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기 말실행증, 조음·음운장애 및 일반 아동의 말-운동프로그램/프로그래밍 능력 비교

Speech-Motor Program/Programming in Children with Childhood Apraxia of Speech, Children with Articulatory and Phonological Disorders and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Article information

Commun Sci Disord Vol. 20, No. 1, 60-71, March, 2015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5 March 31
doi : https://doi.org/10.12963/csd.15224
aDepartment of Speech Pathology, Graduate School, Daegu University, Gyeongsan, Korea
bDepartment of Brain and Cognitive Engineering, Korea University, Seoul, Korea
cDepartment of Speech Pathology, Daegu University, Gyeongsan, Korea
김효정a, 최선영b, 하지완,c
a대구대학교 대학원 재활과학과 언어치료전공
b고려대학교 뇌공학과
c대구대학교 언어치료학과
Ji-Wan Ha, PhD  Department of Speech Pathology, Daegu University, 201 Daegudae-ro, Gyeongsan 712-714, Korea  Tel: +82-53-850-4327 Fax: +82-53-850-4329 E-mail: jw-ha@daegu.ac.kr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Grant funded by the Korean Government (NRF-2013S1A3A2043454).
Received 2015 January 2; Revised 2015 February 9; Accepted 2015 February 27.

Abstract

배경 및 목적:

즉각 따라말하기와 지연 따라말하기 과제의 반응시간과 정반응률을 분석하여 아동기 말실행증, 조음·음운장애 및 일반 아동의 말-운동프로그램/프로그래밍 능력을 비교하고자 하였다.

방법:

4세에서 7세의 아동기 말실행증 아동 9명, 조음·음운장애 아동 15명, 일반아동 15명이 본 연구에 참여하였다. DmDx Display Software를 사용하여 단어 여부 및 지연 여부에 따른 따라말하기 과제 프로그램을 제작한 후 반응시간과 정반응률을 측정하여 비교하였다.

결과: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단어 여부와 지연 여부에 상관없이 조음·음운장애와 일반 집단보다 유의하게 느린 반응시간을 보였고, 세 집단 모두 단어 과제보다 비단어 과제에서 반응시간이 유의하게 느렸다. 비단어 과제에서 조음·음운장애와 일반 집단의 경우 즉각 반응시간이 지연 반응시간보다 빠른 반면,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지연 반응시간이 빠르게 나타나 다른 양상을 보였다.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일반 집단보다 단어와 비단어 과제 모두에서, 조음·음운장애 집단보다 단어 과제에서 정반응률이 유의하게 낮았다.

논의 및 결론:

말-운동프로그래밍의 부담이 가장 큰 비단어 즉각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가장 어려움을 보였다는 본 연구결과는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이 다른 두 집단에 비해 말-운동프로그램/프로그래밍 능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의 감별 진단에 따라말하기 과제의 반응시간을 측정하는것이 타당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underlying difficulties that children with childhood apraxia of speech (CAS) have in their speech process by comparing their speech-motor Program/Programming abilities to those of children with articulatory and phonological disorders (APD) and typically-developing (TD) children.

Methods:

Nine children with CAS, 15 children with APD, and 15 TD children participated in this study. We compared the reaction time (RT) and the percentage of correct responses in immediate/delayed word/non-word repetition tasks among the three groups.

Results:

The CAS group showed significantly slower RT in all tasks than the other groups. While the APD and TD groups showed faster immediate reaction time (IRT) than delayed reaction time (DRT) in both the word and non-word tasks, the CAS group showed faster DRT than IRT in the non-word task. The CAS group showed a significantly lower percentage of correct responses than the APD and TD groups in the word task, and a significantly lower percentage of correct responses than the TD group in the non-word task.

Conclusion:

The speech-motor Program/Programming ability of the CAS group was lower than the other groups. This study suggests that groups of CAS, APD, and TD can be distinguished from each other through word and non-word IRT as well as the percentage of correct responses from a word task.

아동기 말실행증(childhood apraxia of speech, CAS)은 신경근육의 결함 없이 기저의 말-운동 정확성 및 일관성에 손상을 보이는 신경학적아동기말소리장애로정의된다. 또한말-운동프로그래밍(speech-motor programming) 및/또는운동계획(speech-motor planning)의 결함으로 말소리의 산출과 운율에 오류를 보인다(American Speech-Language-Hearing Association [ASHA], 2007). 말-운동프로그래밍은 추상적인 음운적 부호를 구어로 산출하기 위해, 조음기관의 근육을 시간과 공간적으로 조정하는 운동패턴으로 변환하는 일련의 과정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McNeil, Robin, & Schmidt, 1997; Spencer & Rogers, 2005). 이러한 말-운동프로그래밍의 패턴을 저장하는 것을 말-운동프로그램(speech-motor program)이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적인 말소리로 산출하기 위해 저장된 말-운동프로그램을 구체화하여 운동을 조절하는 단계가 말-운동계획(speech-motor planning)이다(ASHA, 2007).

말실행증이 말 산출 과정 중 말-운동프로그래밍의 결함으로부터 초래된다는 것에 대해 최근에는 큰 이견은 없는 듯하다. 그러나 원인 또는 기저 요인에 근거하여, 즉 말-운동프로그래밍 상의 결함을 찾아내어 아동기 말실행증을 진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말-운동프로그래밍이 구체적이고 가시화하기 어려운, ‘말 산출 처리과정’이라는 추상적 개념에 근거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에는 아동기 말실행증의 진단은 주로 아동들이 보이는 증상적 특징에 근거하고 있다. 아동기 말실행증의 두드러진 증상적 특성에 대해서 일관된 견해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Forrest (2003)는 아동기 말실행증을 선별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6가지 기준을 제시하였다. 조음오류의 비일관적 산출, 일반적 구어운동의 어려움, 소리 모방의 불가능, 발화 길이 증가에 따른 오류의 증가, 연속된 소리에서의 취약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들이 조음·음운장애 아동에 비해 두드러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ASHA에서도 2007년 아동기 말실행증을 구별하는 세 가지 중요한 말 특징을 제안하였다. 첫째, 음절과 단어의 반복적 산출 시 자음과 모음의 비일관적 오류, 둘째 음소 및 음절 사이에 동시조음전환의 지연, 셋째 어휘 또는 구 강세의 부적절한 운율이 그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말 특징들로 조음·음운장애 아동을 감별 진단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

이처럼 아동기 말실행증의 증상적 특징들이 조음·음운장애의 특징들과 구별된다고 강조하는 것은 아동기 말실행증과 조음·음운장애를 구분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아동기 말실행증 아동은 조음·음운장애 아동과 매우 비슷한 특성을 보인다. 선행연구들에서 조음·음운장애와 변별적인 아동기 말실행증의 특징들을강조하고있지만, 다양한 음소에서 오류를 보이는 심한 음운장애의 경우 이 또한 공통적 증상으로 가지고 있을 수 있다(Aziz, Shohdi, Osman, & Habib, 2010).

따라서 말과 관련된 증상적 특징에만 근거하여 아동기 말실행증을 진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더구나 증상적 말 특징을 변별해내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은 대부분 청지각적 분석에 기초한다. 말실행증의 핵심 결함이 말 실행의 이전 단계인 말-운동프로그래밍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말 실행의 결과로 얻어진 청지각적 자료에 근거하여 그 이전 단계의 결함을 유추한다는 것 또한 제한점이 있을 것이다(Aichert & Ziegler, 2004).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기 말실행증에 대한 대부분의 진단과 연구가 대상자들의 말 특징에 대한 청지각적 분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Wambaugh, Duffy, McNeil, Robin, & Rogers, 2006).

이에 대해 말실행증 진단을 위하여 반응시간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연구들을 찾아볼 수 있다(Maas & Mailend, 2012). 반응시간 측정을 활용한 연구 또는 진단은 말실행증 아동들이 보이는 결함의 근본적인 본질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동기 말실행증과 조음·음운 장애의 감별 진단이 임상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두 장애는 말 산출 단계상 다른 수준의 문제이다. 말 산출 단계의 기저의 처리과정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반응시간 측정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Maas & Mailend, 2012).

Stackhouse와 Wells (1997)의 말처리 모델에 근거할 때, 단어산출시말-운동프로그래밍과관련한과정은다음과같다. 첫째, 빈번하게 산출한 경험이 있는 친숙한 단어의 경우, 이미 머릿속에 저장된 운동프로그램이 존재한다. 따라서 운동프로그램을 인출하여 바로 운동계획을 세우게 된다. 둘째, 알고는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단어는 머릿속에 저장된 운동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명확하지 않다. 이 경우 저장된 운동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즉각적인 운동프로그래밍을 통해 운동프로그램을 보완하여, 그것을 운동계획의 단계로 보내게 된다. 셋째, 전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단어는 저장된 운동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경우 성공적인 말 산출을 위해서는 전적으로 즉각적 운동프로그래밍에 의존하여 새롭게 운동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즉각적이고 일시적일지라도 이렇게 하여 새롭게 만들어진 운동프로그램에 근거하여 화자는 운동계획을 세우게 된다.

말실행증이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중 어느 경우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한 연구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말실행증의 기저 결함으로 말-운동프로그램 저장의 문제, 즉각적인 말-운동프로그래밍 문제, 또는 둘 다의 가능성을 생각하여야 한다. Stackhouse와 Wells (1997)의 말처리 모델에서는 말-운동계획의 경우 말의 실행과 거의 동시에 진행되고 이미 내려진 말명령에 대해 온라인으로 운동을 조절하는 능력으로 정의하며, 이것은 말-운동프로그래밍과는 별도의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말실행증의 기저의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말-운동프로그램, 말-운동프로그래밍, 말-운동계획의 세 단계 간 관계에 초점을 두어야할것이다.

Maas와 Mailend (2012)가 제안한 반응시간 측정 패러다임을 이용하여, 위에서 언급한 말-운동프로그램 및 말-운동프로그래밍을 그 이후의 단계와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선택 반응시간(choice reaction time) 패러다임’으로 불리는 즉각 반응시간 과제는 제시한 자극어를 보거나 들은 후 바로 반응을 산출하는 것이다.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말처리의 모든 단계가 관여한다. 말-운동프로그래밍과 관련하여서는, 해당 자극어가 익숙할 경우 저장된 운동프로그램을 인출하는 과정이, 익숙하지 않을 경우 즉각적으로 운동프로그래밍을 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포함된다. 반면 ‘단순 반응시간(simple reaction time) 패러다임’으로 불리는 지연 반응시간 과제는 제시한 자극어를 보거나 듣게 하고 일정 시간 지연 후 반응을 산출하게 하는 과제이다. 지연시간 동안 화자는 해당 자극어에 대해 저장된 말-운동프로그램을 인출하거나 필요할 경우 말-운동 프로그래밍을 실시한다. 따라서 정해진 지연시간이 끝난 직후 화자가 반응하는 시간에는 말-운동프로그램과 프로그래밍이 제외된 그 후의 단계, 즉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운동계획과 운동실행의 시간만이 포함된다. 지연시간은 자극어를 단기기억에 보유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짧아야 하지만, 운동프로그램을 인출하거나 프로그래밍을 마칠 수 있을 정도로는 여유있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단순 반응시간과 지연 반응시간을 이용하여 아동기 말실행증 아동의 말-운동프로그램/프로그래밍 능력에 접근하고자 하였다. 단순 반응시간과 지연 반응시간의 차이를 분석해보면, 아동이 저장된 운동프로그램의 인출과 즉각적 운동프로그래밍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지를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의 과제를 단어와 비단어 과제로 구분하여 제작하였다. 단어에 대한 반응시간은 말-운동프로그램 인출 능력과 관련하여, 비단어에 대한 반응시간은 말-운동프로그래밍 능력과 관련하여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자극에 비단어가 포함되었기 때문에 검사자가 구어로 자극어를 제시하면 대상자가 그것을 그대로 말하는, 따라말하기 과제로 반응시간을 측정하였다. 아동기 말실행증 아동과 가장 구분이 어려운 조음·음운장애 아동의 수행력을 비교함으로써, 반응시간 패러다임을 이용한 두 장애 간 감별 진단에 대한 기초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아동기 말실행증, 조음·음운장애, 일반 아동의 세 집단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더불어 따라말하기 과제 시 나타나는 정반응률에 대한 분석도 실시하여 단어 여부와 지연 여부에 따른 차이를 비교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세 집단 간 과제의 지연 여부 및 단어 여부에 따라 따라말하기 수행 시 반응시간에 차이가 있는가? 둘째, 세 집단 간 과제의 지연 여부 및 단어 여부에 따라 따라말하기 수행 시 정반응률에 차이가 있는가?

연구 방법

연구 대상

본 연구의 대상자는 4세에서 7세의 아동기 말실행증 아동 9명(4세 2명, 5세 3명, 6세 2명, 7세 2명), 조음·음운장애 아동 15명(4세 3명, 5세 6명, 6세 4명, 7세 2명)과 일반 아동 15명(4세 4명, 5세 4명, 6세 4명, 7세 3명)이었다. 모든 대상자들은 이전에 신경학적인 병인이나 질병 또는 사고를 겪은 경험이 없으며, 인지적인 문제가 없다고 보고된 아동들이었다. 집단 간 연령(F(2, 36)=.285, p>.05) 및 성별(χ2 =.072, p>.05)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아동기 말실행증을 진단하기 위한 표준화된 진단도구가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ASHA (2007)와 Park (2008)의 아동기 말실행증 진단기준을 참고하여 선정하였다. 1차적으로 담당 언어재활사에 의해 아동기 말실행증이 의심된다고 보고된 아동 가운데에서, 2차적으로 자격증을 소지한 경력 5년 이상의 연구자가 말실행증에 대한 심층 진단평가를 실시하여 최종적으로 아동기 말실행증으로 진단을 내렸다. 아동기 말실행증의 진단 기준은 Appendix 1에 제시된 말 특성 체크리스트의 ①-⑤ 중 2개 이상을 포함하면서, 전체 10가지 중 총 5개 이상의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이다. 말 특성 체크리스트는 아동의 담당 언어재활사의 보고와 연구자의 관찰 및 교호 운동 검사(Ha, 2000), 구강기능검사(St. Louis & Ruscello, 1981), 단어반복검사(Song & Sim, 2008), 음절길이증가검사(Kim, Heo, Kim, & Kim, 2009)의 수행력을 참고하였다. 그 이외의 기준은 조음·음운장애아동의 기준과 동일하다.

조음·음운장애 아동은 아동 말 특성 체크리스트에서 총 5개 미만의 조건에 해당하는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1) 발달장애, 감각장애, 정서장애 및 조음기관의 구조적 장애를 갖고 있지 않고, 지능이 정상이라고 부모와 유치원 교사가 보고하였으며, (2) 수용·표현 어휘력검사(REVT; Kim, Hong, Kim, Jang, & Lee, 2009)의 수용어휘 능력이 -1 SD 이상 범위에 속하며, (3) 우리말 조음음운 평가(U-TAP; Kim & Shin, 2004)결과 자음정확도가 -2 SD 이하에 속하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일반 아동은 (1) 발달장애, 감각장애, 정서장애 및 조음기관의 구조적 장애를 갖고 있지 않고, 지능이 정상이라고 부모와 유치원 교사가 보고하였으며, (2) 수용·표현 어휘력검사의 수용어휘 능력이 -1 SD 이상 범위에 속하며, (3) 우리말 조음·음운 평가결과 자음정확도가 -1 SD 이상에 속하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에 선정된 대상자의 평균 생활연령, 수용어휘력, 자음정확도, 말 특성 체크리스트 점수를 Table 1에 제시하였다.

Participants’ descriptive information

실험 과제

즉각 따라말하기 과제와 지연 따라말하기 과제 모두 Maas와 Mailend (2012)의 실험과제 패러다임을 참고하였다. DmDx Display Software (Forster & Forster, 2003)를 사용하여 실험과제를 전산화된 프로그램으로 제작하였다.

실험 자극어 선정

본 연구의 실험 자극어는 1음절부터 4음절까지 각각 다섯 개씩으로 구성된, 단어 과제 20개와 비단어 과제 20개의 총 40문항으로 이루어졌다. 본 연구에서 단어와 비단어를 둘 다 실험 자극어로 사용한 이유는 말-운동프로그램이 어휘저장소에 이미 저장되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하기 위해서이다. 익숙한 단어는 그것에 대한 말-운동프로그램이 어휘저장소에 저장되어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 따라서 단어 자극어는 4-7세 아동이 이미 익숙하게 알고빈번하게사용하는단어만을선정하도록하였다.

단어 자극어의 구체적 선정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18-36개월 아동의 어휘 습득 연구(Lee, Chang, Choi, & Lee, 2009)에서 90% 이상의 출현빈도를 보이는 단어와 MCDI-K (Pae, 2003)의 단어 목록을 참고하여 1음절, 2음절, 3음절, 4음절 단어를 각 5개씩 선정하였다. 선정된 1음절, 2음절, 3음절 단어에는 조음·음운장애 아동들이 주된 어려움을 보이는 음소인 /ㅈ, ㅉ, ㅊ, ㅅ, ㅆ, ㄹ/가 포함된 단어를 제외하였다. 이는 아동들이 말-운동프로그래밍의 능력이 부족해서 오류를 보이는지 아니면 원래의 조음오류 때문인지를 변별하는것이어렵기때문이다. 그러나 4음절단어의경우 /ㅈ, ㅉ, ㅊ, ㅅ, ㅆ, ㄹ/ 음소가 포함되지 않은 단어만을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5개 단어 중 4개의 단어에는 /ㅈ, ㅆ, ㄹ/ 음소가 포함되어 있다.

비단어 자극어는 단어 자극어와 음운 및 조음 복잡성에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였다. 따라서 단어 자극어와 동일한 자음을 포함시키고 모음만 변형하여 비단어 자극어를 만들었다. 단어와 비단어 자극어 목록을 Appendix 2에 제시하였다.

즉각 따라말하기 과제

즉각 반응시간과 정반응률 측정을 위한 과제로, 녹음된 자극어를 들려주고 아동이 즉각적으로 따라말하게 하는 과제이다. 자극어 제시 전 화면에 주의 집중을 위한 ‘+’표시가 500 ms 동안제시된 다. 500 ms의 inter-stimuli interval (ISI) 후 단어 또는 비단어 자극어가 청각적으로 제공된다. 대상자는 자극어를 듣자마자 바로 반응을 하여야 하고, inter-trial interval (ITI)는 1,000 ms이었다. 아동의 반응은 자동적으로 녹음되었다. 즉각 반응시간 프로그램의 구성은 Figure 1과 같다.

Figure 1.

Immediate reaction time program. ISI= inter stimuli interval; ITI= inter trial interval.

지연 따라말하기 과제

지연 반응시간과 정반응률 측정을 위한 과제로, 녹음된 자극어를 들려주면 아동이 1초 지연 후 따라말하도록 하는 과제이다. 자극어 제시 전 화면에 주의 집중을 위한 ‘+’표시가 500 ms 동안제시 되고, 500 ms의 ISI 후 단어 자극어 또는 비단어 자극어가 청각적으로 제공된다. 그 후 아동의 반응을 지연시키기 위하여, ‘쉿! 준비’라는 문구와 함께 해당 그림이 1,000 ms 동안 제시된다. 그 후 ‘삐’라는 신호음과 동시에 ‘시작!’이라는 문구가 250 ms 동안 나타났다 사라지면 아동은 바로 반응을 하여야 한다. 따라서 아동에게 허용된 지연시간은 총 1,250 ms였다. 예비실험 시 즉각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반응시간이 1,000 ms가 넘는 아동은 없었기 때문에, 1,250 ms는 아동이 말-운동프로그램을 인출하거나 말-운동프로그래밍을 직접 실시하기에 충분한 시간일 것으로 판단하였다. 마찬가지로 ITI는 1,000 ms이었다. 아동의 반응은 자동적으로 녹음되었다. 지연 반응시간 프로그램의 구성은 Figure 2에 제시하였다.

Figure 2.

Delayed reaction time program. ISI= inter stimuli interval; ITI= inter trial interval.

연구 절차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연구자와 일대일로 진행하였다. IBM Notebook에 즉각 및 지연 따라말하기 프로그램을 탑재하여 과제를 제공하였다. 실험은 세 집단을 두 그룹으로 나눠 그룹 1은 즉각 따라말하기, 지연 따라말하기 순서로, 그룹 2는 지연 따라말하기, 즉각 따라말하기 순서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단어 및 비단어, 음절수(1-4음절)를 통제한 40개의 단어를 즉각과 지연 반응시간 측정 프로그램에서 동일하게 사용하였다. 비단어 과제를 먼저 실시하고 단어 과제를 제공하였으며, 각 과제 내에서 자극어는 무작위로 제시되었다. 마이크를 대상자의 입에서 5 cm 거리로 일정하게 유지하였고, 아동의 수행은 녹음기에 모두 녹음되었다. 첫 번째 프로그램 실시 후 20-30분의 휴지시간을 두어 자극어의 학습효과를 통제 하였다.

자료분석 및 통계분석

반응시간 측정은 DmDx의 반응을 용이하게 분석할 수 있는 Check Vocal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즉각 반응시간은 녹음된 음성파일의 단어의 마지막 음소가 끝나는 지점에서 아동의 발화가 시작하는 지점까지의 시간을 ms (1/1,000초)로 측정하였다. 지연 반응시간은 신호음이 끝나는 지점부터 아동의 발화가 시작하는 지점까지의 시간을 ms로 측정하였다. 극단값(outlier)이 평균반응시 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하여 100 ms 이하의 반응과 1,000ms 이상의 반응시간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Townsend와 Ashby (1983)의 속도와 정확성의 교환효과(speed-accuracy trade-off effect)에 근거하면, 빨리 반응하면 오반응이 많아지고 늦게 반응하면 정반응이 증가한다. 즉 정확한 반응을 하기 위해서는 처리에 필요한 어느 정도의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에 반응 시간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처리 결함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장애인의 경우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와 같은 속도와 정확성의 교환효과를 통제하기 위하여, 반응시간은 각 반응시간에 정반응 여부를 고려하여 수정한 값인 역효율 점수(inverse efficiency scores; Townsend & Ashby, 1983)로 전환하여 계산하였다.

단어 및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의 정반응률 산출하기 위하여 대상자의 발화를 모두 전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이 산출한 음절을 기준으로 점수를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하였다. 제시어의 각 음절이 바른 위치에서 정확하게 산출된 경우 음절마다 1점씩을 주었다. 그리고 총 수행점수를 정반응률(%)로 변환하여 비교하였다. Lee (2010)의 반응 변별 기준을 참고하여 정확한 발음은 정반응으로, 생략과대치, 왜곡, 첨가는 오류로 처리하였다.

통계분석은 SPSS ver. 20.0을 이용하였다. 집단 간 단어 여부와 지연 여부에 따른 반응시간과 정반응률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1피험자 간-2피험자 내 혼합설계에 의한 반복측정분산분석(repeated measure ANOVA)을 실시하였으며, 사후검정은 Scheffé를 실시하였다. 모든 통계적 유의수준은 p<.05로 하였다.

신뢰도

정반응률에 대한 평가자간 신뢰도는 연구자와 2급 언어재활사 1명에 의해 산출하였다. 전체 대상 아동의 20%에 해당하는 8명의 자료를 임의로 추출하여 신뢰도를 산출하였다. 평가자와 연구자의 평가 결과에서 일치한 항목수를 일치한 항목수와 불일치한 항목수의 합으로 나눈 다음 100을 곱하여 산출하였다. 위와 같은 계산 방법으로 산출된 정반응률에 대한 평가자간 신뢰도는 97.09%이었다.

연구 결과

집단 간 단어 여부 및 지연 여부에 따른 반응시간

단어 및 비단어의 즉각 따라말하기와 지연 따라말하기, 네 가지 과제 모두에서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이 평균적으로 가장 느린 반응시간을 보였다(Table 2).

Comparison of the IRT and DRT of word/non-word tasks in three groups (unit=ms)

통계분석 결과 집단 간 주효과가 유의하였다(F(2, 36)=4.55, p<.05). 사후검정을 실시한 결과, 아동기 말실행증과 일반 집단, 아동기 말실행증과 조음·음운장애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p<.05), 일반 집단과 조음·음운장애 집단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p>.05). 집단 내 요인에 대해서는 집단에 상관없이 단어 여부의 효과가 유의하였으나(F(1, 36)=29.9, p<.05), 단어 여부와 집단 간 상호작용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F(2, 36)=2.29, p>.05). 즉 세 집단 모두 단어의 반응시간이 비단어보다 유의하게 빠르며 이러한 경향은 집단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집단 내 요인인 지연 여부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F(1, 36)=25.29, p<.05). 즉 집단에 상관없이 즉각 따라말하기 과제보다 지연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반응시간이 유의하게 느렸다. 그리고 지연 여부와 집단의 상호작용효과도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F(2, 36)=8.99, p<.05). 상호작용효과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각 집단 내에서 일요인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일반 집단과 조음·음운장애 집단은 즉각 따라말하기보다 지연 따라말하기 과제의 반응시간이 유의하게 느린 반면(p<.05),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두 과제 간 반응시간에 차이가 없었다(p>.05). 즉,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두 집단과 달리 즉각 따라말하기 과제의 반응시간이 지연 따라말하기 과제의 반응시간만큼이나 느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어 여부와 지연 여부의 상호작용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F(1, 36)=9.93, p<.05), 집단, 단어 여부 및 지연 여부의 삼요인 상호작용효과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2, 36)=3.83, p<.05). 단어 여부와 지연 여부의 상호작용효과를 분석하기 위하여, 단어와 비단어 내에서 지연 여부에 따른 차이에 대해 일요인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단어와 비단어 과제 모두에서 즉각 따라말하기와 지연 따라말하기 간 차이가 유의하였다(p<.05). 그렇지만 Figure 3을 살펴보면, 단어 과제와 비단어 과제 모두에서 지연 따라말하기가 즉각 따라말하기보다 느리긴 하지만 비단어 과제의 경우 그 차이가 줄어든다는것을알수있다.

Figure 3.

Immediate reaction time (IRT) and delayed reaction time (DRT) in word and non-word tasks.

마지막으로 집단, 단어 여부, 지연 여부의 상호작용효과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하여, 단어 과제와 비단어 과제를 구분하여 세 집단의 즉각 및 지연 따라말하기 과제의 반응시간을 도표로 나타내었다(Figures 4 and 5). Figure 4를 살펴보면 단어 과제에서는 세 집단 간 즉각 및 지연 반응시간의 패턴이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Figure 5의 비단어 과제에서는 일반 및 조음·음운장애 집단은 지연 반응시간보다 즉각 반응시간이 빠른 패턴을 보이나,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지연 반응시간이 빠르게 나타나 집단 간 양상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igure 4.

Immediate reaction time (IRT) and delayed reaction time (DRT) of the word task. CAS= childhood apraxia of speech; APD=articulatory and phonological disorders; TD=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Figure 5.

Immediate reaction time (IRT) and delayed reaction time (DRT) of the non-word task. CAS= childhood apraxia of speech; APD= articulatory and phonological disorders; TD=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단어 및 지연 여부에 따른 정반응률

세 집단 모두 비단어 과제보다 단어 과제에서 평균적으로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고,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이 네 가지 모든 과제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낮은 정반응률을 보였다(Table 3).

Comparison of the percentage (%) of correct responses in three groups

통계분석 결과 집단 간 주효과가 유의하였다(F(2, 36)=4.972, p<.05). 사후검정 결과 아동기 말실행증과 일반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p<.05), 아동기 말실행증과 조음·음운장애 집단 및 일반 아동과 조음·음운장애 집단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p>.05). 집단 내 변인인 단어 여부의 효과가 유의하였고(F(1, 36) = 138.37, p<.05), 단어 여부와 집단의 상호작용효과도 유의하였다(F(2, 36)=3.29, p<.05). 단어 여부에 따른 주 효과가 유의하였다는 것은 집단에 상관없이 단어 과제의 정반응률이 비단어 과제의 정반응률보다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어 여부와 집단 간 상호작용효과가 유의하였기 때문에, 각 과제 내에서 집단 간 차이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단어 과제에서는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일반 집단과 조음·음운장애 집단과 각각 유의한 차이가 있는 반면(p<.05), 비 단어 과제에서는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과 일반 집단만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다(p<.05). 즉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에서는 조음·음운장애 집단도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만큼 정반응률이 떨어졌다.

지연 여부에 대한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며(F(1, 36)=1.04, p>.05), 지연 여부와 집단의 상호작용효과도 유의하지 않았다(F(2, 36)=2.61, p>.05). 다시 말해 정반응률의 경우에는 지연 여부에 따라 과제 수행력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어 여부와 지연 여부의 상호작용효과(F(1, 36)= 0.19, p>.05) 및 집단, 단어 여부 및 지연 여부의 삼요인 상호작용효과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F(2, 36)= 2.30, p>.05).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아동기 말실행증, 조음·음운장애,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말 산출 처리과정 중 말-운동프로그램/프로그래밍과 관련한 능력들을 비교하고 그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따라말하기 과제 수행 시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단어 여부와 지연 여부에 상관없이 조음·음운장애와 일반 집단보다 유의하게 느린 반응시간을 보였고, 세 집단 모두 단어 과제보다 비단어 과제에서 반응시간이 유의하게 느렸다. 또한 비단어 과제에서 조음·음운장애와 일반 집단은 지연 반응시간보다 즉각 반응시간이 빠른 반면,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즉각 반응시간보다 지연 반응시간이 빠르게 나타나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정반응률 분석에서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일반 집단보다 단어와 비단어 과제 모두에서, 조음·음운장애집단보다 단어 과제에서 정반응률이 유의하게 낮았다. 하지만 정반응률의 경우 지연 여부에 따라 다른 양상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고찰해보면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세 집단 모두 단어 따라말하기보다 비단어 따라말하기에서 반응 시간이 유의하게 느렸으며 이러한 경향은 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단어 과제와 비단어 과제 수행 시 요구되는 말 산출 처리과정에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보이며, 이러한 처리과정의 차이는 집단에 상관없이 모든 대상자들에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익숙한 단어의 경우 저장된 말-운동프로그램을 인출하기만 하면 되지만, 생소한 비단어는 즉각적으로 말-운동프로그래밍을 실시하여 새로운 말-운동프로그램을 생성하여야 한다. 때문에 비단어 과제의 경우 말을 산출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단어들은 어린 아동들에게 매우 친숙한 단어들이었다. 이러한 단어의 특성이 두 과제 간 차이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였을 수 있다. 말-운동프로그램의 인출보다 프로그래밍이 요구될 경우 반응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주장은 말실행증과 관련한 여러 선행연구들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Maas et al., 2008; Mass, Robin, Wright, & Ballard, 2008; Maas & Mailend, 2012; Mailend & Mass, 2013), 본 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확인하였다.

지연 여부에 따른 반응시간은, 집단에 상관없이, 즉각 따라말하기보다 지연 따라말하기에서 유의하게 더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말 산출과 관련한 여러 가설들과 선행연구들(Klapp, 2003; Maas & Mailend, 2012)에 근거하여 연구자들이 사전에 예측하였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지연 따라말하기의 경우 지연시간 동안 해당 자극어에 대한 말-운동프로그램 인출 또는 프로그래밍의 생성이 완료되어 그 직후에 측정되는 지연 반응시간에는 운동계획과 운동실행의 시간만이 포함되기 때문에(Maas & Mailend, 2012), 즉각 따라말하기보다 반응시간이 짧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이처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난 이유 중 하나로 ‘아동’이라는 대상자의 특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제까지의 즉각 반응시간과 지연 반응시간 패러다임 연구는 모두 성인을 대상으로 하였고, 따라서 반응시간과 관련한 말-운동프로그램/프로그래밍에 대한 가설도 성인의 말 산출 처리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Kim, Choi와 Ha (2014)는 일반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동일한 과제를 사용하여 연구를 실시한 바 있다. 성인은 예상대로 즉각 반응시간보다 지연 반응시간이 빨랐던 반면, 아동은 본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지연 반응시간보다 즉각 반응시간이 유의하게 더 빨랐다. 성인과 아동 간 과제의 지연 여부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보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생각해볼 수 있다. 지연 과제의 1,000 ms 지연시간이 성인의 경우 말-운동프로그램 또는 말-운동프로그래밍에 대한 학습시간으로 작용하는 반면, 아동의 경우 해당 지연시간이 학습시간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오히려 과제 수행에 인지적으로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다시 말해 지연 후 신호음에 맞춰 바로 자극어를 산출하여야 하는 과제는 위상성 각성(phasic alertness)을 요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아직 주의 조절이 미성숙한 아동에게는 인지적 부담을 초래하였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아동과 성인 간 음운 작업기억의 용량 차이(Gathercole & Baddeley, 1990) 또한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신호음 후 즉각 반응하여야 하는 작업에 주의가 할당되었을 경우, 성인에 비해 음운단기기억력이 떨어지는 아동에게는 지연 전 들었던 자극어를 효율적으로 단기기억 저장소에 보유하고 있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일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인하여 아동은 지연시간 동안 말-운동프로그램과 프로그래밍을 완료하고 지연 직후에는 그 다음의 처리과정인 말-운동계획 단계로 효율적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지연 후 다시 자극어를 떠올리고 말-운동프로그램과 프로그래밍을 재수행하는 비효율적인 과제 수행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와 관련하여 주의력과 운동조절의 관련성을 논한 선행연구들(Eliasson, Rösblad, & Forssberg, 2004; Gillberg, 2003)을 그 근거로 들 수 있으나, 말실행증과 관련한 주의력, 운동프로그래밍 등의 관계에 대해서는 추후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연 여부에 대한 결과 해석상의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비단어 과제에서 지연 여부에 따라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이 일반 집단 및 조음·음운장애 집단과 다른 패턴을 보였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매우 의의가 있다. 비단어 과제에서 일반 집단 및 조음·음운장애 집단은 단어 과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연 반응시간보다 즉각 반응시간이 더 빨랐던 반면,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즉각 반응시간보다 지연 반응시간이 유의하게 더 빨랐다(Figure 5). 그렇지만 아동기 말실행증의 이러한 특성이 성인이 보였던 반응시간 양상(Kim et al., 2014; Klapp, 2003)과 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비단어 즉각 반응 시간에서 나머지 두 집단보다 현저하게 느린 반응시간을 보였고, 비단어 지연 반응시간의 경우에도 즉각 반응시간보다 빨라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나머지 두 집단보다는 느렸다(Figure 5). 이러한 결과는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이 새로운 말-운동프로그래밍을 수행하는 데에 다른 두 집단보다 더욱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말-운동프로그래밍에 결함이 있는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이 즉각적 말-운동프로그래밍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큰 비단어 즉각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가장 어려움을 보였다는 것은 타당한 결과로 여겨진다.

정반응률 면에서는 세 집단 모두 단어 과제보다 비단어 과제에서 수행력이 유의하게 떨어졌다. 단어보다 비단어 따라말하기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여러 선행연구들에서 보고된 바 있다. 새로운 말-운동프로그래밍 수행에 대한 부담감이 비단어 따라말하기의 정확도를 저하시키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집단 및 단어 여부와 관련하여서는,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은 단어 따라말하기에서는 조음·음운장애와 일반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정반응률을 보였으나, 비단어 따라말하기에서는 일반 집단과만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다. 즉 비단어 따라말하기에서는 조음·음운장애 집단도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만큼 그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조음·음운장애 집단의 음운표상 부호화 결함과 관련하여 비단어 따라말하기의 수행력 결함을 보고하였던 선행연구(Kim & Ha, 2014)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비단어 따라말하기의 정반응률을 이용하여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을 일반 집단과 변별할 수는 있으나 조음·음운장애 집단과 변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이러한 결과는 말-운동프로그래밍 능력이 자음정확도와 연관되어 어떠한 경향성을 나타내지는 않았다고 보고한 선행연구(Song & Sim, 2008)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청지각적 평가로 아동기 말실행증을 진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선행연구(Aichert & Ziegler, 2004)를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본 연구의 결과들을 종합하여 보면, 세 집단을 변별하는 데에 적절한 과제와 분석방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아동기 말실행증 집단을 조음·음운장애 집단 및 일반 집단과 구분할 수 있는 경제적인 방법은 단어 또는 비단어 즉각 따라말하기의 반응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단어이든 비단어이든 즉각 따라말하기 과제의 반응시간을 비교하면, 아동 말실행증을 두 집단과 변별할 수 있다. 따라말하기 과제의 정반응률의 비교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주의할 점은 조음·음운장애 아동의 경우도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의 정반응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동기 말실행증과 조음·음운장애 집단간 변별에는 바람직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사용한 과제로는 조음·음운장애 집단과 일반 집단을 변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조음·음운장애 아동의 경우 정상 아동과 반응시간 양상이 매우 유사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반응시간 패러다임을 이용하여 조음·음운장애를 정상 집단으로부터 감별 진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단어 따라말하기 정반응률에는 정상 집단과 조음·음운장애 집단 간 차이가 평균적으로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Table 3). 본 연구에서는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조음·음운장애 집단과 일반 집단 간 감별 진단을 위해 비단어 따라말하기 정반응률의 임상적 효율성을 언급하기는 어렵다. 비단어 따라말하기 과제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자극어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단어유사성이다. 본 연구의 경우 단어 자극어와 음운 및 조음 복잡성에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해당 단어에 모음만 변형하여 비단어 자극어를 만들었다. 따라서 단어유사성이 다소 높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때문에 비단어 따라말하기의 정확률에 조음·음운 장애 집단과 일반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 조음·음운장애 집단이 일반 아동보다 비단어 따라말하기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선행연구(Kim & Ha, 2014)를 고려할 때, 추후 이 부분에 관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으로는 첫째, 본 연구에서는 조음·음운장애 및 아동기 말실행증을 선별하기 위해 직접 선별검사를 제작하여 사용하였다. 대상자 선정상 객관성의 부족을 부정할 수 없으며, 따라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표준화된 검사 도구가 개발되어 아동기 말실행증을 명확히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여러 선행연구들에 근거하여 말-운동프로그램/프로그래밍 능력을 가장 타당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단어와 비단어의 즉각 및 지연 따라말하기 과제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는 데에는 말-운동프로그램/ 프로그래밍뿐 아니라 여러 인지-언어처리과정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다른 처리과정들을 최대한 통제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모든 인지-언어처리과정 연구에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한계점이며, 따라서 본 연구가 말-운동프로그래밍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결과는 다른 인지-언어처리과정과의 관계 하에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과제의 단어 여부 및 지연 여부에 따른 반응속도와 정반응률을 분석하여 말-운동프로그래밍 능력을 추론하였다. 하지만 말-운동프로그래밍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음소의 난이도, 음절 길이 증가에 따른 분석과 조음오류에 대한 심층 분석이 이뤄지지 못하였다. 따라서 후속연구는 말실행증의 말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변수에 대한 질적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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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x

Appendix 1. 아동 말 특성 체크리스트

Appendix 2. 실험에 사용된 단어 및 비단어 목록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Figure 1.

Immediate reaction time program. ISI= inter stimuli interval; ITI= inter trial interval.

Figure 2.

Delayed reaction time program. ISI= inter stimuli interval; ITI= inter trial interval.

Figure 3.

Immediate reaction time (IRT) and delayed reaction time (DRT) in word and non-word tasks.

Figure 4.

Immediate reaction time (IRT) and delayed reaction time (DRT) of the word task. CAS= childhood apraxia of speech; APD=articulatory and phonological disorders; TD=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Figure 5.

Immediate reaction time (IRT) and delayed reaction time (DRT) of the non-word task. CAS= childhood apraxia of speech; APD= articulatory and phonological disorders; TD=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Table 1.

Participants’ descriptive information

Characteristic CAS (N = 9) APD (N = 15) TD (N = 15)
Age (mo) 73.56 (13.18) 70.27 (10.45) 70.87 (12.60)
REVT-R 77.46 (19.88) 72.66 (11.51) 71.55 (14.00)
U-TAP (%) 76.48 (9.18) 83.72 (7.56) 99.22 (1.43)
Speech features’ checklist 6.11 (1.23) 1.33 (1.05)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CAS=childhood apraxia of speech; APD=articulatory and phonological disorders;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REVT=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U-TAP=Urimal Test of Articulation and Phonology (Kim & Shin, 2004).

Table 2.

Comparison of the IRT and DRT of word/non-word tasks in three groups (unit=ms)

Group Word
Non-word
IRT DRT IRT DRT
CAS (N = 9) 513.99 (92.86) 584.46 (152.93) 930.04 (537.91) 795.35 (485.59)
APD (N = 15) 351.74 (74.63) 554.76 (115.80) 514.38 (139.74) 653.19 (95.23)
TD (N = 15) 327.76 (65.31) 532.38 (208.66) 473.02 (148.29) 675.20 (236.25)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IRT=immediate reaction time; DRT=delayed reaction time; CAS=childhood apraxia of speech; APD=articulatory and phonological disorders;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Table 3.

Comparison of the percentage (%) of correct responses in three groups

Group Word
Non-word
Immediate Delayed Immediate Delayed
CAS (N = 9) 93.25 (7.93) 94.18 (10.34) 71.12 (15.97) 77.83 (14.68)
APD (N = 15) 98.65 (2.99) 98.63 (2.35) 82.99 (8.96) 82.61 (7.39)
TD (N = 15) 98.28 (2.52) 98.91 (2.26) 88.93 (10.36) 86.29 (11.96)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CAS=childhood apraxia of speech; APD=articulatory and phonological disorders;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번호 선정기준 번호 선정기준
제한된 자음과 모음 목록 모방보다 자동구어에서 더 좋은 수행
발화길이가 길어 질 때 조음 오류도 증가 모음의 오류
말 산출 시 모색행동이 나타남 낮은 자극반응도
비일관적인 오류 수용언어보다 지연된 표현언어
운율 문제 치료 진전이 느린 편이다.
단어 비단어
1음절
2음절 토끼 투깨
베게 버가
포크 푸커
가방 개뱅
배꼽 비꿉
3음절 메뚜기 미또개
바나나 배노노
고구마 구고매
피아노 패우너
비행기 배항개
4음절 오토바이 우투배어
할아버지(하라버지) 해래브저
동그라미 둥거래매
비눗방울(비눋빵울) 배넏뻥올
크레파스(크레파쓰) 커리패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