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의 음운표상 내적 인식능력 비교

Internal Awareness of Phonological Representation in Children with Speech Sound Disorders

Article information

Commun Sci Disord Vol. 20, No. 1, 48-59, March, 2015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5 March 31
doi : https://doi.org/10.12963/csd.15223
aDepartment of Rehabilitation Science, Graduate School, Daegu University, Gyeongsan, Korea
bDepartment of Brain and Cognitive Engineering, Korea University, Seoul, Korea
cDepartment of Speech Pathology, Daegu University, Gyeongsan, Korea
정일권a, 최선영b, 하지완,c
a대구대학교 대학원 재활과학과 언어치료전공
b고려대학교 뇌공학과
c대구대학교 언어치료학과
Ji-Wan Ha, PhD  Department of Speech Pathology, Daegu University, 201 Daegudae-ro, Gyeongsan 712-714, Korea  Tel: +82-53-850-4327 Fax: +82-53-850-4329 E-mail: jw-ha@daegu.ac.kr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Grant funded by the Korean government (No. NRF-2013S1A3A2043454).
Received 2014 December 15; Revised 2015 February 6; Accepted 2015 February 9.

Abstract

배경 및 목적:

본 연구에서는 구어 입력과 출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기존의 음운인식과제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화자의 장기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음운표상에 접근하여 이에 대한 말소리 구조를 조작하는 능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음운표상 내적 인식 과제’를 고안하여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 간 수행력을 비교해봄으로써, 조음음운장애아동의 말처리과정에 나타나는 음운인식의 문제에 접근해 보고자 하였다.

방법: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를 개발한 후, 5-7세의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 각각 15명에게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를 실시하였다. 두 집단 간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수행력을 정반응 점수와 반응시간 비교를 통하여 알아보았다. 그리고 선행연구에서 사용되었던 음운표상 판단과제와 음운인식과제를 추가적으로 실시한 후, 두 과제와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와의 상관관계를 비교함으로써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타당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결과: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수행에서 조음음운장애아동은 일반아동에 비해 정반응 점수가 유의하게 낮았으며, 반응시간도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와 음운표상 판단과제, 기존의 음운인식과제의 상관관계는 모두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의 결과는 조음음운장애아동의 말소리 결함이 단순히 말소리산출 상의 결함이 아니라 음운표상의 활성화 및 조작의 어려움에 기인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에서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수행결과가 시사하는 바와 과제의 타당성을 확립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등을 논의하였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paper describes the development of the Internal Awareness of Phonological Representation (IAPR) task. This task was designed to assess a child’s ability to be aware of sounds and manipulate them silently within their own stored representations while minimizing the impact of any output difficulties.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underlying difficulties in phonological awareness of children with speech sound disorders (SSD) by comparing their performance on the IAPR task with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Methods:

We compared the correct response scores and reaction time on the IAPR task between a SSD group and a typically developing group of children. The correlations among the IAPR task, phonological awareness task, and phonological representation judgment task were then analyzed.

Results:

In the IAPR task, there were significant differences between the groups according to both correct response scores and reaction time. And there were positive correlations among the IAPR task, phonological awareness task, and phonological representations judgment task.

Conclusion:

The IAPR task can provide more information on both the accuracy and specificity of underlying phonological representations and phonological awareness ability. The results of the present study suggest the possibility that children with SSD have difficulties in the activation and operation of phonological representation and that this is one of the underlying factors of SSD.

음운인식은 1970년대 심리언어학자들에 의해 읽기에 어려움을 가진 아동의 문해 향상을 위한 중요한 요인으로 연구되기 시작하 였다(Seok, 2006). 이후 1990년대부터 음운인식능력이 조음음운 장애아동의 말소리 결함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보고되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라 음운인식능력은 현 시점의 말소리 결함과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추후 읽기 결함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음운인식 문제의 개선을 위하여 상위 음운치료, 최소단어짝 대조법, 주기법 등 음운인식과 관련한 훈련법이 보편화되어 있다(Baik, 2003; Baik, Noh, & Seok, 2001; Seok, 2006).

음운인식에 대해 Torgesen과 Wager (1998)는 음운인식을 구어에서 단어의 소리 구조를 감지하고 인식하는 것, Ball과 Blachman (1991)은 단어 내에 포함되어 있는 여러 소리의 단위와 유형을 지각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Gillon (2004)은 음운인식을 소리구조 또는 단어의 음운적 구조에 대한 인식으로, 구어가 더 작은 요소로 나뉠 수 있고 말소리가 여러 방법으로 조작될 수 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여러 학자들의 정의를 종합해 보면 음운인식이란 말소리의 구조에 대해 화자가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Stackhouse와 Wells (1997)의 말처리모델에서 말-언어처리과정은 크게 입력과정(input processing)과 출력과정(output processing), 그리고 저장된 어휘표상(의미표상과 음운표상)의 세 단계로 나뉠 수 있다. 이러한 처리과정상에 앞에서 언급하였던 ‘말소리 구조를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해 자리매김을 해보면, 이것은 입력과정 및 출력과정과는 별개의 단계로 화자의 장기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언어적 정보에 대한 지식을 의미한다. 음운인식은 말소리에대한 지식이므로 보다 정확히는 ‘음운표상에 대한 지식’이다. 다시 말해 음운인식이란 저장된 음운표상에 접근하여 그것을 분석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Claessen, Leitão, & Barrett, 2010).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음운인식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변별적이고 안정적인 음운표상이 전제되어야 하며, 때문에 머릿속에 저장되어있는 음운표상의 질(quality of phonological representation)이 음운인식능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일 수 있다(Sutherland & Gillon, 2005). 음운표상이 아직 정교하고 세분화되지 않은 어린 연령의 아동들의 경우 유사한 언어 자극들에 대해 그 소리들의 차이를 변별하지 못할 것이며, 일련의 소리 자극들을 분절하고 합성하는 과제에 어려움을 보일 것이다. 즉 음운표상의 발달이 음운인식의 발달에 선행하며, 음운인식은 음운표상을 발판으로 발달한다. 따라서 음운인식의 평가에는 음운표상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기존의 음운인식평가 과제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첫째, 화자 내부의 음운표상을 명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음운인식평가 과제들은 특정 언어구조를 평가자가 구두로 제시한 후, 그것에 대한 음운적 구조를 화자가 인식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과제는 외부에서 소리를 들려주고 이를 조작하는 활동 위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화자 내부의 음운표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즉 이와 같은 활동은 장기기억 속 어휘사전에 저장하고 있는 음운표상을 고려한 음운인식과제가 아니라, 들은 내용을 기억하고 처리하는 작업기억능력이 관여하는 바가 크다. 둘째, 구어 입력과 관련된 처리과정이 포함된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음운구조에 대한 화자의 지식은 구어 입력과는 별개의 단계이다. 외부에서 구두로 제시하는 기존의 평가방법은 구어 입력 시 요구되는 많은 처리과정이 동반되는 활동이기 때문에, 화자가 음운구조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구어 입력이 관여하지 않는 독립적인 절차에 의해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구어 산출과 관련된 처리과정이 포함된다. 현재 사용되는 음운인식검사의 하위과제들은 음운구조에 대한 지식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대부분 화자의 구두적인 산출을 요구하고 있다(Seok, 2006). 이는 구어 출력 시 요구되는 말처리과정까지 포함하는 과제로, 순수하게 음운구조에 대한 지식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 다. 다시 말해, 기존의 음운인식평가 방법은 음운정보를 처리하는 수용적 측면과 그것을 구어로 조음하기 위한 산출프로그래밍 과정을 포함하는 대단히 복잡한 과정이다. 그리고 산출과업은 부정확한 음운표상이나 운동프로그램, 운동 수준(motoric level)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구어 산출에 어려움이 있는 조음음운장애아동들에게 산출의 절차를 동시에 수행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부담을 주는 과제일 수 있으며, 이는 조음음운장애아동들의 음운인식능력의 정확한 평가를 저해하는 요인일 수 있다. 구어 산출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의 음운인식 측정을 위해서는 구어 산출을 통제한 과제를 이용한 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구어 입력과 출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기존의 음운인식과제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화자의 장기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음운표상에 능동적으로 접근하여 이에 대한 말소리 구조를 조작하는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음운인식과제를 고안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 간 그 수행능력을 비교해 봄으로써, 조음음운장애아동의 말처리과정에 나타나는 음운인식의 문제에 접근해 보고자 하였다. Claessen 등(2010)의 연구에서 silent deletion of phonemes (SDOP)이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연구가 시도되기는 하였으나, SDOP의 경우 음운인식과제 가운데 음소탈락 과제만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음운인식과제를 수세기, 변별, 합성, 탈락으로 나누어,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음운인식 능력을 평가하고자 한다. 본 연구 과제가 화자의 음운표상에 접근하여 이에 대한 내적인 음운조작능력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라고 명명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으로 대상으로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를 실시한 후, 두 집단 간 수행력을 정반응 점수와 반응시간 비교를 통하여 알아보았다. 그리고 선행연구들에서 실시되었던 음운표상 판단과제와 음운인식과제를 추가적으로 실시한 후, 두 과제와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와의 상관관계를 비교함으로써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타당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본 연구는 5-7세 조음음운장애아동 15명과 일반아동 1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조음음운장애아동의 선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와 교사 보고에 의해 감각적, 신경학적, 그 외 신체적인 결함이 없고 인지적, 언어적 문제가 없는 아동, 둘째 수용·표현 어휘력 검사(REV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결과 수용어휘 능력이 -1 SD 이상의 성취를 보이는 아동, 셋째 우리말 조음음운평가(U-TAP; Kim & Shin, 2004) 결과 단어 수준의 자음정확도가 -2 SD 이하에 속하는 아동들로, 언어재활사에 의해 조음장애로 진단받았으나 조음기관의 구조적인 장애는 지니고 있지 않은 아동들로 하였다. 일반아동의 선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와 교사 보고에 의한 감각적, 신경학적, 신체적인 결함 및 인지, 언어적 문제가 없는 아동, 둘째, 수용·표현 어휘력검사 결과 수용어휘능력이 -1SD 이상의 성취를 보이는 아동, 셋째 우리말 조음음운평가 결과 단어 수준의 자음정확도가 -1 SD 이상의 성취를 보이는 아동들로 하였다. 조음음운장애아동으로 선별된 아동은 자음정확도가 78%-89%에 속하는 아동으로 평균 연령이 72.8 (표준편차 5.99)개월이며, 남자 11명여자 4명이었다. 일반아동으로 선별된 아동은 자음정확도가 95%-100%에 속하는 아동으로 평균연령이 78.3 (표준편차 3.97)개월이며, 남자 9명, 여자 6명이었다. 두 집단 간 연령(p>.05)과 성별(p>.05)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개발

구두자극 없이 그림자극만으로 내적 음운표상에 능동적으로 접근하여 정해진 조건에 맞는 그림을 찾아내는 과제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과제의 영역은 Kim과 Seok (2006)에서 제안한 조작단어(단어, 음절, 음절체-각운, 음소), 조작유형(수세기, 변별, 합성, 분리, 대치, 탈락, 첨가) 중에서 필수적으로 산출을 요구하거나 음성자극의 제공 없이 과제 실시가 불가능한 항목을 제외하여, 최종적으로 음절 및 단어수준의 수세기, 변별, 합성, 탈락 과제의 네 가지 유형으로 선정하였다. 연구에 사용되는 단어들은 아동들의 장기기억에 이미 음운표상으로 저장되어 있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5-7세 학령전기 아동들에게 익숙한 1-4음절 단어 중 이미지를 통해 그 단어를 쉽게 환기할 수 있는 단어로 선정하였다. 합성 및 탈락 과제의 경우 합성과 탈락 전후 모두에 익숙한 단어가 존재하는 단어들로 선정하였다. 각 단어에 대한 그림은 http://pixabay.comhttp://www.morguefile.com에서 사용의 제약이 없는 Public Domain CC0 이미지를 검색한 뒤, 이미지의 간결함과 통일성을 위해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의뢰하여 검색한 이미지 샘플들을 수정하여 제작하였다. 제작된 이미지를 이용하여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에서 예비적으로 실험과제를 고안한 후, 그것을 정오반응과 반응시간 측정이 가능한 E-PRIME 프로그램으로 최종 제작하였다. 예비검사 시 아동마다 과제 수행에 대한 집중시간이 다른 것이 관찰되어, 각 항목의 시행 간 간격(inter-trial interval)은 검사자가 수동으로 조작하도록 하였다. 각 하위과제는 연습문항과 본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수세기 검사는 과제 그림을 화면 중앙에 제시하고 그 단어가 몇 개의 소리(음절)로 되어 있는지를 질문하였다. 변별검사는 그림 4개를 동시에 제시하여 첫 소리(음절)와 마지막 소리(음절)가 다른 하나를 찾게 하였다. 합성검사는 화면 가운데 윗부분에 음영으로 제시된 두 개의 이미지를 보고 이를 합성하는 과제이고, 탈락검사는 첫 번째 이미지의 말소리에서 두 번째 이미지의 말소리를 제외한 결과물을 보기 중에서 고르는 과제이다. 각 문항의 보기는 4지선다형식으로 보기의 1번, 2번, 3번, 4번이 키보드의 v, b, n, m에 대응하여 버튼을 누르게 제시되었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각 버튼에 해당 번호를 붙인 후, 번호의 위치를 아동에게 충분히 숙지시킨 후 과제를 실시하였다. 각 하위과제마다 10문항씩, 총 40문항으로 구성하였다. 각 하위과제별 검사문항들을 Appendixes 1-4에 제시하였다. Figure 1은 각 하위과제 검사항목의 예시이다.

Figure 1.

Screen shots of the Internal Awareness of Phonological Representation task.

본 연구에서 고안하여 실시하고자 하는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특성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과제는 구어 자극이 아닌 그림자극으로 제시된다. 따라서 대상자들은 그림자극을 본 후 그것에 해당하는 저장된 음운표상을 능동적으로 떠올려야 한다. 둘째, 각 그림의 이름에 대하여 수세기, 변별, 합성, 탈락 과제를 실시하도록 하여, 해당 음운표상의 음운구조 조작능력을 요구한다. 셋째, 음운표상에 대한 음운구조 조작능력, 즉 음운인식능력은 네 가지 보기 중에서 답을 고르는 방법으로 구어 산출이 요구되지 않는 비구어적 방법으로 평가된다. 넷째, 자극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한 음소 및 무의미 음절에 대한 조작능력은 과제 특성상 항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실험절차

사전검사

사전검사로 음운표상 확인검사와 운동반응속도 측정검사의 두 가지를 실시하였다. 음운표상 확인검사는 연구에 사용된 단어들이 아동의 장기기억에 이미 표상으로 저장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그림이름대기 과제를 통해 아동이 실험에 사용된 단어들에 대해 내적 음운표상을 명료하게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다. 만약 정확한 단어를 산출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연구자가 답을 알려주고 전체 과정이 끝난 후 다시 질문하여 확인하였다. 운동반응속도 측정검사는 반응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인, 화면을 보고 버튼을 누르기까지 걸리는 시각적 반응과 운동 속도를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본 과제와 시각 및 운동반응 면에서는 동일하지만 인지-언어적 처리를 요구하지 않는 단순과제를 실시하여 반응시간을 측정하였다. 예를 들어 화면에 ‘3’이라는 숫자가 제시되면 바로 3에 해당하는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본 검사

본 검사로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음운표상 판단과제, 음운인식과제를 실시하였다.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는 앞에서 기술하였듯이 본 연구를 위하여 연구자들이 개발한 과제를 사용하였다. 본 검사에 앞서 아동이 과제를 이해했는지 판단하기 위하여 연습문항을 실시하였다. 아동에게 각 하위과제의 연습문항을 정확히 이해시킨 후 연습문제에 정반응하는 것을 확인 한 다음 본 검사를 실시하였다.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각 항목은 1점씩으로 총 40점 만점이다.

음운표상 판단과제는 Kim과 Ha (2014)의 연구에서 실시한 과제를 사용하였다. 음운표상 판단과제는 그림과 그에 해당하는 자극어(낱말 혹은 조작된 말소리)를 동시에 제시하여, 그림과 제시된 자극어가 일치하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과제이다(Kim & Ha, 2014). 총 문항이 81개로 81점 만점이다. 음운표상 판단과제에 대한 설명은 Kim, Kwon, Jeong, Meng과 Ha (2013)Kim과 Ha(2014)의 연구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으며 과제의 자극항목을 Appendix 5에 제시하였다.

음운인식과제는 2000년 이후 언어치료 및 특수교육관련 학술지에 개제된 논문 또는 석·박사 학위논문에서 사용된 음운인식과제 중 일부를 연구자가 재구성하여 사용하였다(Baik, 2003; Kim, 2008). 음운인식과제는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와 비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수세기, 변별, 합성, 탈락의 4유형으로 제작하였으며 학습 효과를 방지하고 난이도를 통제하기 위해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에서 사용된 단어와 음절수가 동일하고 친숙도가 유사한 다른 단어로 교체하여 사용하였다.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와 마찬가지로 각 하위과제 당 10개씩 항목으로 구성되어 총 40문항, 40점 만점이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음운인식과제 검사지를 Appendix 6에 제시하였다.

자료처리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와 음운표상 판단과제의 경우 목표 그림이 화면에 제시된 순간부터 아동이 반응키를 누르는 순간까지의 반응시간과 정오반응이 컴퓨터에 자동으로 기록되었다.

속도와 정확성의 교환효과(speed-accuracy trade-off effect) (Townsend & Ashby, 1983)에 근거하면, 빨리 반응하면 오반응이 많아지고 늦게 반응하면 정반응이 증가한다. 즉 정확한 반응을 하기 위해서는 처리에 필요한 어느 정도의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에 반응시간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대상자의 반응 중 오류반응이 15% 이상이면 반응시간만을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선행연구(Bruyer & Brysbaert, 2011)를 근거로, 속도와 정확성의 교환효과를 통제하기 위하여 각 반응시간에 정반응 여부를 고려하여 수정한 값인 역효율 점수(inverse efficiency scores, IES) (Townsend & Ashby, 1983)로 전환하여 반응시간을 계산하였다. IES는 RT/(1-오류반응비율)로 분석하는데, 예를 들어 아동이 모두 정반응을 했다면 RT/1이 되어 IES=RT가 되지만, 아동의 오류반응 비율이 .05 (50%)라면 RT/.5가 되어 IES=2RT가 되어 더 느린 반응시간으로 간주된다.

음운인식과제의 경우 구두 산출을 연구자가 즉각적으로 기록하여 평가하였다. 반응시간에 제한은 없었으며, 아동이 수정하여 발화 시 최종적으로 산출한 것을 반응으로 처리하였다.

통계 분석

첫째,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점수에서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1피험자 간-1피험자 내 이원혼합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사전검사인 운동반응속도 검사에서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t=2.822, p<.05),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IES 점수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운동반응속도를 공변량으로 통제한 1피험자 간-1피험자 내 이원혼합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와 기존 음운표상 및 음운인식과제 수행력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 전체 대상자 30명을 대상으로 세 과제 간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두 집단 간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점수 비교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점수에서 조음음운장애 집단은 평균 19.67점(표준편차 5.14), 일반아동 집단은 평균 31.87점(표준편차 9.02)이었다. 통계분석 결과집단에 관한주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여(F=20.712, p<.001), 조음음운장애 집단은 일반아동 집단보다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정확도가 유의하게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집단 내 하위과제에 따른 주 효과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23.632, p<.001). 반면 하위과제와 집단 간 상호작용효과는 유의하지 않아(F=1.615, p>.05), 하위과제에 따른 두 집단의 점수 양상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Figure 2).

Figure 2.

Response score of sub-tasks in speech sound disorders (SSD) and typically developing (TD) groups.

하위과제별 차이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대비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수세기 과제는 나머지 과제들보다(p<.01), 합성 과제는 변별과 탈락 과제보다(p<.01), 변별 과제는 탈락 과제보다(p<.05) 그 수행력이 유의하게 좋았다.

두 집단 간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반응시간 비교

정반응률을 고려하지 않은 반응시간은 조음음운장애아동의 평균은 7.33초, 일반아동의 평균은 8.93초였지만, IES로 수정한 뒤의 반응시간은 조음음운장애아동이 평균 16.05초로 일반아동의 평균 11.74초보다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IES 평균은 일반아동 집단 11.74초(표준편차 3.23),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 16.05초(표준편차 2.23)를 나타내었다. 집단 및 하위과제에 따른 IES의 차이를 운동반응시간을 공변량으로 놓고 통계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집단 간 주 효과가 유의하여(F=4.572, p<.05), 조음음운장애 집단은 일반아동 집단보다 음운표상 내적인식과제의 반응속도가 유의하게 느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집단 내 하위과제에 따른 주 효과가 유의하였고(F=5.671, p<.05)와 하위과제와 집단 간 상호작용 효과 또한 유의하였다(F=3.890, p<.05).

하위과제에 따른 차이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대비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탈락 과제는 나머지 세 과제에서보다 반응시간이 유의하게 느렸다(p<.01). 집단과 하위과제 영역 간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다는 것은 하위과제에 따라 두 집단 간 반응시간이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Figure 3을 보면 다른 하위과제에서는 두 집단 간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으나, 탈락 과제에서는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의 반응시간이 일반아동 집단보다 현저하게 느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igure 3.

IES of sub-tasks in speech sound disorders (SSD) and typically developing (TD) groups. IES=inverse efficiency score.

구체적인 상호작용 효과 분석하기 위하여 각 집단 내에서 일요인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하위과제에 따른 차이가 일반아동 집단 내에서는 유의하지 않았으나(F=.713, p>.05),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 내에서는 유의하게 나타났다(F=9.890, p<.01).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 내에서 과제유형에 따른 차이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하여 대비검정을 실시한 결과, 탈락 과제의 반응시간이 나머지 세 과제에서 보다 유의하게 느렸다(p<.01).

음운표상 판단과제,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음운인식과제의 상관관계

음운표상 판단과제를 실시한 결과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평균 48.60점(표준편차 9.68), 일반아동 집단은 평균 67.93점(표준편차 5.48)이었다. 통계분석 결과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일반아동 집단보다 음운표상 판단과제 수행력이 유의하게 낮았다(t=-5.596, p<.001). 음운인식과제를 실시한 결과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평균 21.08점(표준편차 9.13), 일반아동 집단은 평균 35.53점 (표준편차 5.46)이었다. 통계분석 결과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은 일반 아동 집단보다 음운인식과제 수행력이 유의하게 낮았다(t=-5.106, p<.001).

대상자 전체에 대하여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음운표상 판단 과제, 음운인식과제 수행력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점수와 음운표상 판단과제 점수 간 상관계수는 0.732,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점수와 음운인식과제 점수 간 상관계수는 0.810, 음운표상 판단과제 점수와 음운인식과제 점수 간 상관계수는 0.622로 나타났다. 각 과제 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p<.01).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조음음운장애아동의 음운표상 내적 인식능력을 일반아동과 비교함으로써, 조음음운장애아동의 말소리 산출오류에 영향을 주는 기저요인으로 음운표상 인식능력 및 처리능력이 관련이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구어 입력과 출력이 요구되는 기존의 음운인식과제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화자의 장기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음운표상에 접근하여 이에 대한 말소리 구조를 조작하는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음운인식과제를 고안하였다. 구어 자극의 제시 없이 친숙한 단어의 그림을 통해 화자 내부의 음운표상능력을 반영하고, 구어 산출을 통제한 상태로 해당하는 답을 지시하게 하여 음운인식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전산화된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를 개발하였다.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과제를 실시한 결과 조음음운장애아동은 일반아동에 비해 음운표상 내적인식과제의 수행에서 유의하게 더 낮은 점수를 보였으며 반응시간(IES)도 유의하게 느렸다. 또한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점수는 음운표상 및 음운인식과제 점수와 유의한 정적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본 연구에서 평가하고자 한 음운표상 내적 인식능력은 구어 입력 및 출력과는 별개의 단계로, 화자의 장기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언어적 정보에 대한 인식과 조작능력을 의미한다. 총 40점 만점의 과제에서 조음음운장애아동의 평균점수는 19.67점, 일반아동의 평균점수는 31.87점으로 두 집단은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조음음운장애아동의 음운표상을 인식하고 조작하는 능력이 일반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낮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은 조음음운장애아동의 말소리 및 음운인식능력의 결함이 단순히 말소리 산출 결함 때문만이 아니라 기저의 음운표상의 활성화 및 조작의 어려움에 기인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응시간과 관련하여 기존 연구들에서는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과 일반아동 집단 간 유의한 차이를 관찰하지 못하거나 혹은 오히려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에서 반응시간이 더 빠른 결과를 보고하기도 하였다(Kim & Ha, 2014).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Kim과 Ha (2014)의 연구에서는 음운처리 및 인지처리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과제 수행을 위하여 충분할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부정확한 추측이 유발되어 오반응이 더욱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갈등감시이론에 의거하여 설명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갈등이 되는 상황에서 문제의 해결 과정 없이 빠르게 반응을 하여 오반응을 빈번하게 초래하는 장애 집단 아동들의 반응시간을 통제하기 위해, 오반응률을 통제한 수정된 반응시간 값인 IES를 사용하였고, 그 결과 집단 간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였다. 오반응률을 고려한 반응 시간인 IES에서 조음음운장애아동의 평균시간은 16.05초, 일반아동집단의 평균시간은 11.74초로 두 집단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조음음운장애아동이 음운표상을 인식하고 조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일반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늦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조음음운장애아동이 음운표상을 인식하고 조작하는 능력이 일반아동에 비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판단을 내리기까지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느리고 비효율적인 처리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정반응 점수에서 하위과제 종류에 따른 차이가 유의하였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과제의 유형에 따라 상대적으로 쉽거나 어려운 과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Vloedgraven과 Verhoeven (2009)은 변별, 합성, 분절 등 각 음운인식과제에 요구되 는 인지처리과정은 모두 다르며, 이 중 말소리가 같은지 다른지를 변별하는 과제는 다른 조작 과제들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과제라고 하였다. 또한 말소리를 합성하는 능력이 분절하는 능력보다 먼저 발달하고(Wagner, Torgesen, & Rashotte, 1994), 탈락 과제는 음운인식과제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로 보다 나중에 발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Yopp, 1988). 본 연구에서 집단에 상관없이 수세기 과제는 나머지 과제들보다, 합성 과제는 변별과 탈락 과제보다, 변별 과제는 탈락 과제보다 정반응 점수가 높았다. 즉 수세기, 합성, 변별, 탈락 순으로 과제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할 수 있다. 탈락과제가 가장 어렵다는 것은 선행연구(Yopp, 1988)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그러나 선행연구(Vloedgraven & Verhoeven, 2009)에서 변별 과제를 상대적으로 쉬운 과제라고 보고하였던 것과 달리, 본 연구에서 변별 과제의 수행력은 합성 과제보다도 유의하게 떨어졌다. 이는 본 연구에서 사용한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와 기존의 음운인식과제와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음운인식과제의 변별 과제는 외부적으로 제공된 소리자극을 수동적으로 들은 후 그 소리의 일부가 같은지 다른지만을 판단하면 된다. 이는 청지각능력만을 요하는 작업으로 그리 어려운 과제는 아니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변별 과제는 그림자극들에 대해 능동적으로 각각의 음운표상을 떠올린 후, 각 음운표상들을 분절하고 나서 분절된 말소리 중 일부가 서로 같은지 다른지를 비교하는 작업이다. 이는 기존 음운인식과제의 변별과제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로,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분절 능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분절능력은 합성능력보다 나중에 발달한다는 선행연구(Wagner et al., 1994)에 근거할 때, 본 연구에서 변별 과제의 수행력이 합성 과제보다 떨어진 결과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반응시간에서 일반아동 집단은 하위과제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에 반해,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에서는 탈락 과제의 반응시간이 나머지 세 과제보다 유의하게 느렸다. 이 또한 탈락 과제의 난이도가 가장 높기 때문으로 판단되며, 어려 운 과제의 경우 조음음운장애아동은 정반응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일반아동보다 반응시간이 유의하게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음운표상 내적 인식능력, 음운표상 판단능력, 음운인식능력 간 유의한 상관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음운표상내적 인식과제 점수와 음운표상 판단과제 점수 간 상관계수는 .732,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 점수와 음운인식과제 점수 간 상관계수는 .810, 음운표상 판단과제 점수와 음운인식과제 점수 간 상관계수는 .622로 모두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를 통해 조음음운장애아동의 음운표상의 질, 음운표상 내적 인식능력, 음운인식능력이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세 과제 간 유의한 상관은 음운인식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음운표상 발달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보고한 기존의 연구들(Sutherland & Gillon, 2005; Claessen & Leitao, 2012)에 근거하여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와 음운인식과제 간 상관관계가 가장 높았는데, 이는 본 연구의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와 유사한 과제인 SDOP를 개발하여 음운인식능력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던 선행연구(Claessen et al., 2010)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두 과제가 강한 정적 상관을 보인 것은 두 과제가 단어의 내부구조를 인식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구어 산출을 요구하는 기존의 음운인식과제는 연구자에 의해 제공된 외적 음운표상과 대상자 본인의 내적 음운표상이 모두 투영된 과제인 것에 반해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는 자신의 내부 음운표상만을 반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는 기저의 음운표상에 접근하여 그것을 인식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과제이기 때문에, 화자의 능동적인 음운인식능력에 대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Stackhouse와 Wells (1997)의 말처리과정에 근거하여 본 연구결과를 해석해보면, 음운표상 능력의 손상이 음운표상 내적 인식 능력의 결함을 가져오고, 이러한 결함이 다시 구어 산출을 요구하는 음운인식과제에서의 수행력 저하로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음운인식이 독립적인 과제가 아니라 음운표상을 저장하고 반영하는 절차를 포함하고 있으며, 음운인식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음운표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의 가설을 지지한다. 이와 같이 말처리과정상 특정 처리단계들을 공유하는 서로 다른 과제들을 다양하게 실시하여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면 음운표상의 저장 또는 처리 등에 관한 보다 자세하고 의미 있는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어 음운표상 내적 인식능력과 음운표상 판단능력은 우수하지만 구어 산출을 요구하는 음운인식능력이 낮은 아동의 경우, 정확하고 명확하게 음운표상이 저장되어 있고 음운구조에 대한 인식 능력은 있지만 구어 산출과정상 어려움이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반면 음운표상 판단능력은 우수하지만 음운표상 내적 인식능력과 음운인식능력이 떨어진다면, 이는음운인식, 음운단기기억 등 음운처리능력의 결함을 시사할 것이다. 동일한 장애를 보이는 아동들일지라도 기저의 말처리과정상 다른 결함이 확인되면, 치료의 초점은 달라질 것이다.

본 연구의 연구자들이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를 개발한 이유 중 하나는, 현재 사용되는 음운인식검사들이 대부분 화자의 구두적인 산출을 요구하기 때문에 구어 산출에 어려움이 있는 조음음운장애아동들에게는 과도한 부담을 주어 음운인식능력이 저평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즉 조음음운장애아동들의 경우 구어 산출을 요구하지 않는 수용기반 음운인식과제를 실시한다면 과제수행이 덜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연구결과 조음음운장애아동과 일반아동 모두 기존 방식의 음운인식과제에서보다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에서 평균적으로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경우 자극이 그림으로 제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일음절어 이상, 즉 단어 수준의 음운인식과제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가 기존의 음운인식과제보다도 난이도가 더 높은 과제라는 결론이 가능해진다.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반응시간이 일반아동에서도 평균 11.74초로 상당히 느렸다는 결과를 보더라도, 본 과제 수행 시 요구되는 내적 처리과정이 꽤 복잡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구어 산출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졌지만, 그 대신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림자극에 대한 시각적 분석 및 재인, 음운표상에의 접근 및 인출, 음운 및 시각적 단기기억과 작업기억력, 음운인식 및 조작능력 등과 같은 일련의 인지처리과정이 요구된다. 따라서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타당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추후 보다 다양한 장애군을 대상으로 음운표상, 음운인식, 음운처리 등에 관한 연구를 확장하여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는 연구들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연구방법상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에 따른 추후 연구 시 고려하여야 할 점들을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조음음운장애아동 집단에 대해 오류 유형에 따른 분류를 하지 않았다. 조음오류 유형 중 생략과 대치와 달리, 왜곡은 말소리 처리과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말운동 산출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동이 보이는 오류 유형 특성에 따라 과제 수행의 반응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본 과제의 타당성 확립을 위해, 추후 연구에서는 아동의 오류 유형에 따라 음운표상 내적 인식과제의 반응 특성을 판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아동을 선별하는 데 있어 읽기와 쓰기 능력 등을 통제하지 못하였다. 앞에서도 설명하였듯이 음운표상 내적인식 과제는 복잡한 내적 처리과정을 요하기 때문에 읽기와 쓰기 능력 등이 과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는 수용어휘력으로만 아동을 선별하여 이를 통제하지 못하였다. 추후 연구에서는 읽기와 쓰기 검사 등을 사전에 실시하여 대상자 선정에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본 과제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동일한 단어가 목표항목과 보기항목에 일부 중복되었다. 과제에 사용된 단어들은 학령전기 아동에게 친숙한 단어들로, 합성 또는 탈락 전후에도 유사한 친숙도를 가진 의미가 있는 단어여야 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림으로도 명료하게 표현이 가능해야 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단어가 많지 않아 동일한 단어가 일부 중복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이와 같은 단어의 중복에 따른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과제 문항들에 대한 타당도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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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pp, H.K. (1988). The validity and reliability of phonemic awareness tests. Reading Research Quarterly, 23, 159–177.

Appendix

Appendix 1. 수세기 검사 과제목록 및 목표반응

Appendix 2. 변별검사 과제목록 및 목표반응

Appendix 3. 합성검사 과제목록 및 목표반응

Appendix 4. 탈락검사 과제목록 및 목표반응

Appendix 5. 음운표상 판단과제 자극항목

Appendix 6. 음운인식과제 검사지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Figure 1.

Screen shots of the Internal Awareness of Phonological Representation task.

Figure 2.

Response score of sub-tasks in speech sound disorders (SSD) and typically developing (TD) groups.

Figure 3.

IES of sub-tasks in speech sound disorders (SSD) and typically developing (TD) groups. IES=inverse efficiency score.

번호 과제목록 목표반응
연습문항 배구
1 달팽이
2
3 오이
4
5 머리카락
6 쓰레기통
7 안경
8
9 돌고래
10 사탕
과제 번호 보기
목표반응
1 2 3 4
첫 음절 과제 연습문항 양파 안경 양배추 양말
1 바나나 전구 바늘 바지
2 오리 오이 호랑이 오징어
3 나비 나무 나팔 달팽이
4 풍선 배추 베개 배구
5 이(2) 이불 지구
마지막 음절 과제 연습문항 돌고래 모래 이불 고래
1 잠자리 오이 개구리 오리
2 바지 호랑이 오이 고양이
3 번개 지우개 양파 베개
4 딸기 비행기 세탁기 달팽이
5 지구 전구 배구 오리
번호 자극(I+J)
보기
목표 반응
I J 1 2 3 4
연습문항 무용 양말 안경
1 오(5) 이(2) 오이 안경
2 팽이 오(5) 양말 달팽이
3 소금 배구 오이 종이
4 딸기 별똥 고양이 사탕
5 사탕 배구 솜사탕
6 양파 시계 손톱 손목시계
7 고래 딸기 안경 돌고래 오(5)
8 비행기 산딸기 눈물
9 비옷 사탕
10 이(2) 종이 세탁기
번호 자극(I+J)
보기
목표 반응
I J 1 2 3 4
연습문항 무용 산딸기
1 풍선껌 풍선 사탕 딸기 안경
2 감자 오(5)
3 배구 구(9) 바나나 양말
4 도마뱀 배구 바나나 도마
5 산딸기 딸기 도마뱀
6 이불 이(2) 바지 팽이 딸기
7 양말 비행기 안경 사탕
8 방귀 바지 안경
9 베개 오이 바지
10 손톱 오이 세탁기
낱말 조작된 말소리
쓰레기통 쑤레기통 뚜레기통 쓰레기퐁
쓰레기톡 드레기통 뜨레기퐁
머리카락 모리카락 더리카락 도리카락
머리카낙 더리카낙 머리카랍
세탁기 소탁기 데탁기 도탁기
데탁비 세팍기 세탑기
비행기 부행기 디행기 두행기
비행비 디행비 띠행기
소방차 세방차 도방차 데방차
소방짜 도방짜 소당차
자동차 저동차 짜동차 쩌동차
자동짜 자봉차 자독차
목도리 먹도리 독도리 덕도리
목도니 독도니 몹도리
자전거 저전거 짜전거 쩌전거
자전버 자쩐거 자절거
1. 수세기 검사

음절 수 세기 반응 음절 수 세기 반응
1 당근 6 쓰레받기
2 7
3 옥수수 8 괴물
4 김치찌개 9 태극기
5 10 가위
2. 변별 검사

첫음절 변별 반응 끝음절 변별 반응
1 마술, (고개), 마음 6 (그네), 뿌리, 머리
2 양복, (조개), 양말 7 수박, (사과), 호박
3 (안경), 마늘, 마귀 8 (모기), 국어, 붕어
4 나비, 나방, (사슴) 9 번개, 찌개, (우유)
5 바다, 바늘, (여우) 10 소리, (노래), 파리
3. 합성검사

합성 반응 합성 반응
1 가, 방 6 수, 영, 복
2 우, 주 7 사, 다, 리
3 자, 전, 거 8 우, 유
4 당, 근 9 사, 슴
5 바, 나, 나 10 수, 박
4. 탈락검사

첫음절 탈락 반응 끝음절 탈락 반응
1 고, 양, 이 6 피, 아, 노
2 포, 도 7 고, 리
3 아, 파, 트 8 샘, 물
4 자, 동, 차 9 강, 아, 지
5 토, 끼 10 오,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