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의 말속도, 청자의 성별, 연령과 말속도가 청자의 호감도 평가에 미치는 영향
Perception of Voice Attractiveness: Effects of Speaking Rate, Gender, and Age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배경 및 목적
본 연구에서는 화자의 말속도, 청자의 성별 및 연령이 청자의 음성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호감도와의 관련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방법
화자 음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음성 코퍼스에서 20-30대 남자 4명, 여자 4명을 선정하였으며, 8명의 음성을 0.8배, 1.2배로 조작하여 최종 24개의 음성파일을 호감도 평가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청자 집단으로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소년층(14명), 청년층(16명), 장년층(14명)을 모집하였고, 각 음성에 대한 호감도를 청지각적으로 평가하도록 지시하였다. 청자의 발화 데이터를 수집하여 청자의 말속도를 측정하였다.
결과
청자의 연령대에 따른 말속도별 호감도는 유의한 결과가 없었으나, 모든 집단에서 보통, 느린, 빠른 말속도 순으로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청자의 성별에 따른 호감도 분석 결과에서는 장년층 집단에서 남성이 빠른 말속도에 호감도가 유의하게 낮았다. 청자의 말속도와 화자의 말속도 사이의 상관관계는 느린 말속도에서만 유의하였는데, 빠른 말속도의 청자일수록, 특히 장년층에서 느린 말속도에 낮은 호감도를 보였다.
논의 및 결론
말속도에 따른 호감도는 청자의 성별, 연령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남성 장년층 청자는 화자의 빠른 말속도에 부정적인 호감도를 보인다. 본 연구는 청자의 성별과 연령대에 따라 화자의 말속도에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effects of the speaker’s speech rate level, listener’s age, and gender on the listener’s attractiveness evaluation of the speaker’s voice.
Methods
A total of 8 speaker voices (4 males and 4 females in their 20s-30s) were selected from the speech corpus provided by the National Institute of Korean Language. These voices were manipulated to be 0.8 times and 1.2 times their original speed, resulting in 24 voice files for attractiveness evaluation. Evaluators were recruited from different age groups: adolescents (14), young adults (16), and middle-aged adults (14). They were instructed to perceptually evaluate the attractiveness of the speaker’s voice. In addition, speech data from evaluators were collected to measure their actual speech rates.
Results
Evaluator age groups did not show significant differences in attractiveness scores. However, across all groups, the attractiveness ratings were consistently higher for normal speech rates. Middle-aged male evaluators reported a significant decrease in attractiveness for faster speech rates. The correlation between the actual speech rate of evaluators and speakers was significant only for slower speech rates, indicating that evaluators with faster speech rates, especially males, showed lower attractiveness.
Conclusion
The listener’s attractiveness evaluation may depend on the listener’s gender and age according to the speaker’s speaking rate, with middle-aged male listeners being particularly inclined to find fast speech rates unacceptable. This study underscores the significance of speech rate as an acoustic evaluation factor influencing listener attractiveness.
현대 사회에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인터넷 기반의 소통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소통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Rhie, Byun, & Lee, 2021), 우리는 상대방과 얼굴을 직접 마주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감소한 환경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는 자주 대화 상대와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지 않은 채 음성으로만 소통하며, 이로 인해 의사소통 맥락에 따른 음성의 특성과 중요성에 관한 연구는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Kwon, 2016). 또한, IT 기기의 발전으로 음성이 아닌 텍스트만을 사용한 대화 역시 증가하면서, 서로 간에 음성을 사용하여 대화하는 시간은 감소하였다. 이때 역설적으로 음성을 사용한 대화 시간의 감소는 짧은 시간에 음성을 사용하여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의 중요성 강조로 이어졌으며, 이에 따라 음성 전달력 및 호감도를 향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Choi, Cho, & Jeong, 2016). 즉,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한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의사소통 상황에서 메시지의 해석에 있어 내용(7%)보다 목소리(38%)가 차지하는 비율이 더 높다는 Mehrabian과 Williams (1969)의 연구결과가 오늘날 더욱 그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음성 호감도에 관한 연구는 화자, 청자, 문맥 요인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각 요인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음성 호감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화자 요인의 경우, 화자가 산출한 발화의 말속도, 강도, 음도, 억양과 같은 음향학적 특징이 음성 호감도를 결정짓는 핵심 특징으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준언어적인 요소들은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며(Lee & Hur, 2008), 화자는 상황에 맞춰 이들을 적절하게 조절한다. 이러한 준언어적 요소들을 조절하는 과정은 음성 호감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won, 2015). 예컨대 빠른 말속도는 말에 생기를 주어 적극적인 인상을 줄 수 있으며(Choi, 1999), 아나운서들은 말의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높은 음도를 사용하기도 한다(Kim, Kim, & Yoo, 2021). 음도의 변화가 크고 억양이 단조롭지 않은 음성은 매력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Hwang & Han, 2019). 또한, 남성 화자는 억양 변화에서, 여성 화자는 높은 음도와 중간 정도의 발화 속도가 높은 호감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Kwon, 2015). 이처럼 화자의 음향학적 특징은 성별에 따라 호감도 평가에 있어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청자 요인의 경우, 주로 청자의 성별에 따른 호감도 인식 차이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남성은 높은 음도의 여성 음성을, 여성은 낮은 음도의 남성 음성을 선호한다는 점은 이미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Jones, Feinberg, Debruine, Little, & Vukovic, 2008; Kim, 2007). 이에 더해 남녀 청자 간에는 동일한 화자 음성에 대해 호감도 차이가 나타났다. 남성 청자는 여성 화자의 목소리가 음도가 높고, 보통 속도일 경우, 여성 청자에 비해 더 높은 호감도를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반대로 여성 청자는 여성 화자의 목소리가 음도가 더 낮고, 속도가 느리더라도 남성 청자에 비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Hwang & Han, 2015). 또한 여성 청자는 남성 청자에 비해 남녀 화자 모두에 더 높은 ‘부드러움’을 부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Song et al., 2022). 이에 더해 대화 문맥 요인을 고려한 호감도 인식에 관한 연구 또한 진행되었다. 일방향 정보전달 상황의 경우, 빠른 말속도의 화자가 느린 말속도의 화자보다 설득력 있으며, 호의적인 인상을 준다(Raymond, 1986). 실제로 라디오 진행자와 같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화자의 경우 빠른 말속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Lee, 1999). 이는 낭독과 자유 발화에서 화자의 말속도가 일반적으로 상이하기에 호감도 인식에도 화자의 말속도가 문맥에 따라 각각 다르게 작용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화자, 청자, 문맥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음성 호감도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Kwon (2012)에 따르면 목소리의 준언어학적 요소에 대한 연구는 과거에 비해 현재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화자의 음향학적 특징 중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요소는 말속도이다. 다수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화자의 말속도에 따른 호감도 인식에 관해 다양한 청자 요인과 함께 살펴본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연구는 청자 요인으로 성별만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청자의 음성 호감도와 관련하여 화자의 말속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다수의 선행연구 결과를 참고할 때, 화자의 말속도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화자의 말속도가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00년대 초반에 한국어를 사용하는 20-30대 일반 성인의 말속도를 초당 음절 수로 살펴보면 4.13-4.41이었으나(Shim, 2004; Shin & Han, 2003), 2010년대 후반에 한국어를 사용하는 20대 일반 성인의 말속도를 초당 음절 수로 살펴보면 5.35-6.88이었다(Kim et al., 2022; Seo & Shin, 2019). 이러한 연구결과는 한국어 화자의 평균 말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화자의 말속도는 시대에 따라 변화됨과 동시에 화자의 연령에 따른 차이도 있다. 예를 들면, Kim 등(2022)의 연구에서 살펴보면, 청년층의 초당 평균 음절 수는 6.880로, 장년층의 초당 평균 음절 수인 5.647과 비교하였을 때, 청년층이 1초에 1개 이상 더 많은 음절을 발화하고 있었다. 이는 연령 세대에 따른 평균적인 말속도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인데, 노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느린 평균 말속도를 가진다는 것은 이미 다수의 선행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Jeon, Kim, Shin, & Chang, 2011; Seo & Shin, 2019; Shin & Lee, 2017). 실제로 Lee, Shin, Yoo와 Kim (2017)의 연구에서는 한국어의 발화 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연령 세대라고 언급하면서, 장년층은 청년층에 비해 조음과 휴지 두 요소가 모두 길게 나타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Lee (2011)의 연구에서 노인집단 내에서도 고연령군이 유의하게 느린 발화 속도를 보임을 확인하여 연령의 증가가 말속도의 감소로 이어짐을 다시 입증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시대와 세대에 따른 화자의 말속도 차이가 청자의 음성 호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화자의 말속도가 청자의 음성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서로 상이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Lee (2004)는 빠른 말속도는 청자에게 화자가 급하게 말한다는 인상을 주어 부정적으로 평가된다고 하였으나, Choi (1999)는 이와는 반대로 화자의 느린 말속도는 청자에게 화자가 게으르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국외 연구에서는 전반적으로 화자의 빠른 말속도가 청자로 하여금 화자가 신뢰롭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하게 한다고 보고하였다(Smith, Brown, Strong, & Rencher, 1975; Street, Brady, & Lee, 1984). 또한, 말속도에 따른 음성 호감도는 화자의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Kwon (2015)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 화자의 경우 빠른 목소리가 청자에게 높은 호감도를 주었으며, 여성 화자의 경우에는 중간 속도의 목소리가 청자에게 높은 호감도를 주었다. 반면에, Hwang과 Han (2015)의 연구에서는 빠른 속도로 말하는 남성은 청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평가되지 못했으며, 느린 속도로 말하는 여성은 청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평가되지 못하였다. 즉, 화자의 말속도가 청자가 인식하는 음성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은 화자 및 청자의 성별에 따라 상이하였다. 또한, 국내외 연구결과에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말속도에 따른 호감도 인식에는 사회문화적인 영향도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청자의 특성 또한 호감도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존재하기도 하였다. 청자의 성별 변수를 고려한 Kwon (2016)의 연구에서 남성 청자는 느리게 말하는 화자에게, 여성 청자는 빠르게 말하는 화자에게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또한 Feldstein, Dohm과 Crown (2001)은 화자의 말속도와 청자의 말속도를 함께 분석하였는데, 청자는 자신의 말속도와 유사한 말속도의 화자에게 가장 높은 호감도를 느낀다고 보고하였다.
결국 앞서 본 다수의 연구를 통해, 화자의 말속도, 화자 및 청자의 성별, 청자의 연령대, 청자 본인의 말속도 등의 다양한 사회언어학적 변수들이 음성 호감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화자의 음성에 대한 청자의 호감도는 청자 본인의 말속도에 따라 차이가 존재하며, 한 개인의 말속도는 시대 및 세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즉, 과거보다 현재에서, 장년층 및 노년층보다 청년층에서 말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현재 상대적으로 느린 말속도를 가지며, 사회 전체의 평균적인 말속도가 느린 시대에 살았던 장년층 및 노년층의 경우, 말속도에 따른 화자의 음성에 대한 호감도가 청년층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국내외에서 화자의 말속도에 따른 음성 호감도에 관한 다수의 연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화자 및 청자 특성을 함께 고려하여 음성 호감도를 살펴본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화자의 말속도, 청자의 성별, 청자의 연령대가 음성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화자의 말속도에서의 음성 호감도와의 관련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음성 호감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파악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의사소통 맥락에서 화자가 청자가 지각하는 음성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자는 화자와 청자 집단으로 구분된다. 화자는 공개 코퍼스 음원에 포함된 성인이며, 청자는 공개 코퍼스의 음원을 청취해본 경험이 없는 성인이다.
화자 집단
화자 집단은 국립국어원 서울말 낭독체 발화 말뭉치(버전 2.0)에 녹음된 성인으로 선정하였다. 국립국어원 서울말 낭독체 발화 말뭉치(버전 2.0)는 서울 및 경기 지역에 거주해 온 서울말 화자 120명의 낭독체 발화를 80,000개 이상 수집한 데이터로, 개개인이 다양한 형태의 글을 읽은 것에 대한 녹음 파일을 보유하고 있다(National Institute of Korean Language, 2021). 본 연구의 화자는 (1) 서울 및 경기 지역에서 출생 및 성장하였으며, (2) 언어이해와 표현력에 문제가 없고, (3) 발음 및 청각 능력 등의 문제로 인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성인이다. 본 연구에서는 서울말 낭독체 발화 말뭉치에서 ‘요람기’ 이야기에 수록된 발화인 ‘봄이면 뻐꾸기 울음과 함께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고 가을이면 감과 단풍이 풍성하게 피는 물 맑고 바람 시원한 산간마을이었다’ (총 51음절)라는 문장만을 연구에 사용하였다. 해당 발화를 산출한 화자 중에서 20-30대인 화자만으로 59명(남 39명, 여 20명)의 발화를 선정하였다. 선정된 화자의 음성 파일의 말속도(초당 음절 수)를 Praat (version 6.1.51)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그 후, 저자 5명이 음량, 음질, 명료도, 유창성 등을 평정하여, 전체 화자 말속도의 평균값과 가장 가까운 남자 4명, 여자 4명 화자의 음성을 최종 선정하였다.
청자 집단
청자 집단은 만 13-18세의 청소년 14명(남 8명, 여 6명), 만 20-34세의 청년 16명(남 7명, 여 9명), 만 50-66세의 장년 14명(남 6명, 여 8명)이다(Table 1). 모든 청자는 (1)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2) 자가 보고를 통해 언어 이해 및 표현에 문제가 없으며, (3) 수도권 거주 3년 이상인 자로 서울말에 익숙한 자들로 구성하였다. 청자를 수도권 거주로 한정한 이유는, 타지역 방언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화자의 경우 호감도를 평정하는 데에 있어서 말속도 외에 다른 요인(억양, 톤, 쉼 등)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자는 모두 화자와 동일하게 서울말을 수용하고 표현하는 데에 익숙한 대상자로만 구성하였다.
연구도구
음성데이터
국립국어원 서울말 낭독체 발화 말뭉치(버전 2.0)에서 선정한 화자 8명(남 4개, 여 4개)의 음성을 Praat (version 6.1.51)을 사용하여, 음성을 0.8배속, 1.2배속으로 각각 제작하였다. 호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말속도를 제외한 다른 준언어학적 요인의 영향을 최대한 배제시키기 위해 동일 화자 음성의 속도를 조절하였다. 음성 속도는 연구자 5인이 빠르기가 조절된 5개의 배속 중 자연스럽다고 생각되는 빠르기인 0.8배속, 1.2배속을 선정하였다. 이후, 남성 음성 10개, 여성 음성 10개를 선정된 빠르기에 맞춰 3가지 음원으로 변환 후, 연구자 5인이 자연스러움에 대하여 평정하여 가장 자연스러운 것으로 평가된 상위 4개씩의 음성을 연구에 사용하였다. 이에 따라, 화자 8명의 음성을 세 가지 말속도인 느림(0.8배속), 보통(그대로), 빠름(1.2배속), 총 24개의 음성으로 음성 호감도 파일을 구성하였다. 24개의 음성에 대한 0.8배속, 1.0배속, 1.2배속의 전체 말속도는 1초당 발화된 음절 수(syllable per second, SPS)로 산출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청자 반응 자료 제작
순서효과와 학습효과를 배제하기 위해서, 화자의 말속도를 고려하여 총 24개(화자 8명× 3가지 말속도 수준)의 음성 파일의 제시 순서를 역균형화(counterbalancing)하고, 음성 파일을 무선화(randomization)하여 배치한 후 음성 파일 세트를 2개(set 1, set 2)로 구성하였다.
음성 호감도 측정을 위한 설문 문항 제작
본 연구에서 화자의 음성에 대한 호감도 평가를 위한 설문 문항은 Song 등(2022)과 Kwon, Jeon, Yoo, Oh와 Lee (2022)의 연구를 참고하여, 문항의 구성요소를 음성의 말속도(speech rate), 명료도(clarity), 부드러움(softness), 친절함(kindness), 신뢰도(reliability), 선호도(preference)로 총 6가지로 구성하였다. 설문 문항은 청자가 24개의 음성을 하나씩 들은 후에 6가지 항목에 대해 각각 7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구성하였다(Table 3). 항목별로 살펴보면, 말속도는 청자가 화자의 음성을 듣고 얼마나 빠르게 느끼는지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며, 화자의 목소리가 빠르다고 느낄수록 7점, 느리다고 느낄수록 1점이다. 명료도는 화자의 음성을 듣고 얼마나 명료하게 느끼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명료하게 잘 들릴수록 7점, 잘 들리지 않을수록 1점이다. 그리고 부드러움, 친절함, 신뢰도에서도 해당 항목이 평가하는 음성의 특징이 강하게 느껴질수록 7점으로 평가하도록 지시했다. 마지막으로, 선호도는 청자가 들은 음성에 대한 선호도를 말하며, 선호되는 음성일수록 7점, 그렇지 않을수록 1점으로 평가하도록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음성데이터(느림, 보통, 빠름)에 대해 청자가 평정한 설문 문항 중 말속도를 제외한 5개의 각 항목에 대한 평균값의 합산 점수를 청자가 지각한 화자의 음성 호감도 점수로 산출하였다.
음성 호감도 측정 절차
음성 호감도 측정은 조용한 장소에서 진행되었으며, 연구자와 청자가 일대일 대면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이때, 연구자는 청자가 헤드폰을 착용하여 화자의 음성을 듣도록 하였으며, 들려주는 음성의 강도는 청자가 본인에게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자는 청자에게 화자의 음성 파일을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들을 수 있다고 안내하였으며, 음성을 하나씩 들은 후 바로 음성 호감도 항목을 평정하도록 지시하였다.
청자의 말속도 측정
본 연구에서는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화자의 말속도에 대한 음성 호감도 간에 상관이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청자의 말속도를 측정하였다. 청자의 말속도 측정을 위해 사용한 읽기 과제는 화자의 음성 수집과 동일한 문장인 ‘봄이면 뻐꾸기 울음과 함께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고 가을이면 감과 단풍이 풍성하게 피는 물 맑고 바람 시원한 산간 마을이었다’ (총 51음절)를 사용하였다. 청자의 음성은 Apple사의 Iphone의 내장된 마이크와 음성 메모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여 녹음하였다. 화자의 음성 파일을 wav 파일로 변환하여, Praat (version 6.1.51)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청자의 말속도를 초당 음절 수로 산출하였다(Table 4).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 수집한 호감도 설문 자료와 음성데이터들은 모두 IBM SPSS Statistics version 27 (IBM, Armonk, NY, USA) 프로그램으로 분석하였다. 화자의 말속도(느림, 보통, 빠름), 청자의 성별(남, 여), 청자의 연령대(청소년, 청년, 장년)에 따른 음성 호감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삼원혼합분산분석(three-way mixed analysis of variance)을 실시하였다. 이때, 반복측정분산분석에 대해서 구형성 검정을 실시하여 구형성 가정을 충족하지 않을 경우, Greenhouse-Geisser로 수정된 자유도와 F값으로 해석하였다. 그리고 청자의 말속도와 화자의 말속도에 따른 음성 호감도 간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Pearson 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연구결과
화자의 말속도, 청자의 성별 및 연령대에 따른 음성 호감도
청자의 성별(남성, 여성)과 청자의 연령대(청소년, 청년, 장년)를 개체 간 요인으로, 화자의 말속도 수준(느림, 보통, 빠름)을 개체 내 요인으로 삼원혼합분산분석(three-way mixed ANOVA)을 유의수준 .05에서 실시하였다. 이에 대한 기술통계 결과는 Table 5에 제시하였다. 화자의 말속도(Mauchly’s W= .721, χ2 =12.116, p<.01)에서 구형성 가정을 만족하지 못하여, Greenhouse-Geisser의 F값으로 해석하였다.
분석 결과, 화자의 말속도에 대한 주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1.563,59.410) = 85.032, p<.001). 이에 대한 Bonferroni 사후검정을 실시한 결과, 화자의 말속도가 느림과 보통(p<.001), 느림과 빠름(p<.001), 보통과 빠름(p<.001)에서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Figure 1). 즉, 화자의 말속도가 느리거나 빠를 때보다는 보통일 때, 그리고 화자의 말속도가 빠를 때보다는 느릴 때, 청자의 음성 호감도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자의 연령대에 대한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으며(F(2,38) =.185, p>.05), 청자의 성별에 대한 주효과도 유의하지 않았다(F(1,38) =.973, p>.05).
본 연구에서 화자의 말속도와 청자의 연령(F(3.127,59.410) =.346, p> .05), 화자 말속도와 청자의 성별(F(1.563,59.410) =.267, p>.05), 청자의 성별과 연령(F(2,38) =.783, p>.05)에 대한 이차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화자 말속도, 청자의 연령, 청자의 성별에 대한 삼차 상호작용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3.127,59.410) = 3.071, p<.05). 삼차 상호작용 효과를 검정하기 위하여 청자의 연령대 집단별로 이원혼합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청소년 집단에서는 화자의 말속도에 대한 주효과가 유의하였지만(F(1.227,14.728) =19.990, p<.001), 청자의 성별에 대한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F(1,12) = .118, p>.05). 화자의 말속도와 청자의 성별에 따른 이차 상호작용효과가 유의하지 않았다(F(1.227,14.728) =.288, p>.05). 청년 집단에서는 화자의 말속도에 대한 주효과가 유의하였지만(F(2,28) = 51.949, p<.001), 청자의 성별에 대한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F(1,14) = .494, p>.05). 화자의 말속도와 청자의 성별에 따른 이차 상호작용효과가 유의하지 않았다(F(2,28) = 2.177, p>.05). 장년 집단에서는 화자의 말속도에 대한 주효과가 유의하였지만(F(2,24) = 24.011, p<.001), 청자의 성별에 대한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F(1,12) = 2.735, p> .05). 하지만 화자 말속도와 성별에 따른 이차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였다(F(2,24) = 3.752, p<.05). 즉, 화자의 말속도가 느리거나 보통일 때는 남성과 여성 청자 간에 음성 호감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화자의 말속도가 빠를 때는 여성 청자에 비해 남성 청자의 음성 호감도가 유의하게 떨어졌다(p<.001) (Figure 2). 삼차 상호작용 효과는 화자의 말속도가 빠른 경우에서의 청자의 음성 호감도가 장년 여성 청자에 비해서 장년 남성 청자가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에 기인한다.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화자의 말속도별 음성 호감도 간 상관분석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화자의 말속도에 대한 음성 호감도 간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화자의 보통 말속도에서의 음성 호감도(r = -.192, p>.05),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화자의 빠른 말속도에서의 음성 호감도(r = .035, p>.05) 간에 상관이 유의하지 않았으나,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화자의 느린 말속도에서의 음성 호감도 간에 상관이 유의하였다(r = -.328, p<.05) (Table 6). 즉, 청자의 실제 말속도가 빠를수록 화자의 느린 말속도에 대한 호감도가 유의하게 떨어졌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화자의 말속도, 청자의 성별, 청자의 연령대가 음성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화자의 말속도에서의 음성 호감도와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이에 대한 결과와 논의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화자의 말속도가 청자의 음성 호감도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자의 말속도 간에 청자의 음성 호감도를 살펴보면, 화자의 느린 말속도와 보통 말속도, 느린 말속도와 빠른 말속도, 보통 말속도와 빠른 말속도 간에서 모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즉, 청자는 화자의 보통 말속도, 느린 말속도, 빠른 말속도 순으로 높은 음성 호감도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화자 말속도의 차이에 따라 청자가 지각하는 음성 호감도가 민감하게 변화되며, 청자는 화자의 말속도가 보통일 때에 가장 높은 음성 호감도를 지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선행연구(Kwon, 2016; Park, 2008)에 따르면, 청자는 화자의 발화 산출 맥락(예: 낭독, 독백, 자연 발화 등)에 상관없이 빠른 말속도 보다는 느린 말속도 화자의 음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는 말속도가 느린 화자가 말속도가 빠른 화자보다 자상하며 안정감 있는 사람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선행연구(Choi et al., 2016; Hwang & Han, 2015) 결과와 결을 같이 한다. 반면에, 국외 선행연구(Smith et al., 1975; Street et al., 1984)에서는 빠른 말속도 화자에 대해서 청자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음성 호감도에 관한 국내와 국외 연구의 상반된 연구결과를 통해, 문화 및 언어에 따라서 화자의 말속도에 대한 청자의 음성 호감도는 다르게 지각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어권 화자와 청자를 대상으로 음성 호감도 연구를 실시한 Street 등(1984)은 화자의 극단적으로 빠른 말속도는 화자의 매력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보고하여, 너무 빠른 말속도의 화자에 대해서 청자가 낮은 호감도를 보인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화자의 말속도에 대한 한국어와 영어 사용자의 평균 말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Filson (2023)이 조사한 미국인의 평균 말속도는 초당 5.09음절이었으며, Kim 등(2022)이 조사한 20-30대 한국인의 평균 말속도는 초당 6.88음절이었다. Filson (2023)은 미국 내에서도 화자의 말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보고하면서, 평균 말속도가 가장 느린 주는 루이지애나(초당 4.78음절) 거주자였으며, 평균 말속도가 가장 빠른 주는 미네소타(초당 5.34음절) 거주자였다고 언급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미국에서 평균 말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보고된 화자의 말속도가 본 연구에서의 화자의 평균 말속도와 유사한 수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화자의 말속도가 비슷하더라도, 개인이 속해 있는 언어 및 환경에 따라 청자가 인식하는 말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청자의 성별과 연령대 각각은 음성 호감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화자의 말속도, 청자의 성별, 청자의 연령에 따른 음성 호감도에 대한 삼차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하게 나타났다. 청자가 청소년과 청년일 때는 성별에 따라서 화자의 말속도에 대한 음성 호감도가 유사한 양상을 보였지만, 청자가 장년인 경우에는 성별에 따라서 화자의 말속도에 대한 음성 호감도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즉, 장년 집단에서는 화자의 말속도가 느리거나 보통일 경우에는 청자의 성별에 따른 음성 호감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화자의 말속도가 빠른 경우에는 여성 청자에 비해 남성 청자의 음성 호감도가 유의하게 낮았다. 이는 남성 청자는 자신의 말속도보다 빠른 말속도의 화자에게 더 높은 호감을 느낀다는 Feldstein 등(2001)의 선행연구와는 상반되는 결과이다. 장년층 남성 집단에서 유일하게 빠른 말속도에 유의하게 낮은 호감도를 보인 것은 해당 연령 세대가 가지는 사회문화적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장년층 집단은 대부분 50대로, 청소년 및 청년층에 비해 남성과 여성에게 기대되는 역할 및 행동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삶을 살아온 세대이다. 성별에 따라 겪어온 삶의 양상이 다르며, 경험에서 비롯된 생각의 차이가 큰 것이다. 이때, 남성의 경우 특히 과묵함과 점잖음과 같은 특징이 전통적인 남성성의 요소로 여겨져 왔다. 장년 남성에게 있어 말을 많이하는 수다스러움은 불필요하며 부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Ko, Kim, & Park, 2014). 따라서 본 연구에서 장년층 남성 집단에게 화자의 빠른 말속도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러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다른 청자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호감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화자의 말속도에서의 음성 호감도와의 관련성을 살펴본 결과,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화자의 느린 말속도에서의 음성 호감도 간에 유의한 부적상관을 보였다, 즉, 청자의 실제 말속도가 빠를수록 화자의 느린 말속도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졌다. Street와 Brady (1982) 및 Street, Brady와 Putman (1983)은 청자는 자신과 유사한 말속도를 가진 화자에 대해서 높은 매력을 느끼며, 능력이 좋을 것으로 평가하였다고 보고하면서,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주관적인 말속도가 화자의 말속도와 유사할수록 청자가 화자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다고 보고하였다. Feldstein 등(2001)은 남녀 청자 모두 자신보다 빠르거나 느린 말속도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은 호감을 느끼며, 특히 남성의 경우 자신보다 말속도가 느린 화자에 비해 말속도가 빠른 화자에게 더 큰 호감을 느낀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결과와 부분적으로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를 통해 화자의 말속도에 관한 청자의 호감도는 사회문화적 영향과 개인적인 특성 두 가지 모두의 영향을 받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의 강점 및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화자와 청자의 요인을 모두 고려하여 음성 호감도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그 결과로, 화자의 말속도가 청자의 음성 호감도에 영향을 미치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보통의 말속도가 청자에게 호감을 준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청자의 연령대가 높은 장년 집단에서, 여성에 비해서 남성 청자인 경우에 화자의 빠른 말속도에 부정적인 호감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자의 성별과 연령에 따라서 좋은 목소리로 인식하는 요소가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화자의 말속도 간에 관련성이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화자의 말속도가 느린 경우에 청자의 실제 말속도와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 청자의 말속도가 빠를수록 화자의 느린 말속도에 대한 음성 호감도가 떨어졌다. 음성 호감도는 청자의 주관적인 인식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결과에 대한 기제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향후 연구에서 화자 및 청자의 표본을 확대하여 가설에 신빙성이 확보된다면, 초당 음절 수나 분당 음절 수와 같은 수치가 호감도 평가에 있어서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현재 유튜브나 인터넷 강의 등 다양한 매체를 시청할 때 빠른 배속으로 설정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실제로 유튜브의 숏폼(short form)을 제작하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빠른 속도의 음성을 활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본 연구를 통해 청자들은 빠른 말속도에 쉽게, 빈번하게 노출되지만 시청자가 느끼는 청지각적 안정감이나 피로도는 빠른 말속도의 노출 빈도와 비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넷째, 본 연구는 음성을 평가하는 다양한 음향학적 특징들 중 말속도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말속도는 음도, 음질과 같은 음향학적 특징보다 개인이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그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호감도의 측정으로 음성의 적절한 빠르기를 알아보는 것은 음성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 특히 청자에게 적절한 정보를 전달함과 동시에 좋은 이미지를 주어야 하는 직업군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임상적 시사점이 있다. 또한 느린 말속도는 전체 발화 속도 및 조음 속도에 여유를 주어 말명료도를 향상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중증마비말장애 환자는 평소보다 느린 말속도로 발화하였을 때 말명료도가 향상되었다(Han, Sung, Sim, & Lee, 2013). 임상에서도 대상자의 질환이나 중증도에 따라 말속도를 늦추는 중재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메트로놈 기구 사용, 지연청각피드백(DAF) 등의 중재법을 사용한다(Duffy, 2013). 또한 말더듬 대상자의 비유창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모음 연장을 유도하거나 어절 사이 의도적인 쉼을 넣어 말속도를 느리게 조절하는 중재가 시행된다(Ingham & Riley, 1998). 하지만 이러한 중재법은 대상자의 말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말의 자연스러움과 같은 용인도 측면은 고려되지 않는다. 말속도는 청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Yoon, 2004). 그렇기 때문에 최종적인 말속도 중재의 목적은 사회적 의사소통을 위해 청자 입장에서 느끼는 적절한 말속도, 즉 호감도가 높은 말속도로의 발화일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말속도 중재에서 제시될 수 있는 적절한 말속도의 지표를 제시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으며 화자 및 청자의 연령에 따라 적절한 말속도의 기준이 달라짐을 확인하고 대상자 중재 시 목표를 설정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