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세 한국 아동의 음운기억
Phonological Memory in 5 to 6 Year-Old Korean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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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배경 및 목적
음운기억은 말-언어 발달에 중요한 역할로, 아동이 새로운 어휘를 습득할 때 주요하게 작용한다. 본 연구는 5-6세 한국 일반 아동의 음운기억을 세 과제 유형으로 살펴보고 세 유형 간 관계, 그리고 음운기억과 어휘 능력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방법
만 5-6세 일반 아동 42명을 대상으로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문장 따라말하기, 그림 지적 검사, 그리고 수용 ·표현 어휘력 검사를 실시하였다. 아동의 음운기억 수행력을 분석하여 두 연령 집단을 비교하였다. 문장 따라말하기는 조음 오류를 포함하거나 제외하는 점수 체계로 구분하여 채점하였으며 오류 유형을 상세하게 분석하였다.
결과
세 음운기억 과제에서 문장 따라말하기의 문항별 정반응률을 제외하고는, 5세보다 6세의 정반응률이 모두 유의하게 높았다. 문장 따라말하기에서의 오류 유형을 분석한 결과 5세는 첨가 오류, 그중에서도 문법형태소 첨가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세 음운기억 과제는 서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한 수용 및 표현 어휘는 세 가지 음운 기억 과제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5-6세 사이에 일어나는 음운기억의 발달을 확인하였다. 세 음운기억 과제가 각각 활용하는 말 처리 모델의 요소를 확인하였으며 음운기억 과제와 어휘 능력의 관계를 논의하였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Phonological memory plays a crucial role in speech and language development, especially in the stages when children learn new vocabulary.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phonological memory using three different tasks believed to tap into phonological memory in 5 to 6 year-old Korean children, and examine the relationships among the three tasks and between phonological memory and vocabulary skills.
Methods
Forty-two typically developing Korean children aged 5-6 years completed nonword repetition (NWR), sentence repetition (SRT), and picture pointing tasks, as well as the 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Children’s correct responses were analyzed from each memory task and compared to examine whether the two age groups show different performances. Children’s responses from SRT were examined by two scoring systems including or excluding articulation errors and their error responses in SRT were analyzed in detail.
Results
Significantly higher correct response ratios were observed in 6-year-olds compared to 5-year-olds in the three phonological memory tasks, excluding correct item ratios of SRT. The results from error analysis of SRT showed that 5-year-olds had a significantly higher number of additions, particularly additions of grammatical morphemes. The three phonological memory tasks showed significant correlations with each other. Also, 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ies exhibited significant correlations with the three phonological memory tasks.
Conclusion
The study indicated active development of phonological memory between ages 5 and 6. We addressed the components in the speech processing model that the three phonological memory tasks tapped into, and discussed their relationship with vocabulary.
인지심리학에서 작업기억모델을 제안한 Baddeley (1986, 2000)에 의하면 음운기억은 말소리와 언어학적 정보를 일시적으로 유지하고 처리하는 능력으로 작업기억의 하나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음운루프(phonological loop)에 해당한다. 음운루프는 말소리와 언어학적 정보를 부호화(encoding)하고, 유지하고, 조작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음운루프는 말을 듣는 동안 이전에 들었던 단어나 문장을 기억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말을 하면서도 발화하기 전에 단어나 문장의 소리를 일시적으로 유지하고 처리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음운기억은 말-언어 발달에 필수적인 능력이며, 특히 말-언어 발달 초기에 해당하는 아동이 새로운 어휘를 학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Gathercole, Willis, Emslie, & Baddeley, 1992). 또한 아동은 언어 환경에서 어휘를 학습하고 사용하면서 음운표상을 견고하게 형성시켜 나간다. 이와 동시에 음운기억 능력도 지속적으로 발달하면서 말-언어 발달뿐만 아니라 학습 및 읽기 능력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Delcenserie, Genesee, Trudeau, & Champoux, 2021; Dufva, Niemi, & Voeten, 2001). 따라서 아동의 말-언어 발달상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령전기 음운기억의 발달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음운기억을 통해 처리하고 유지할 수 있는 구어 정보의 양은 4세 이후부터 청소년기에 걸쳐서 비약적으로 증가한다(Gathercole, 1998; Gathercole et al., 1992; Hulme, Thomson, Muir, & Lawrence, 1984). 음운기억의 비약적인 발달은 이 시기에 함께 이루어지는 조음 시연 처리(articulatory rehearsal process) 속도의 발달과 관련이 있다. 즉 성장함에 따라 조음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연(rehearsal)으로 구어 정보를 유지할 수 있는 양이 증가한다(Gathercole et al., 1992; Hulme et al., 1984). Gathercole (1998)는 음운기억의 발달은 시연과 기억으로부터 정보를 소환하는 속도가 발달적으로 증가하고, 내연적 시연(subvocal rehearsal)을 통해 청각 정보 이외의 다른 정보를 음운루프로 유입시켜, 음운정보를 적극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논의하였다. 음운기억의 발달을 살펴본 대표적인 연구로 Hulme 등(1984)이 있는데 일련의 낱말을 듣고 순서대로 말하게 하는 청각적 낱말 회상 과제를 통해 4세, 7세, 10세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음운기억의 발달을 살펴보았다. 선행연구 결과, 4세에는 보통 2-3개의 낱말을 회상할 수 있으며 점진적으로 증가해서 12세에는 약 6개의 낱말을 회상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면서 성인기가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기억의 폭이 증가함을 보여주었다.
음운기억은 말-언어 발달에 있어 중요한 기저 능력이기 때문에 인지심리학에서뿐만 아니라, 언어병리학에서도 다양한 과제를 통해서 아동의 음운기억을 측정하여 말-언어장애와의 관계를 살펴보고, 장애를 진단하거나 예후하는 표지로서 사용하고 있다(Conti-Ramsden, Botting, & Faragher, 2001; Conti-Ramsden & Hesketh, 2003; Weismer et al., 2000; Estes, Evans, & Else-Quest, 2007; Shriberg et al., 2009; Snowling & Stackhouse, 1983). 음운기억을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숫자, 의미와 무의미낱말, 문장을 청각적으로 제시하여 대상자가 듣고 따라말하게 하는 것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중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는 음운기억과 관련해서 언어병리학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임상에서 사용되는 과제로서, 어휘 표상의 개입 또는 접근 없이 검사어에 포함된 일련의 음운정보(자질)와 배열 규칙을 보유하고 처리하여 정확하게 산출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는 대표적으로 음운기억을 살펴보는 과제로서 사용되고는 있지만 무의미낱말을 듣고 따라말하기 위해서는 말지각, 음운기억, 음운표상, 말운동프로그램, 말운동프로그래밍, 말운동 실행이라는 일련의 말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무의미낱말에 포함되어 있는 말소리 정보를 정확하게 듣고 지각하는 능력이 필요하고(말지각), 청각적으로 제시되는 의미 없는 소리 조합을 듣고 일정 기간 보유하였다가 인출하는 능력(음운기억), 들은 자극의 말소리 자질과 배열 규칙에 접근하여 부호화하는 과정(음운표상)과 말소리의 추상적인 움직임의 정보(말운동프로그램)를 바탕으로 실제 움직임을 프로그램화하고 계획하여(말운동프로그래밍), 실제로 말운동 기관을 움직이는(말운동 실행) 과정을 걸쳐서 온전하게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말처리 과정 영역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배제하고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를 통해 음운기억을 측정하고자 한다면 다른 영역의 평가도 함께 진행하여 영역 간 관계와 영향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과제 외에 문장을 통해서도 음운기억을 측정할 수 있는데, 문장 따라말하기는 분명히 음운정보를 부호화하고, 보유하고 조작하는 능력을 기반으로(Willis & Gathercole, 2001) 하지만, 문장을 구성하는 언어의 의미, 형태, 구문론적 요소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아동의 언어 능력을 광범위하게 반영하는 과제라 할 수 있다(Alloway & Gathercole, 2005; Klem et al., 2015; Pi & Ha, 2023). 또한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도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와 마찬가지로 일련의 입력-표상-산출의 말처리 과정을 온전하게 거쳐야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는 순수하게 음운기억을 측정하는 과제로서보다는 전반적인 언어 능력을 포괄적이면서 간편하게 평가하는 과제로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언어권에서 단순언어장애(specific language impairment, SLI) 아동을 민감하게 선별할 수 있는 임상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Devescovi & Cristina Caselli, 2007; Hwang, 2012, 2014; Lee, Choi, & Hwang, 2014; Polišenská, Chiat, & Roy, 2015; Riches, 2012; Seeff-Gabriel, Chiat, & Dodd, 2010; Taha, Stojanovik, & Pagnamenta, 2021). 최근에 Pi와 Ha (2023)는 만 5-7세 말소리장애 아동을 조음장애, 음운지연, 음운장애 유형으로 분류하여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를 실시하여 오류 분석을 통해 수행력을 살펴보기도 하였다. 연구결과 말소리장애 아동 중에서도 음운 규칙 습득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말 정확도가 떨어지는 음운장애 아동이 가장 낮은 수행력을 보였다. 또한 음운장애 아동은 문장에 포함된 문법형태소를 정확하게 회상하여 따라하지 못하는 모습을 두드러지게 보이면서 형태구문론적 취약성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음운장애 아동은 음운 영역뿐만 아니라 문법, 구문을 포함하여 언어 전반에 걸친 규칙 체계와 표상에서의 제한적 발달로 인해 말 정확도가 떨어지고 언어 표현상의 어려움을 보일 수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한편 검사어를 듣고 구어로 반응하는 형식으로 음운기억을 평가하는 방법은 말 명료도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의사소통 문제를 보이는 말소리장애 아동에게는 어려움을 가중시켜 수행력이 낮게 측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말소리장애 아동의 구어적 반응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여러 연구에서는 낱말의 그림 지적하기 과제를 고안해서 사용하고 있다(Jeong & Ha, 2023; Waring, Eadie, Rickard Liow, & Dodd, 2017; Won & Ha, 2022). 대표적으로 Waring 등(2017)은 1음절 낱말을 최소 2개부터 시작해서 최대 8개로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제시하면서 낱말 그림을 순서대로 또는 역순으로 정확하게 지적한 낱말의 개수로 기억의 폭을 측정하였다. Won과 Ha (2022)는 Waring 등(2017)의 연구방법을 참조하여 5-6세 한국 일반 아동과 언어장애 동반 여부에 따른 말소리장애 아동의 음운기억을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말소리장애만을 보이는 아동은 일반 아동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언어장애를 동반한 말소리장애 아동은 일반 아동과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행력을 보이면서 음운기억상의 취약성을 보여주었다.
학령전기 아동을 대상으로 음운기억의 일반 발달 패턴을 이해하는 것은 새로운 음운정보와 언어를 학습해 나가는 아동의 능력을 이해하고, 말-언어 발달상의 어려움을 보이는 아동에게 필요한 교육과 언어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된다. 본 연구는 음운기억을 공통적으로 반영하지만, 말 처리 과정과 반응 방식 면에서 상이한 요소를 포함하는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문장 따라말하기, 그림 지적 검사를 이용하여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만 5-6세 아동의 음운기억 발달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과제 수행력 간 그리고 표현 및 수용 어휘 능력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면서 음운기억 과제의 성격과 음운기억과 어휘 능력 간의 관계를 고찰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대상자
본 연구는 서울, 경기 및 강원 지역에 거주하는 일반 아동 5세(남: 10명, 여: 11명)와 6세(남: 7명, 여: 14명) 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일반 아동은 (1) 부모 보고를 바탕으로 신경학적, 감각적, 발달상 문제가 없으며, (2) 수용 ·표현 어휘력 검사(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결과 -1 SD 이상에 속하고, (3) 한국 조음음운 프로파일(Korean Articulation Phonology Profile, K-APP; Ha, Kim, Seo, & Pi, 2021)의 ‘일음절 낱말’과 ‘다음절 낱말’ 검사 결과, 자음정확도 백분위수가 16%ile 이상이고, (4) 한국 비언어 지능검사-제2판(Korean Comprehensive Test of Nonverbal Intelligence-second edition, K-CTONI-2; Park, 2014) 결과 비언어성 인지 지수가 90 이상이며, (5) Ling 6음 결과, 모든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정확히 들을 수 있는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이 중 대상자 포함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다문화 아동 1명(여, 6세)이 포함되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아동의 공식 검사 결과는 연령 집단별로 Table 1에 제시하였다. 독립표본 t 검정을 실시한 결과 REVT 수용 및 표현 원점수에서 5세보다 6세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연령 집단 간 K-APP 일음절 및 다음절 낱말 자음정확도와 K-CTONI-2 지능 지수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자료수집 및 평가도구
본 연구는 한림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HIRB-2023-023)을 받아 진행하였다. 자료수집은 아동의 가정, 교육기관에서 진행하였으며, 평가 전 충분한 라포를 형성한 뒤에 평가를 실시하였다. 평가는 Ling 6음 검사, K-APP, K-CTONI-2, 음운기억 검사, REVT 순으로 실시하였다. 일반 아동의 음운기억 검사는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문장 따라말하기, 그림 지적 검사 세 가지 과제로 구성하였다.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수행 능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K-APP의 Part IV ‘무의미낱말’ 검사에 추가적으로 5음절 2문항, 6음절 5문항을 추가 제작하여 총 32문항을 음절 길이 순으로 들려주어 실시하였다(Appendix 1). 무의미낱말은 조음 난이도를 고려하여 자음은 비음, 파열음, 유음(설측음)만 포함시켰다.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는 3어절부터 시작해 9어절까지 점차 길어지는 14개의 문장을 개발하여 실시하였다(Appendix 2). 이 문장들은 어휘 형태소 83개와 문법 형태소 67개로 이루어졌으며, 단문 7개와 복문 7개로 형태구문론적 난이도가 점진적으로 높아지게 구성하였다. 또한 조음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자음은 비음, 파열음, 유음만으로 구성하였다. 본 문항에 들어가기 전 연습 문항 2개를 듣고 따라말하게 하여 검사 방법을 숙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말하기 과제는 아동이 무반응하거나 주의집중하지 않았을 경우 1회에 한하여 다시 들려주었으며 오반응 시에는 추가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추가 기회가 제공되었을 경우 마지막에 나타난 반응으로 분석하였다. 아동의 반응은 현장에서 즉시 기록하고 정확한 분석을 위해 다시 한 번 듣고 전사의 정확성을 확인하였다. 그림 지적 검사는 비구어 음운기억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Won과 Ha (2022)가 제작한 그림 지적 검사 문항 20개에서 추가 문항 10개를 제작하여 총 30문항을 실시하였다. 선행연구에서 사용한 그림 지적 검사는 그림을 2개에서부터 시작하여 최대 6개까지 지적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6-8개의 그림을 지적하는 문항을 추가하였다. 검사를 실시하기 전 그림 자극을 하나씩 제시해 따라말하도록 하여 검사 어휘를 익히게 하였다. 아동에게 흑백 선화 그림을 제시하고 2-8개로 그림 수가 증가하는 동안 들려주는 일련의 단어 순서대로 그림을 지적하도록 하였으며 모든 검사어는 초당 1음절씩 같은 속도로 들려주었다. 이때 연속적으로 6개의 문항에서 오반응 하였다면 검사를 중단하였다. 음운기억 검사는 순서효과(order effect)를 통제하기 위해 각 아동별로 세 음운기억 검사의 순서를 무작위로 다르게 배치하여 실시하였다.
자료분석
자료분석은 언어병리학 전공 학부생 6명이 1차적으로 아동의 반응을 전사하였다. 2차적으로 언어병리학 전공 석사 과정생 2명이 전사의 정확도를 점검하기 위해 전체 분석 자료 중 10%에 해당하는 4명의 아동 자료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독립적으로 전사한 뒤 신뢰도를 분석하였다.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와 문장 따라말하기 전사 신뢰도는 (일치한 음소 수)/(전체 음소 수)×100으로 계산하였다. 그 결과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신뢰도는 98.1%, 문장 따라말하기 신뢰도는 98.5%로 나타났다.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Nonword repetition)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는 아동의 수행력을 무의미낱말의 문항, 음절, 음소별 정반응률로 살펴보았다. 문항 정반응률은 전체 32개의 문항에서 아동이 정확히 산출한 문항의 비율로 산출하였다. 음절 정반응률은 전체 116개의 무의미낱말 음절 중 아동이 정확히 산출한 음절의 비율로 산출하였다. 음소 정반응률은 전체 235개의 음소 중 아동이 정확히 산출한 음소의 비율로 산출하였다.
그림 지적 검사(Picture pointing)
그림 지적 검사 채점은 문항 정반응률로 구하였으며 전체 30개의 문항 중에서 아동이 순서대로 정확히 지적한 문항 수의 비율로 산출하였다. 또한 각 아동마다 최대로 정확하게 지적한 낱말 수를 측정하여 연령 집단 간 평균을 측정하여 비교하였다.
문장 따라말하기(Sentence repetition task)
문장 따라말하기는 아동의 수행력을 문항, 어절별 정반응률로 산출하였다. 문항 정반응률은 전체 14개의 문장 중 아동이 정확히 따라한 문항의 비율로 구하였다. 어절 정반응률은 전체 85개의 어절 중 아동이 정확히 따라한 어절의 비율로 산출하였다. 문장 따라말하기는 발음 정확성을 배제한 점수 체계를 이용할 경우 음운기억 능력을 보다 직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고, 형태구문 측면과 관련된 언어 능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Pi & Ha, 2023; Seeff-Gabriel et al., 2010) 조음 오류 포함 여부에 따라 두 가지 점수 체계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즉 문항 점수와 어절 점수는 1) 언어 및 조음 오류를 모두 고려하는 점수 체계와 2) 조음상의 오류(예: 밖에 비가 내린다 → /바께 비가 내인다/)는 허용하고 언어 오류만 고려하는 점수 체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문장 따라말하기에서 나타난 오류 유형
문장 따라말하기는 점수 체계로 정량적으로 분석한 후에 추가로 아동의 오류 유형을 세분화하여 살펴보았다. Pi와 Ha (2023)의 오류 유형 분석을 참고하여 1) 생략, 2) 첨가, 3) 반복, 4) 도치, 5) 대치, 6) 재구성으로 세분화하여 분석하였다. 오류 유형 분석 시 조음 상의 오류는 허용하여 아동이 산출한 목표 언어를 기준으로 분석하였다.
생략
생략은 어휘형태소와 문법형태소 생략으로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어휘형태소 생략은 명사, 동사, 형용사 같은 내용어가 생략된 경우이다(예: 큰 하마를 봐요 → 하마를 봐요). 문법형태소 생략은 조사, 연결어미 등 기능어가 생략된 경우이다(예: 집에 돌아가요 → 집 돌아가요). 만약 아동이 어휘형태소와 문법형태소가 포함된 어절을 생략한 경우, 어절당 어휘형태소와 문법형태소 생략을 모두 오류 횟수에 포함하였다. 예를 들어 “아파트 놀이터에 그네가 몇 개 있니”를 “아파트 그네가 몇 개 있니”라고 산출한 경우, 어휘형태소와 문법형태소 생략을 각각 1회로 분석하였다.
첨가
첨가는 어휘형태소와 문법형태소 첨가로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어휘형태소 첨가는 목표 문장에 명사, 동사, 형용사 같은 내용어가 첨가되어 어절 수가 늘어난 경우이다(예: 아픈 아기가 → 귀엽고 아픈 아기가). 문법형태소 첨가는 목표 문장에 포함되지 않았던 문법형태소를 첨가하거나 기존 문법형태소에 새로운 기능을 가진 문법형태소를 첨가한 경우이다(예: 부엌에 두어요 → 부엌에도 두어요).
반복
단어 반복, 음절 반복이 일어난 경우는 반복으로 분석하였다. 예를 들어 “매일 행복해요”를 “매일매일 행복해요”라고 산출하였으면 단어 반복 오류로 분석하였으며, “예뻐 보여요”를 “예, 예뻐 보여요”라고 산출하였으면 음절 반복 오류로 간주하였다.
도치
도치는 어절의 순서가 바뀌는 오류를 도치로 보았다(예: 학교에 걸어가면 매일 행복해요 → 매일 학교에 걸어가면 행복해요).
대치
어휘형태소와 문법형태소 대치, 음운이 유사한 단어로 대치, 유사한 내용으로 문장 전체를 대치하는 경우 대치로 분석하였다. 어휘형태소 대치는 특정 어휘를 비슷한 의미의 어휘로 바꾼 경우이다(예: 열이 많이 나는 → 열이 엄청 나는). 대치 전· 후로 어절 수가 동일해야 대치로 분석하였으며 어절 수가 바뀐 경우에는 생략, 첨가 등 다른 오류 형태로 분석하였다. 또한 어휘형태소 대치로 인하여 문법형태소 대치도 일어난 경우에는 이중 분석하지 않고, 어휘형태소 대치만으로 분석하였다(예: 큰 오빠랑 → 큰 형이랑). 문법형태소 대치는 조사나 연결어미 등 목표 문법형태소를 바꾼 경우이다(예: 큰 하마도 봐요 → 큰 하마를 봐요). 음운이 유사한 단어로의 대치는 목표 단어와 아동이 산출한 단어의 말소리가 비슷한 경우에 해당하였다(예: 인기가 많은 → 영기가 많은). 유사한 내용으로 문장 전체가 대치된 경우는 대치된 후 어절 수가 동일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문장 전체 의미가 유사하게 유지되는 경우이다(예: 매일 행복해요 → 매일 기분이 좋아요).
재구성
목표 문장과 상관없이 제시된 문장의 일부를 재구성한 경우로 부분 문장 재구성, 완전 문장 재구성으로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부분 문장 재구성은 목표 문장을 부분적으로 재구성한 경우로 예를 들어 아동이 “열이 많이 나고 아픈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울어요”를 “약을 먹고 엄마 품에 안겨 울어요”라고 산출한 것을 부분 문장 재구성으로 분석하였다. 완전 문장 재구성은 목표 문장을 완전히 새로운 문장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도토리랑 땅콩을 노란 바구니에 담아 부엌에 두어요”를 “다람쥐가 도토리를 빨간 바구니에 부어요”라고 산출한 경우이다. 문장 재구성의 경우 재구성 횟수를 기재하고 목표 문장과 대비하여 문장 오류 분석을 추가로 실시하였다. 예를 들어 “동물원에 가면 코가 긴 코끼리와 입이 큰 하마도 봐요”를 “동물원에 가면 입이 큰 하마도 보고 뿔이 달린 코뿔소도 봐요”라고 산출한 경우 부분 문장 재구성 1회를 기재하고 추가적으로 ‘코가 긴 코끼리와’에 대한 생략 횟수와 ‘뿔이 달린 코뿔소도 봐요’에 대한 첨가 횟수를 분석하였다.
통계분석
통계처리는 IBM SPSS 26.0 (IBM corp., Armonk, NY, USA)을 사용하였다. 연령에 따른 일반 아동의 음운기억 능력을 살펴보기 위해 연령 집단을 독립변수로 설정하고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문장 따라말하기, 그림 지적 검사를 종속변수로 설정하여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음운기억 검사별 상관관계와 세 가지 음운기억검사와 어휘 능력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Pearson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음운기억 검사별 연령 간 수행력 차이
음운기억을 살펴보기 위한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문장 따라말하기, 그림 지적 검사의 정반응률을 Table 2에 제시하였다.
먼저,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문항에서의 정반응률이 5세는 68.01%, 6세는 76.49%로 5세보다 6세의 정반응률이 유의하게 높았다(t(40) = -2.243, p =.031).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음절에서의 정반응률이 5세는 85.22%, 6세는 90.56%였으며, 통계분석 결과 연령 집단 간 정반응률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t(40) = -2.230, p =.032).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음소에서의 정반응률이 5세는 91.87%, 6세는 95.16%로 나타났으며, 연령 집단 간 무의미낱말 음소 정반응률이 5세보다 6세에서 유의하게 높았다(t(40) = -2.201, p =.035).
언어 및 조음 오류를 모두 고려한 문장 따라말하기 문항 정반응률이 5세는 38.10%, 6세는 46.60%로 5세보다 6세의 문장 따라말하기 정반응률이 높게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조음 상의 오류를 허용하고 언어 오류만 고려한 문장 따라말하기 문항 점수에서도 5세는 47.28%, 6세는 56.12%로 6세의 정반응률이 높았지만, 연령에 따른 정반응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언어 및 조음 오류를 모두 고려한 문장 따라말하기 어절 정반응률에서 5세는 66.95%, 6세는 75.91%로 나타났으며 통계분석 결과, 5세보다 6세의 문장 따라말하기 어절 정반응률이 유의하게 높았다(t(40) = -2.368, p = .023). 언어 오류만 고려한 문장 따라말하기 어절 정반응률에서 5세는 69.80%, 6세는 78.26%로 나타났으며 연령 집단 간 정반응률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40) = -2.430, p =.020).
마지막으로 그림 지적 검사에서는 5세는 47.46%, 6세는 58.10%의 정반응률을 보였다. 통계분석 결과, 5세보다 6세가 그림 지적 검사에서 유의하게 높은 수행력을 보였다(t(40) = -2.536, p =.015). 그림 지적 검사에서 정확하게 지적할 수 있었던 최대 낱말 수는 5세는 5.14개, 6세는 5.57개로 6세가 높았지만 정확하게 지적할 수 있는 최대 낱말 수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음운기억 과제별 아동의 수행력을 요약하면, 문장 따라말하기의 문항별 수행력을 제외하고는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문장 따라말하기, 그림 지적 검사에서 모두 5세보다 6세의 정반응률이 높게 나타났다.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나타난 오류 유형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보인 오류 유형을 생략, 첨가, 반복, 도치, 대치, 재구성의 6가지 범주로 나누어 살펴보았으며 결과를 Table 3에 제시하였다. 두 연령 집단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한 오류는 생략, 대치, 첨가 순이었으며 생략의 경우 5세는 17.90회, 6세는 15.43회 보였다. 대치 오류는 5세가 8.14회, 6세가 6.10회 보였다. 첨가 오류는 5세가 6.38회, 6세가 2.14회 보였다. 반복 오류는 5세가 1.05회, 6세가 1회 미만으로 보였다. 도치, 재구성 오류는 두 집단 모두 평균 1회 미만으로 사용하였다. 이 중 5세가 6세에 비해 유의하게 첨가 오류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t(40) = 2.449, p =.021).
6개의 오류 유형을 세분화하여 살펴본 결과, 5세와 6세가 가장 빈번하게 보인 오류는 어휘형태소 생략으로 나타났다. 5세는 6세보다 어휘 및 문법형태소 생략, 어휘 및 문법형태소 첨가, 단어 반복, 어휘 및 문법형태소 대치, 음운적으로 유사한 단어로의 대치, 문장의 일부 및 완전 재구성 오류를 많이 보였다. 이 중 연령 집단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인 오류는 문법형태소 첨가로 5세가 3.10회, 6세가 1회 미만으로 나타났다(t(40) = 3.192, p =.004). 다른 오류 유형에서는 연령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음운기억 검사별 상관관계
REVT 수용 및 표현 원점수,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문장 따라말하기, 그림 지적 검사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피어슨 상관계수(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를 실시하였다(Table 4). 상관관계 분석에는 REVT 수용 및 표현 원점수,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음절 정반응률, 문장 따라말하기 어절 정반응률을 사용하였다. 분석 결과, REVT 수용 원점수는 언어 및 조음 오류를 모두 고려한 문장 따라말하기 어절 정반응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r = .542, p<.01). REVT 표현 원점수도 언어 및 조음 오류를 모두 고려한 문장 따라말하기 어절 정반응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r = .560, p<.01).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음절 정반응률은 그림 지적 검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며(r = .607, p<.01), 조음상의 오류를 허용하고 언어 오류만 고려한 문장 따라말하기 어절 정반응률은 그림 지적 검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r = .621, p<.01).
논의 및 결론
만 5-6세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모든 한국 음소를 습득하여 안정적인 말소리 산출과 언어 표현을 할 수 있으며, 음운인식을 비롯하여 초기 문해 능력을 본격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중요한 시기이다. 본 연구는 5-6세 아동을 대상으로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문장 따라말하기, 그림 지적 검사를 실시하여 음운기억 발달 현황을 살펴보았다.
세 가지 음운기억 과제를 통해 일반 아동의 수행력을 살펴본 결과, 모든 과제에서 6세는 5세보다 유의한 차이를 보이면서 이 시기에 음운기억의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는 문항, 음절, 음소별로 정반응률을 살펴보았는데 모든 단위에서 6세가 5세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Ha (2020)는 2세부터 6세까지의 한국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의 발달을 살펴보았다. 선행연구에서는 2세 후반부터 3세 전반 사이에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의 수행력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다가 4세 전반에 이르러 높은 연령과 유의한 차이가 사라지면서 안정적인 수행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5세와 6세간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본 연구결과와 다소 상이하다. 연구 간 일반 아동의 무의미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 상의 차이는 검사어 조건과 관련이 있다. Ha (2020)의 연구에서는 K-APP의 Part IV ‘무의미낱말’ 검사에 포함된 2음절부터 5음절까지로 구성된 25개의 무의미낱말을 사용하여 발달 패턴을 살펴보았다. 반면에 본 연구에서는 K-APP의 무의미낱말 리스트에 5음절어 2개와 6음절어 5개를 추가하여 음운기억의 폭을 증가시켜 살펴보았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5-6세 아동의 음운기억의 폭을 측정하는 데에는 본 연구에서 사용한 5음절 이상의 검사어가 보다 더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문장 따라말하기를 통해서 음운기억의 발달 현황을 살펴본 결과는 문항 단위로 측정했을 때에는 두 연령 간 차이가 없다가, 아동의 반응을 어절 단위로 측정한 경우에는 6세가 유의하게 수행력이 높았다. 즉 3어절에서부터 9어절로 구성된 문장에서 모든 어절을 정확하게 산출하는 문항의 수는 두 연령 모두 절반 정도로 비슷해서 발달상의 변화를 관찰할 수 없었으나, 문항 내에서 정확하게 산출한 어절의 수는 6세가 유의하게 많아 발달상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문장 따라말하기를 조음 오류 포함 여부에 따라 아동의 수행력을 차별적으로 분석하였는데, 조음 오류를 포함했을 때와 비교해 조음 오류는 허용하고 목표 문장의 언어적인 측면만을 고려한 경우에는 두 연령 모두 수행력이 약 10% 정도 높아졌다. 본 연구에 참여한 5-6세 일반 아동은 낱말 수준에서 자음정확도가 평균 98-99% 였고, 문장의 조음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파찰음과 마찰음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문장 수준에서는 조음 오류가 증가하여 문장 따라말하기 상의 수행력의 변화를 보였다. 따라서 5-6세의 문장 따라말하기 수행력은 문장의 요소를 부호화하고, 보유, 조작하여 재생하는 음운기억뿐만 아니라, 언어와 조음 능력이 상호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아 나타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에 어려움을 보일 경우 어떠한 오류를 보이는지 자세히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두 연령 모두 생략, 대치, 첨가 순서로 오류를 보였다. 오류 유형 중에서 첨가가 유일하게 연령 집단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5세 아동이 6세 아동에 비해 새로운 어휘나 문법형태소를 첨가하는 모습을 보다 빈번하게 보였다. 특히 오류 유형의 세부적인 항목 중에서 문법형태소 첨가 빈도가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를 보이면서, 6세 아동과 비교해 5세 아동은 다른 조사나 어미와 같은 요소를 첨가하여 문장을 따라말하는 빈도가 증가하였다(예: “부엌에 두어요”→“부엌에도 두어요”). 목표 문장에 문법형태소를 첨가하는 것은 음운기억상의 불안정함과 함께 문법형태소 지식과 표현상의 제한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생략 오류는 문장의 음운정보를 유지하고 인출 또는 소환하지 못한 결과이고, 대치와 첨가는 불안정한 음운기억을 전략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다른 유사한 정보를 첨가하거나 대치하는 모습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음운기억이 점진적으로 발달해 나가는 일반 아동은 문장의 일부를 생략하면서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문장의 일부 정보를 다른 정보로 대치하거나 새로운 정보를 첨가하면서 발달 중인 음운기억을 보완하려는 시도를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에 말-언어 발달상의 제한을 보이는 아동은 일반 아동과 비교해 음운기억 발달 측면에서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말소리장애의 하위유형별로 문장 따라말하기의 수행력과 오류를 살펴본 Pi와 Ha (2023)에서는 생략, 특히 문법형태소 생략 오류를 조음장애와 음운지연 아동에 비해 음운장애 아동이 빈번하게 보였다. 또한 음운장애 아동은 어절을 통째로 생략하여 어휘와 문법형태소를 동시에 생략하는 경우와 특정 격조사를 반복적으로 생략하거나 보조사와 어미를 생략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보이면서 문법 규칙과 사용상의 어려움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를 언어 처리 과정에서 음운기억과 같은 특정 요소의 역할보다는 각 요소의 상호 복합적인 영향과 기저의 말-언어 능력을 광범위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그림 지적 검사에서도 두 연령 집단이 정확한 순서대로 낱말을 지적한 반응이 집단 간의 차이를 보여 5-6세 사이에 일어나는 음운기억의 발달 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5-6세 아동이 정확하게 지적할 수 있었던 최대 낱말 수가 평균 5.14-5.57개로 나타나, 이 시기에 대다수의 일반 아동은 최대 5개의 낱말을 듣고 순서대로 지적할 수 있는 음운기억 폭의 발달을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본 연구와 동일한 방식으로 5-6세 일반과 말소리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음운기억의 폭을 살펴본 Won과 Ha (2022) 연구자료를 본 연구와 같이 아동이 정확한 순서대로 지적할 수 있는 최대 낱말 수로 재분석한 결과, 본 연구결과와 일관성 있게 일반 아동은 평균 5.2개의 음운기억 폭을 보였다. 또한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은 평균 4.3개의 낱말을 정확한 순서대로 지적할 수 있었으며, 언어장애를 동반한 말소리장애는 평균 3.2개를 지적하여, 말소리장애 특히 언어장애를 동반한 말소리장애 아동이 음운기억상의 취약함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림 지적 검사는 무의미낱말과 문장 따라말하기와 비교해 말 처리 과정에서 입력-표상-산출 단계의 영향을 최소로 받으면서 음운정보를 기억하고 재생하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다. 특히 말명료도가 떨어지는 말소리장애 아동에게 구어로 반응하는 검사 조건은 음운기억에 대한 부하를 증가시키거나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Waring et al., 2017), 무의미낱말과 문장 따라말하기 과제에 비해 언어와 조음 요소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배제하고 아동의 음운기억의 강점 또는 취약성을 살펴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5-6세 일반아동의 음운기억의 발달 현황과 더불어 음운기억 과제 수행력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음운기억과 표현 및 수용 어휘 능력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세 음운기억 간 상관계수가 모두 .50 이상으로 유의한 관계를 보였으며, 그중 무의미낱말과 그림 지적 검사 간 상관계수가 .61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수용 및 표현 어휘력과 세 가지 음운기억 과제 간 상관관계도 모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음운기억과 어휘 습득 및 지식 간의 관계를 살펴본 선행연구를 일관성 있게 지지하고 있다(Delcenserie et al., 2021; Gathercole et al., 1992; Gathercole, Service, Hitch, Adams, & Martin, 1999; Snowling & Hulme, 1994). 음운기억은 어휘 습득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면서, 아동이 새로운 어휘를 반복해서 듣고 사용하면서 어휘 지식이 확장되는 것과 더불어 음운기억이 강화되고, 음운표상도 정교해진다(Snowling & Hulme, 1994). 즉 음운기억과 어휘 능력은 상호 보완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발달해 나간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두 연령 집단 간 성비에 차이가 있었다. 5세는 남녀 성비가 비슷했으나 6세는 여아가 남아보다 2배 많아서 연령 집단 간 음운기억 과제 수행력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어 결과 해석과 일반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본 연구는 문헌에서 음운기억을 측정하는 과제로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세 가지 과제를 이용하여 5-6세 일반 아동의 발달 현황을 살펴보았다. 무의미 낱말과 문장 따라말하기와 그림 지적하기는 음운기억을 반영하지만 말 처리 모델에서 음운기억 외에 사용하거나 영향을 주고받는 요소와 자원은 서로 상이하다. 따라서 세 가지 음운기억 과제를 실시했을 때 아동이 과제 간 수행력의 차이를 보인다면 아동의 기저 결함이 음운기억인지, 말 처리 모델에서 다른 단계와 더 관련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말 습득 과정을 보이면서 안정적인 말 처리 과정을 보이는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각 음운기억 과제가 말 처리 모델에서 어떤 요소를 상대적으로 더 반영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 있다(Delcenserie et al., 2021). 따라서 말 처리 모델 중 특정 단계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말-언어장애를 대상으로 음운기억 과제의 수행력을 살펴보면 각각의 음운기억 과제가 말 처리 과정에서 어떤 단계와 요소를 상대적으로 더 의존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