아동의 자료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제2 평가자가 전사하였으며, 두 평가자 간 전사 신뢰도는 97.70%였다. 영어 발화 전사에 대한 제1 평가자는 영어 정교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영어교육 경력이 5년 이상인 연구자였다. 제2 평가자는 한국 및 미국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보유한 현직 언어재활사였다. 두 평가자 간 신뢰도는 91.24%였으며 전사가 불일치한 한국어와 영어 발화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의견 합의 과정을 거쳐 최종 발화 전사에 대한 평가자 간 신뢰도는 100%였다.
연구결과
SSD와 NSA 집단 간 영어 말소리 산출특성 비교
집단 간 영어 total PCC 비교 결과
SSD 집단의 영어 평균 total PCC는 77.95% (SD=7.24), NSA 집단은 87.44% (SD=3.57)로 SSD 집단은 NSA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total PCC를 보였다. 등분산 가정이 성립하지 않아 비모수 검 증방법인 Mann-Whitney 검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 Mann-Whitney의 U값은 17.50, 이에 대한 Z값은 -2.46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5).
집단 간 영어 오류유형 비교 결과
두 집단 간 영어 오류유형에 대한 오류율 비교 결과, SSD 집단 내 오류율은 전체 530회 오류 중 대치 30.01% (SD=8.74), 자음생략 25.10% (SD=9.81), 모음생략 3.78% (SD=2.58), 자음첨가 6.17% (SD=5.57), 모음첨가 13.41% (SD=4.27), 언어 내 왜곡 1.47% (SD=2.36) 및 언어 간 왜곡 20.06% (SD=7.62)로 나타났다. SSD 집단의 오류유형은 대치오류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언어 내 왜곡 오류가 가장 적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NSA 집단의 경우, 전체 308회 오류에서 대치 31.28% (SD=7.94), 자음생략 25.11% (SD=5.82), 모음생략 .99% (SD=1.62), 자음첨가 4.98% (SD=7.63), 모음 첨가 13.23% (SD=7.44), 언어 내 왜곡 1.50% (SD=2.61) 및 언어 간 왜곡 23.54% (SD=7.34)로 대치 오류율이 가장 높았으며 모음생략 오류율이 가장 낮았다.
통계적 유의성 검증 결과, 두 집단은 모음생략 오류율에서만 유의한 차이(t=2.905, p<.01)를 보였다. 집단 간 영어 오류유형에 따른 오류율 결과를 Figure 1에 그래프로 제시하였다.
집단 간 영어 오류패턴 비교 결과
SSD 집단의 발달적 오류패턴은 60.76%, 비발달적 오류패턴은 39.25%였으며, NSA 집단은 각각 53.49%, 46.51%를 차지하였다. 구체적인 결과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발달적 오류패턴 분석 결과, SSD 집단은 폐쇄음화(stopping) 32.54%, 자음군축약(cluster reduction) 24.88%, 종성자음생략(final consonant deletion) 22.97%, 활음화(gliding) 5.74%, 기타(etc.) 13.87%로 나타났으며, NSA 집단은 폐쇄음화 33.91%, 종성자음생략 28.70%, 자음군축약 21.74%, 활음화 5.22%, 기타 10.43%였다. 두 집단 모두 폐쇄음화가 가장 빈번하였으며, 활음화가 가장 드물게 관찰되었다.
Table 3에 제시한 비발달적 오류패턴을 살펴보면, 자음군 모음첨가(cluster vowel epenthesis), 종성모음첨가(final vowel epenthesis), 치간음화(dentalization), 활음첨가(glide epenthesis), 어중자음생략(medial consonant deletion), 순치음화(labio-dentalization), 후방화(backing), 치경파찰음화(alveolar affrication), 설측음화(lateralization) 및 파찰음화(affrication)로 총 9가지였다. Table 3과 같이 SSD 집단과 NSA 집단 모두 자음군 모음첨가를 가장 빈번하게 보였으며, 치간음화, 치경파찰음화, 파찰음화는 SSD 집단에서만 관찰되었다.
SSD 집단 내 영어와 한국어 말소리 산출특성 비교
SSD 집단 내 영어-한국어 total PCC 비교 결과
SSD 집단의 total PCC는 영어에서 77.95% (SD=7.24), 한국어에서 88.44% (SD=7.24)로 영어 total PCC가 유의하게 더 낮았다(F=15.768, p<.01).
SSD 집단 내 영어-한국어 오류유형 비교 결과
SSD 집단 내 언어종류에 따른 오류율 비교에서 영어와 한국어에 대한 오류유형은 대치, 첨가, 생략, 왜곡으로 구분하여 Figure 2에 제시하였다. SSD 집단의 영어와 한국어 오류유형은 대치에서 각각 30.01% (SD=8.79)와 51.14% (SD=35.08), 왜곡에서 21.53% (SD=6.14)와 28.70% (SD=43.46), 생략에서 28.88% (SD=10.38)와 14.87% (SD=14.59), 첨가에서 19.58% (SD=5.14)와 5.29% (SD=9.90)로 나타났다. SSD 집단은 두 언어에서 대치오류를 가장 빈번하게 보였으며, 첨가오류를 가장 적게 보였다. 오류유형에 따른 주효과는 유의하였으며(F=4.545, p<.05), 사후검정 결과, 대치와 생략(p<.05), 대치와 첨가(p<.01) 간 차이가 유의하였다. 언어 종류 및 오류유형에 따른 상호작용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SSD 집단 내 영어-한국어 오류패턴 비교 결과
SSD 집단의 영어와 한국어 말소리 오류를 발달적 오류패턴과 비발달적 오류패턴으로 구분하여 비교하였다. 그 결과, SSD 집단의 발달적 오류패턴은 영어에서 60.76%, 한국어에서 72.73%를 차지하였으며, 비발달적 오류패턴은 각각 39.24%, 27.27%를 차지하였다(Table 4).
SSD 집단이 영어에서 보인 발달적 오류패턴은 폐쇄음화, 자음군 축약, 종성자음생략, 유음의 활음화 등이었으며, 한국어에서는 폐쇄음화, 유음생략, 치간음화, 어중종성생략 순으로 나타났다. SSD 집단은 두 언어에서 모두 폐쇄음화를 가장 빈번하게 보였다. 비발달적 오류패턴은 영어에서 자음군 모음첨가, 종성모음첨가, 치간음화, 활음첨가 등이 나타났으며, 한국어에서는 후방화(치경음의 연구개음화), 어중종성첨가, 이완음화, 성문음화 등을 보였다. 영어에서는 자음군 모음첨가(예, kuræb/kræb)가 총 135회 중 64회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으며, 한국어에서는 후방화(예, 당추/단추)가 총 30회 중 5회로 가장 빈번하였으며, 종성모음첨가, 이완음화가 각각 4회로 유사한 빈도를 보였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말소리장애아동이 보이는 표면적 영어 산출 특성을 일반아동과 비교해 보고, 모국어 결함에 따른 전이 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말소리장애아동의 영어 말소리 산출 특성을 자음정확도, 오류유형 및 오류패턴 측면에서 논의하고자 한다.
우선, SSD 집단의 전체 자음정확도(total PCC) 평균은 한국어에서 88.44%, 영어에서 77.95%였으며, NSA 집단은 한국어에서 99.54%, 영어에서 87.44%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통해 두 집단 모두 영어 산출 시에는 모국어 산출에 비해 어려움을 보이며 말소리장애 집단은 상대적으로 낮은 모국어 산출 능력으로 인해 영어 산출 시 그 어려움이 가중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SSD 집단은 평균적으로 영어에서 더 낮은 자음정확도를 보였으나, 개별 결과를 살펴봤을 때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SSD 집단의 한 아동은 한국어 전체 자음정확도가 82.76%였으나, 영어에서는 90.07%로 NSA 집단의 영어 전체 자음정확도 평균인 87.44%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낸 경우도 있었다. 또한 SSD 집단의 영어 전체 자음정확도 평균은 70.21-90.07%로 분포되어 NSA 집단(82.27-92.91%)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편차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본 연구에서 SSD 집단에 속한 아동 간의 모국어 산출 특성의 이질성으로 인한 결과로 짐작해 볼 수 있으나 어떠한 오류유형이 산출에 어느 정도의 전이를 보였는지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이러한 결과가 영어 교육의 시작시기, 가정에서의 영어노출 정도, 아동과 부모의 영어에 대한 관심 정도 등과 같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해석도 배제할 수 없다. 바꾸어 말해 환경적 요인을 적절히 설정할 경우 모국어 문제가 영어에 온전히 전이되지 않거나 혹은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며 모국어 중재와 외국어 교육은 서로 독립적으로 실시가능한 영역이라 해석할 수 있다.
영어 오류유형 분석 결과, SSD 집단은 NSA 집단과 마찬가지로 마찰음과 유음에서 대치오류를 가장 빈번하게 보였으며 이는 한국 초등학생들이 영어 듣기와 말하기에서 마찰음 /v/,/f/와 유음 /l/에서 가장 빈번한 오류를 보였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Lim, 2001). 이러한 양상은 영어와 한국어의 음운론적 차이로 해석할 수 있는데 영어 마찰음 가운데 /v/,/f/,/ɵ/,/ð/,/z/,/ʃ/,/ʒ/와 유음 /l/,/ɹ/은 한국어 음소에는 존재하지 않는 말소리들이다. 따라서 아동들은 한국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영어 말소리를 한국어 말소리 목록에 있는 유사한 소리로 대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 집단은 모두 영어의 모음오류 중 생략보다는 첨가 오류를 더욱 빈번하게 보였는데, 이는 서론에서 언급했던 한국어와 영어의 음절구조적 측면 차이로 해석할 수 있다. 영어와는 달리 한국어에서는 모음을 중심으로 앞뒤에 각각 하나의 자음만이 올 수 있는 음절구조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국어가 한국어인 두 집단의 아동은 영어의 자음군에 한국어 음절제약을 적용하여 모음을 삽입한 것으로 보인다. 영어 왜곡오류에서는 언어 내 왜곡에 비해 언어 간 왜곡의 비율이 높았는데 특히, SSD 집단 아동이 보인 ‘치간음화’ 왜곡오류가 영어에서도 관찰된 것은 이들의 모국어 오류가 영어에 전이된 직접적 근거로 볼 수 있다. 두 집단은 자음첨가 양상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먼저 NSA 집단의 자음첨가 예시를 살펴보면 /skweə/를 [skrweə]로 발음하거나 /kɪʧɪn/을 [kwɪʧɪn]로 발음하는 등의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오류형태는 영어를 발음하는 한국인 학습자들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오류형태로 입술과 혀를 과장되게 움직이는 경향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반면, SSD 집단은 /væn/을 [pænt]으로 발음한다거나 /kɪʧɪn/을 [kɪpʧɪn]으로 발음하는 등 NSA 집단과는 다른 첨가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오류유형 비율의 차이보다는 오류유형 내 질적 차이가 SSD 집단을 구분하는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영어 오류패턴 분석 결과, 두 집단 모두 비발달적 오류패턴에 비해 발달적 오류패턴을 빈번하게 보였으며, 이러한 경향성은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Ha, Johnson, & Kuehn, 2009; Kim, Ballard, & MacCann, 2016)에서도 관찰된 바 있다. 이는 모국어 말소리에 어려움이 존재하더라도 외국어 말소리를 학습할 때는 말소리장애아동도 일반아동과 동일하게 음운 발달의 보편성을 따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두 집단 모두 폐쇄음화를 가장 빈번하게 보였는데, SSD 집단의 경우 한국어에서도 폐쇄음화를 가장 많이 보였으므로, 이는 모국어 오류패턴의 전이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NSA 집단은 모국어에서 폐쇄음화 오류패턴이 출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어에서 상이한 결과를 보인 점은 다소 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아동이 영어를 발화할 때 보이는 오류의 원인은 아동의 모국어 간섭현상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보편적인데, Maddieson과 Disner (1984)는 두 언어 간 음소 체계가 대조적일수록 외국어 학습에 있어 모국어 간섭현상이 더욱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NSA 집단 아동이 영어에서 보인 폐쇄음화는 /f/나 /v/를 /b/ 또는 /p/로 대치(예, /fan/→[ban],/van/→[pan])하거나, /ð/나/ɵ/를 /d/로 대치(예, /fɛðə/→[pɛdə]) 하는 등 주로 한국어에 없는 말소리를 폐쇄음화 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한국어 마찰음의 음소목록이 영어에 비해 빈약하므로 다양한 조음위치에 의해 대립되는 영어 마찰음을 산출하기 위해 한국어에 상대적으로 풍부한 폐쇄음으로 대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치경마찰음은 언어 보편적으로 조음 방법과 위치 측면에서 정확한 조음이 어렵기 때문에 말소리 발달 과정에서도 가장 늦게 습득되는 말소리 중 하나이므로 일반아동도 산출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본다.
두 집단이 보인 또 하나의 빈번한 영어 오류패턴 중 하나는 종성 자음생략이었다. 단, NSA 집단은 단어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종성 자음생략 오류가 증가했지만, SSD 집단은 단어의 길이에 상관없이 빈번하게 종성자음을 생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SSD 집단의 음운단기기억(Kim & Ha, 2019; Bae, Ha, Koo, Hwang, & Pyun, 2016) 결함과 더불어 말소리장애아동의 종성 지각에 대한 어려움이 추가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발견한 추가적 모국어 전이양상은 마찰음의 파찰음화, 치간음화 및 치경 파찰음화가 오직 SSD 집단에서만 관찰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SSD 집단 아동들이 모국어에서 보인 마찰음의 파열음화 또는 치간음화 오류패턴이 영어에 전이된 것으로 볼 수 있다. Ganschow, Sparks와 Javorsky (1998)는 모국어 음운 문제가 외국어 학습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오류패턴 분석을 통해 선행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직접적 근거를 제시하였다.
결과적으로 SSD 집단과 NSA 집단은 모음생략을 제외하고는 오류율에서는 차이가 없었으며, SSD 집단 내에서도 언어에 따른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비록 말소리장애아동에게 영어 산출을 방해하는 기저요인이 존재할지라도 영어에서 일반아동과 유사한 오류 유형 및 오류패턴의 양상을 보였다는 결과는 말소리장애아동이 자신의 모국어 문제가 소거되지 않더라도 새로운 언어 학습을 시작할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이 가능한 또 한 가지 결과는 본 연구에서 발견한 언어 간 긍정적 전이의 가능성이다. 연구에 참여한 한 아동의 경우 한국어에서 파찰음을 모두 폐쇄음화 시키는 오류를 보였으나, 영어에서는 마찰음을 치경파찰음화(예, dɪts/ dɪs, supeits/ splæʃ) 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몇몇 아동은 한국어에서 마찰음을 산출하지 못하였으나, 영어에서는 /s/를 정조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한국어와 영어의 파찰음은 조음방법과 위치가 동일하며, 입술모양에서만 발음상의 차이점을 가진다. 즉, 말소리장애아동도 조음방법과 위치가 거의 동일한 음소일지라도 한국어와 영어 말소리를 구별하여 인식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는 언어 간 음절구조제약의 차이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는데 한국어 종성에는 불파음만 올 수 있는 제약으로 인해 파찰음은 초성에서만 실현되지만(Shin, 2016), 영어의 경우 치경파찰음이 종성에서도 실현되므로 어절 내 음소 위치를 반영하여 보다 쉽게 조음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결과는 말소리장애아동의 영어 말소리 산출 과정에서 모국어 전이 양상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고, 이들의 영어 학습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일반아동과 구분되는 말소리장애장애 아동의 영어 말소리 특성으로 ‘모음첨가율’과 같은 양적지표와 더불어 ‘자음첨가양상’이라는 질적지표를 발견하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말소리장애 아동의 영어 말산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모국어의 표면적 차이와 함께 기저 요인의 영향을 짐작해 볼 수 있었는데, 이에 따른 말소리장애아동의 기저 결함을 확인하고 이 가운데 영어 산출과 관련된 요인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의 후속 연구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