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화된 교실 맥락 상황에서 학령기 고기능자폐 아동과 단순언어장애아동의 화행 이해 능력과 마음이해, 구문이해 능력 간의 관계
Comprehension of Speech Acts, Theory of Mind, and Syntax Comprehension in 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and Specific Language Impair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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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배경 및 목적:
본 연구는 교실 맥락을 반영한 소집단 내에서 학령기 고기능자폐아동과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화행 이해 특성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화행 이해 능력이 마음이해와 구문이해 간 상관이 있는지도 살펴보았다.
방법:
본 연구는 45명의 학령기 고기능자폐장애, 단순언어장애, 일반아동이 참여하였다. 화행 이해 능력을 살펴보기 위해 교실 맥락을 구조화하여 직접화행과 간접화행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그리고 마음이해와 구문이해 능력을 살펴보았다. 통계분석은 반복측정 된 분산분석과 Pearson 상관 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
첫째, 화행 이해 능력은 고기능자폐아동과 단순언어장애아동 집단이 일반아동 집단 보다 낮은 수행을 보였다. 둘째, 화행 이해 유형 간에는 간접화행이 직접화행보다 낮은 수행을 보였다. 셋째, 집단과 화행 이해 유형 간 상호작용 효과가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고기능자폐아동은 모든 화행 이해에서 마음이해 점수 간 유의한 상관이 나타났다. 그리고 단순언어장애 아동은 간접화행 이해와 마음이해, 구문이해 간 유의한 상관이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
고기능자폐아동과 단순언어장애 아동은 교실 맥락을 반영한 소집단 내에서 일반아동보다 화행 이해에서 어려움을 보였다. 또한 고기능자폐아동과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의사소통 능력을 확인할 때 마음이해와 구문이해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본 연구 결과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학령기 아동의 평가 및 중재를 하는데 있어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The aim of the present study was to compare the speech act comprehension, theory of mind (ToM), and sentence comprehension in school-aged 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HFA) to children with specific language impairments (SLI) in an analogous classroom context.
Methods:
The participants in this study were school-age children with HFA, SLI and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TD). To differentiate speech act comprehension behavioral observation was used in an analogous classroom context. The types of speech acts involved were direct and indirect. Also, this study measured ToM and syntax comprehension.
Results:
First, there were significant differences between the groups showing that the HFA group and SLI group had lower comprehension of speech acts than the TD group. Second, there was a significant difference within types of speech acts in which indirect speech acts had lower scores than the direct speech acts. Third, there was interaction between the groups and types of speech act comprehension. Finally, there were significant correlations between all speech act comprehension and ToM scores in children with HFA. And there were significant correlations among indirect speech acts scores, ToM, and sentence comprehension in children with SLI.
Conclusion:
This study found that children with HFA and SLI have more difficulties with the comprehension of speech acts than children with TD in analogous classroom contexts. It seems necessary to consider ToM and sentence comprehension when identifying communication competence for children with HFA and SLI.
화행은 화자가 청자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이다. 화자가 발화함으로써 수행하는 화행에는 사과, 불평, 칭찬, 초대, 약속, 요청 등 수없이 많은데 이것은 발화하는 과정에서 화자의 의사소통적 의도에 적용된다. 화자는 자신의 의사소통적 의도가 청자에게 인식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화자의 의사소통적 의도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화자와 청자는 발화를 둘러싼 주변상황을 고려하는데, 이러한 발화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을 ‘맥락’이라 한다(as cited in Yule, 1996).
화자가 의도하는 발화수반행위(illocutionary force)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직접화행과 간접화행으로 나눌 수 있다. 직접화행은 화자가 자신이 의도하는 발화수반행위를 축어적(literal)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문법 표지에 나타난 행위와 언표내적 행위가 동일하다. 간접화행은 발화수반행위를 비축어적(non-literal)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문법표지에 나타난 행위와 언표내적 행위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이때 언어 맥락적 정보와 상황 맥락적 정보가 상호작용하여 화자의 의도와 결합한 후 화행이 일어난다(Song, 2003). 예를 들어 ‘날씨가 춥다’라는 서술문은 진술하기 위해 사용될 때 ‘직접화행’의 기능을 한다. 하지만 “날씨가 추우니 창문을 닫아줘”라는 의미로 명령이나 요청을 하기 위해 사용될 때는 ‘간접화행’의 기능을 갖는다. 즉 동일한 형태의 구조를 갖고 있는 발화라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의사소통 기능의 화행으로 사용될 수 있다.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우리는 발화 속에서 의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의미가 부분적으로 또는 전혀 나타나지 않게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말하는 사람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같은 의미일지라도 그것을 발화할 때 듣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 때의 상황에 따라서 표현양식을 적절하게 바꾸기 때문이다(Gallagher, 1991). 따라서 의사소통 상황에서 화행을 이해하는 것은 개별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어떻게 문장 구조가 표현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언어적 의미를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언어적으로 기술된 의미 이상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발화 의미를 해석할 때 관련 있는 맥락 정보를 이용하는데 세상사 지식, 맥락에 속한 화자의 가정에 대한 믿음 등이 맥락 정보에 포함된다(Leinonen & Letts, 2001; Ryder & Leinonen, 2003).
다양한 의사소통 상황에서 유연한 방식으로 맥락 정보를 이용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오랜 발달 과정이 요구된다(Bucciarelli, Colle, & Bara, 2003). 매우 어린 연령의 아동들도 언어표현을 형성하고 해석할 때 맥락을 고려할 수 있게 되고 이러한 것들이 점차 발달하면서 듣는 사람을 고려하여 대답하기 시작한다. 선행연구에서 일반 아동들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관련 있는 대답이 많아지고 관련 있는 맥락 정보를 사용하는 능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einonen & Letts, 2001; Ryder & Leinonen, 2003). Elrod (1983)의 연구에서는 3-6세 아동을 대상으로 직접화행과 간접화행 이해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일반아동은 직접화행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만큼 간접화행도 적절히 이해한다고 하였고 유형별로는 간접요구보다 직접요구를 더 잘 이해한다고 하였다. Bucciarelli 등(2003)은 2-3세, 3-4세, 4-5세, 6-7세 일반아동 140명을 대상으로 직접화행, 간접화행, 거짓말, 풍자와 관련된 의사소통 행위에 대한 이해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화행 이해를 보다 잘 수행하였고, 복잡한 간접화행보다 간단한 간접화행이나 직접화행을 보다 쉽게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oukusa 등(2007) 연구에서도 5-9세 아동들은 청자에게 모든 것을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더 경제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한다고 보았다. 즉 연령이 높아지면서 아동들은 다양하고 특별한 맥락적 요소들을 이용하고 연결하는 것을 배우게 되고 점점 더 관련 있는 맥락 요소에만 집중하게 됨으로써 직접화행보다는 간접화행을 이해하는 것이 보다 발전된 형태의 발달임을 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화행 이해는 언어적·사회/정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의 경우, 언어적 의미와 맥락 정보를 이해하는데 결함이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 상황에서 일반아동보다는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특히 학령기 아동의 경우, 영유아와 취학 전 아동과는 달리 학교 교실 내에서 함께 생활하는 또래 친구들이 많아지게 되고 다양한 학습 과제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다양한 사회적 환경들은 상황 정보가 없고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사 혹은 또래와 상호작용할 때 효과적으로 의사소통 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의사소통뿐 아니라 사회적 참여, 학업 성취, 직업 수행 등의 어려움을 초래하기도 한다(Olswang, Coggins, & Svensson, 2007).
장애 유형에 따른 화행 이해와 관련된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고기능자폐 혹은 아스퍼거증후군(Dennis, Lazenby, & Lockyer, 2001; Jolliffe, & Baron-Cohen, 1999; Lee, 2009; Loukusa et al., 2007; Seo, 2012), 단순언어장애(Adams, Clarke, & Haynes, 2009; Kim, 2003)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Jolliffe와 Baron-Cohen (1999)과 Loukusa 등(2007)의 연구에서는 고기능자폐집단은 평균 언어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하는 사람의 발화를 맥락에 적절하게 해석하는데 어려움을 보인다고 하였다. 또한 Dennis 등(2001)의 연구에서는 고기능자폐아동과 아스퍼거증후군 아동들이 발화의 함축을 추론하고 사회적 스크립트, 은유와 화행에 대한 추론 능력에 결함을 보인다고 하였다. Lee (2009)의 연구에서는 고기능자폐아동이 일반아동 집단들보다 간접적인 표현 이해에 낮은 수행을 보였고 유형별로 살펴보면 간접적인 요구보다는 간접적인 거절 표현에 대한 이해가 더 어렵다고 하였다. Seo (2012)의 연구에서도 아스퍼거증후군 아동은 일반아동에 비해 간접화행 이해에서 낮은 수행을 보였고 오류 유형은 ‘문자 그대로 해석’이 높은 빈도를 나타냈다. Adams 등(2009)의 연구에서는 언어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추론 이해와 문장 이해 능력을 살펴보았는데 언어장애아동의 경우 일반아동 집단보다 추론 이해에 낮은 수행을 보였다. Kim (2003)의 연구에서는 학령기 단순언어장애 아동들이 정보가 완전한 발화, 언어적 공존의 상호지식을 이용해야 하는 발화, 공동체 멤버십에 의한 상호지식을 이용해야 하는 발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모두 일반아동 보다 열등한 수행을 보였다.
선행연구에서는 자폐아동과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의사소통 결함이 마음이론(Baron-Cohen, Jolliffe, Mortimore, & Robertson, 1997; Kim, 2003; Tager-Flusberg, 1999)이나 언어 능력(Kim, 2003)과 상관이 있다고 하였다. 마음이론이란 타인의 행동을 그의 마음과 관련하여 이해하는 능력으로(Baron-Cohen, Tager-Flusberg, & Cohen, 1999) 마음 이해 능력이 유능할수록 아동들은 상대방의 내적 상태에 대해 보다 잘 통찰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상호작용에 성공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자폐아동은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을 개념화하는데 곤란을 가지게 되어(Baron-Cohen et al., 1997; Tager-Flusberg, 1999) 사회적 반응이 어렵고, 협동놀이와 우정관계 형성이 더 어렵다(Howlin et al., 1987).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경우, Kim (2003)의 연구에서는 학령기 단순언어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상호지식 이용능력과 정보가 불충분한 발화 인지 능력이 사회인지 측면에서 마음이론과 상관이 있는지를 살펴본 결과, 모두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해당 연구에서 사용한 마음이론 과제가 학령기 아동보다는 실제로 연령이 낮은 아동들에게 더 적절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문장이해와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는데 그 결과, 상호지식 이용능력은 문장이해력과 유의한 상관을 보였다(Kim, 2003). 이처럼 지금까지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학령기 언어장애를 대상으로 화행 이해에 초점을 두고 마음이해와 언어능력 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들은 국·내외적으로 부재한 상황이다.
화행 이해를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Lee (2009)의 연구에서는 한 장면 그림과 함께 짧은 이야기 맥락을 들려준 후 “00는 어떻게 하는 걸까요?”라는 질문을 하여 간접적인 표현에 담긴 의도에 대해 답하게 하였다. 이해하지 못한 경우, 그림보기 단서와 설명을 함께 제시하였다. Seo (2012)의 연구에서는 짧은 단락 안에 대화가 포함된 문장을 읽어준 다음 밑줄 그어진 화행 문장을 손가락으로 지적하면서 의미를 묻는 질문으로 “이게 무슨 말이야?”라는 질문을 한 후 가장 뜻이 잘 맞는 문장을 고르게 하였다. 짧은 단락 안에 대화를 포함시킨 이유는 맥락을 고려하기 위함이었고 화행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맥락을 제시하여 가능한 실제 대화상황과 유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였다고 하였다. Bucciarelli 등(2003)의 연구에서는 일상 의사소통 상황을 담은 15개의 비디오를 제시하여 맥락을 제공하였고 이에 의도에 맞는 적절한 답을 찾도록 그림카드에 말풍선을 제공하였다. 이처럼 화행 이해를 측정하기 위해 대부분 짧은 문장을 들려주거나 보여주었고 혹은 그림이나 동영상을 제공하여 질문을 통해 적절한 답을 고르게 하였다. 뿐만 아니라 맥락을 고려할 수 있도록 상황 설명을 위해 짧은 단락글을 포함시키거나 대화체 형식을 포함시키기도 하였고 그림이나 동영상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 모두 아동의 실제 상황 내에서 화행 이해를 적절하게 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의사소통 상황에서 화행 이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맥락이 중요한데 이러한 맥락은 아동이 실제 접하는 환경 속에서 살펴보아야 정확한 화행 이해 능력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학령기 아동의 경우, 가장 중요한 환경이 ‘교실 환경’(Cooper & Simonds, 2006; Jin & Pae, 2011)이고 교실 내에서 교사 혹은 또래와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그리고 보통 교실 내에서는 성인(교사)과 아동이 일대일로 의사소통 하는 것보다는 성인(교사) 대 학생들, 혹은 또래친구들과 함께 집단 내에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학령기 아동의 화행 이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교실 환경과 유사한 맥락에서 살펴보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다(Jin & Pae, 2011, 2013). 교실 맥락 내에서 의사소통을 평가하는 방법에는 도구를 이용한 공식 평가, 타인의 보고에 의한 설문지, 행동관찰 방법 등이 있다. 특히 행동관찰 방법은 아동의 실제 상황을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평가 방법에 비해 의의가 있다. 행동관찰 방법은 자연스러운 실제 환경에서 행동을 관찰하는 방법과 실제와 유사한 구조화된 환경에서 관찰하는 방법이 있다(Gallagher, 1991). 교실에서 직접 관찰은 아동의 의사소통 행동을 얻는데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시간적으로 비효율적이고, 목표 행동이 기회의 부족으로 인해 낮은 빈도로 나타나는 경우 결과를 해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Powell, Burchinal, File과 Kontos (2008)는 교실 활동 하는 동안 모든 행동 범주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동등하게 발생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본 연구에서는 실제 교실 상황이 아닌 교실 맥락을 반영한 소집단 내에서 화행 이해 능력을 살펴보았다.
성공적인 의사소통은 타인이 의도하는 화행을 이해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맥락 정보를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학령기 아동의 경우, 취학전 아동들보다 교실 환경의 복잡함과 다양성으로 인해 의사소통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기존의 선행 연구들에서는 학령기 아동의 화행 이해를 살펴볼 때 교실 맥락 정보를 반영하여 마음이해와 구문이해 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시도들이 부재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화행 이해에 어려움을 보이는 학령기 고기능자폐아동과 단순언어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교실 맥락을 반영한 소집단 내에서 화행 이해 능력을 비교하였다. 또한 이러한 화행 이해 능력이 집단 간 직접화행과 간접화행 유형에 따라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함께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고기능자폐아동과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화행 이해 능력이 마음이해 능력과 구문이해 간 상관이 있는지도 살펴보았다.
연구 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 및 경기 지역의 초등학교 1학년에서 6학년 아동으로 고기능자폐, 단순언어장애, 일반아동 집단 간 15명씩 총 4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학년별로 살펴보면 각 집단은 1학년 2명, 2학년 3명, 3학년 3명, 4학년 3명, 5학년 3명, 6학년 1명으로 일치시켰다.
연구대상 선정검사 도구는 자폐 선별을 위해 사회적 의사소통 설문지(SCQ; Yoo, 2008), 동작성 지능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웩슬러아동지능검사-III (K-WISC-III; Kwak, Park, & Kim, 2001), 언어능력 중 어휘력과 문법능력을 살펴보기 위해 수용·표현 어휘력검사(REV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학령기 아동언어검사(LSSC; Lee, Heo, & Jang, 2015)를 실시하였다.
사회적 의사소통 설문지는 부모의 보고를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선별하는 도구로 ‘예/아니오’로 답하여 10분 이내에 완성할 수 있다. 문항은 사회적 상호작용(reciprocal social interac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상동화 행동 패턴(repetitive and restrict behaviors and interests)의 3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졌다. K-WISC-III는 만 6세에서 16세 아동을 대상으로 전체 지능, 언어성 지능, 동작성 지능을 살펴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동작성 지능을 살펴보았다. 언어능력은 어휘력과 문법능력을 살펴보기 위해 수용·표현 어휘력검사와 학령기 아동언어검사를 실시하였다. REVT는 만 2세 6개월부터 만 16세 이상의 어휘능력을 살펴보는 것이다. LSSC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 아동의 언어능력을 살펴보는 것으로 상위개념 이해·상위어 표현, 반의어 표현, 동의어 표현, 구문이해, 비유문장 이해, 문법오류판단·수정, 복문 산출, 단락 이해, 따라말하기 영역으로 이루어졌다. 이 중에서 문법 능력을 살펴보기 위해 구문이해와 복문 산출 평가를 실시하였다.
집단 선정 기준은 고기능자폐장애는 소아정신과 또는 신경정신과에서 DSM-Ⅳ의 진단기준에 입각하여 자폐장애로 진단받거나 혹은 SCQ (Yoo, 2008)를 실시하였을 때 점수가 15점 이상이었고 K-WISC-III (Kwak et al., 2001)의 동작성 지능 점수가 85점 이상이었다. 그리고 언어 평가를 실시하였을 때, REVT (Kim et al., 2009)와 LSSC의 문법 영역(구문이해, 복문 산출; Lee et al., 2015) 점수에서 -1 표준편차 이상이었다. 단순언어장애는 자폐로 진단받은 적 없거나 혹은 SCQ (Yoo, 2008)를 실시하였을 때 15점 미만이었고 K-WISC-III (Kwak et al., 2001)의 동작성 지능 점수가 85점 이상이었다. 그리고 언어 평가를 실시하였을 때, REVT (Kim et al., 2009)와 LSSC의 문법 영역(구문이해, 복문 산출; Lee et al., 2015) 점수에서 -1.25 이하였다. 일반아동 집단은 자폐로 진단 받은 적 없고 동작성 지능 점수가 85점 이상이었으며 언어평가를 실시하였을 때 어휘력과 문법 영역 점수에서 -1 표준편차 이상이었다. 각 집단 대상분포는 Table 1과 같다.
연구도구
구조화된 교실 상황은 Olswang 등(2007)을 참고하여 제작하였다. 그리고 학교 교사의 보고를 통해 학교 생활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지시문과 그와 관련된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교실 내 수업 상황은 이야기 책보기 상황, 이야기 발표하기 상황, 그림 그리는 상황, 문제 푸는 상황을 포함하여 구조화된 시나리오를 제작하였다.
화행 유형은 직접화행과 간접화행으로 나누었고 화행 이해 문항은 Bucciarelli 등(2003), Seo (2012)를 참고하여 직접화행은 발화문의 구조와 기능 간에 직접적인 관계가 형성되도록 제작하였으며 간접화행은 구조와 기능 간에 간접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문항으로 제작하였다. 예를 들어 ‘이야기책 나와서 가져가세요.’와 같이 발화문이 청유문이고 요청의 기능을 갖고 있는 경우, 직접화행 문항으로 발화문의 구조와 기능 간에 직접적인 관계가 형성된다. 하지만 간접화행 문항은 ‘지금 무슨 시간이야?’와 같이 발화문이 질문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의문문이어서 청자가 이에 대답하는 형태로 대응하면 오히려 맥락에 적절하지 않다. 이 문장은 의문문에 대답하기 보다는 실제로 요청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발화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원리로 직접화행 6문항, 간접화행 6문항을 구성하여 총 12개의 문항을 제작하였다. 어휘 선정은 Lee, Kim과 Park (2005)의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학교 상황에서 아동들이 사용하는 어휘 중 빈도가 높은 순위를 중심으로 어휘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두 개의 화행 유형 모두 평균 어절 수는 모두 3.14어절이었다(Appendix 1). 화행 이해 능력 검사의 내용 타당도를 측정하기 위해 언어병리학 석사학위를 이수하였고 1급 언어치료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경력 3년 이상의 언어치료사 6명에게 문항의 타당성을 의뢰하였다. 12개의 문항에 대하여 각 문항의 내용이 ‘매우 타당하다’이면 5점, ‘대체로 타당하다’는 4점, ‘보통으로 타당하다’는 3점, ‘대체로 타당하지 않다는 2점, ‘전혀 타당하지 않다’는 1점으로 평가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화행 이해 능력 검사의 내용 타당도는 평균 4.22었으며 표준편차는 .8로 나타났다.
마음이해 과제는 Yang 등(2008), Jin과 Pae (2014)의 문헌을 참고하여 믿음, 틀린믿음, 이차틀린믿음, 바람의도, 고등마음읽기과제(애매한 행동 의미 파악하기, 말의 숨은 뜻 이해하기, 헛디딤말 이해하기) 범주가 포함된 과제를 사용하였고 문항은 총 25문항이었다. 특히 고등마음읽기과제는 6세 이후에 마음이해를 파악하는 항목들로 애매한 행동 의미 파악하기, 말의 숨은 뜻 이해하기, 헛디딤말을 이해하는 능력이 포함되었다. 첫째, 애매한 행동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은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행동의 다양한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둘째, 말의 숨은 뜻 이해하기는 사실과 다른 말을 하는 주인공이 그런 말을 하는 이유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마지막으로 헛디딤말 이해하기는 나쁜 의도는 없었으나 다른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하게 하는 헛디딤말을 알아채고 이해하는 능력이다(Yang et al., 2008). 본 연구에서는 총 25문항 중 믿음, 틀린믿음, 이차틀린믿음, 바람의도는 14문항이었고 고등마음읽기과제는 11문항이었다.
구문이해 과제는 학령기 아동언어검사의 하위 항목인 구문이해 검사를 통해 살펴보았다. 총 35문항으로 8개의 단문과 27개의 복문이 포함되었다. 단문은 피동/사동문, 과거형 또는 진행형 문장, 비교 문장 등이 포함되었으며 복문은 14개는 두 개의 절로 구성된 나열문(이어진문장) 혹은 안은문장(내포문)이 포함되어 있고 나머지 문항은 여러 개의 절로 구성된 문장으로 구성하고 있다(Lee et al., 2015).
연구절차
본 연구는 고기능자폐, 단순언어장애, 일반아동 집단 간 화행 이해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Jin과 Pae (2013)의 자료수집 방법으로 교실환경을 반영한 구조화된 환경 내에서 동일한 기회를 제공하여 의사소통 행동을 수집하였다. 구조화된 평가는 대상아동 1명 당 성인 3명(연구자 1명, 보조연구자 2명)이 소음에 방해 되지 않는 학교 및 센터의 빈 교실에서 함께 진행하였고(Jin & Pae, 2013) 검사 시간은 약 30-35분 정도 소요되었다. 마음이해 과제와 언어검사, 지능검사는 아동 1명과 연구자 1명의 형태로 검사를 진행하였다.
자료분석 및 종속측정치
화행 이해 능력을 살펴보기 위해 검사를 마친 후 2-4일 내에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한 자료를 재생하면서 본 연구자가 모두 전사하였다. 그리고 구조화된 평가에서 녹화한 전체 자료 중 화행 이해 정반응 유무를 확인하였고 정반응 한 경우는 1점, 오반응 한 경우는 0점으로 채점하였다. 처음 기회를 제공하였을 때와 다시 한번 기회를 제공하였을 때, 그리고 아동이 명료화 요구하기를 한 후 자발적으로 적절하게 반응한 것을 1점으로 채점하였고 2번의 기회에도 반응이 없거나 “몰라요”라고 반응하거나 상황 맥락에 적절하지 않은 반응을 한 경우 0점으로 채점하였다(Appendix 1). 직접화행 이해 점수와 간접화행 이해 점수는 각 6점으로 총 12점이었다.
화행 이해와 상관을 살펴보기 위한 마음이해 과제는 아동의 응답이 적절한지에 따라 0점과 1점으로 점수화 한 후 이를 합산하여 점수를 산출했고 총점은 25점이었다. 구문이해 검사는 학령기 아동언어검사의 구문이해 항목의 점수를 살펴보았고 총점은 35점이었다.
신뢰도 및 통계분석
본 연구에서는 교실 환경을 구조화한 환경 내에서 행동을 관찰하여 분석한 것을 전사 및 분석 신뢰도를 실시하였다. 전사 및 분석신뢰도는 학령기 아동의 중재 경험이 있는 언어병리학 석사 학위를 이수한 언어치료사에게 검사절차, 기록방법, 분석방법을 설명한 후 훈련하였으며 두 검사자 간의 일치율이 90% 이상이 될 때 훈련을 종료하였다. 신뢰도는 전체의 20%를 전사하고 분석하도록 하여 검사자 간 전사신뢰도와 분석신뢰도를 산출하였다. 그 결과, 전사신뢰도는 98.88%였고 분석신뢰도는 화행 이해 점수가 92.44%였다.
학령기 고기능자폐, 단순언어장애, 일반아동 집단 간 화행 유형에 따른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반복측정분산분석을 실시하였고 집단 간의 차이가 어느 집단 간의 차이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Scheffe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화행 이해(직접화행, 간접화행) 능력과 마음이해, 구문이해 능력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기 위하여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집단 간 화행 유형(직접화행 이해, 간접화행 이해)에 따른 차이
교실 맥락을 반영한 소집단 내에서 집단 간 화행 유형별 차이를 살펴본 결과, 장애 유형 집단 간 차이(F(2,42)=28.963, p<.05)와 화행 유형별 차이(F(1,42)=73.319, p<.05)가 나타났다. 그리고 집단과 화행 유형 간 상호작용 효과(F(2,42)=12.169, p<.05)도 나타났다. 즉 집단 간 화행 이해 점수는 고기능자폐 집단, 단순언어장애 집단이 일반아동 집단보다 유의하게 낮은 수행을 보였다. 그리고 화행 유형별로 살펴보면 간접화행 이해가 직접화행 이해보다 유의하게 낮은 수행을 보였다. 화행 이해 유형별 어느 집단에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Scheff’e 사후 검정을 실시한 결과, 직접화행 이해 수행은 고기능자폐 집단과 단순언어장애 집단이 일반아동 집단보다 유의하게 낮은 수행을 보였고 간접화행 이해 수행은 고기능자폐 집단, 단순언어장애 집단, 일반아동 집단 순으로 유의하게 낮은 수행을 보였다(Table 2, Figure 1).
집단의 화행 이해 능력과 마음이해, 구문이해 능력 상관비교
고기능자폐아동 집단은 직접화행 이해와 간접화행 이해가 각각 마음이해 과제(r=.553, p<.05; r=.605, p<.05) 간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단순언어장애아동 집단의 경우, 직접화행 이해는 마음이해 과제와 구문이해 과제에서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간접화행 이해는 구문이해(r=.664, p<.05)와 마음이해(r=.520, p<.05) 간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일반아동 집단의 경우, 직접화행 이해는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고 간접화행 이해는 구문이해(r=.664, p<.05)와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Table 3).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화행 이해에 어려움을 보이는 고기능자폐아동과 단순언어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교실 맥락을 반영한 소집단 내에서 화행 이해 능력을 비교하였다. 또한 이러한 화행 이해 능력이 집단 간 직접화행과 간접화행 유형에 따라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함께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고기능자폐아동과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화행 이해 능력이 마음이해 능력과 구문이해 능력 간 상관이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교실 맥락을 반영한 소집단 내에서 집단 간 화행 유형별 차이를 살펴본 결과 장애 유형 집단 간 차이(F(2,42)=28.963, p<.05)와 화행 유형별 차이(F(1,42)=73.319, p<.05)가 나타났다. 그리고 집단과 화행 유형 간 상호작용 효과(F(2,42)=12.169, p<.05)도 나타났다.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보면 고기능자폐 집단과 단순언어장애 집단이 일반아동 집단보다 화행 이해에 어려움을 보였다. 이는 고기능자폐와 단순언어장애 아동들이 일반아동들보다 화행 이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선행 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한다(Jolliffe & Baron-Cohen, 1999; Kim, 2003; Lee, 2009; Loukusa et al., 2007; Norbury & Bishop, 2002). 화행 유형별로 살펴보면 직접화행 이해 보다는 간접화행 이해에서 더 어려움을 보였다. 많은 연구자들은 간접화행을 이해하는 것이 화자의 의도를 추론하는 것을 포함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화행을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하였다(Bara, Bosco, & Bucciarelli, 1999; Bucciarelli et al., 2003). 간접적인 상황은 다른 정보와 분리되어 일어나지 않고 일상적인 대화에서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다양한 단서에 의해 해석하는 것으로 발화의 언어적 특성과 의사소통 상황의 특성을 관련시키는 것을 필요로 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간접적인 상황은 듣는 사람이 발화의 언어적 특성과 맥락을 연결시켜야 하기 때문에(Bernicot, Laval, & Chaminaud, 2007)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집단 간 화행 유형별 차이를 살펴본 결과 직접화행 이해는 고기능자폐 집단과 단순언어장애 집단이 일반아동 집단보다 유의하게 낮은 수행을 보인 반면 간접화행 이해는 고기능자폐 집단, 단순언어장애 집단, 일반아동 집단 순으로 유의하게 낮은 수행을 보였다. 고기능자폐 집단과 단순언어장애 집단이 일반아동 집단보다 유의하게 낮은 수행을 보이는 이유는 교실 맥락과 연결하여 설명할 수 있다.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복잡한 과정이다. 언어학적 이해뿐만 아니라 맥락에 따라 화자가 의도하는 의미를 해석해야 하기 때문이다(Bates, 1976). 언어적 이해는 개별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어떻게 문장 구조가 표현에서 의미를 만들어내는지 이해하는 것으로 이해 과정의 시작이라면 맥락에 따라 화자의 의도를 이해하는 것은 언어적 의미 이상을 알 수 있어야 하고 맥락이나 세상사 지식이 필요하다(Leinonen & Letts, 199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교실 맥락을 반영한 소집단 내에서 언어적 이해뿐만 아니라 맥락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두 집단이 일반아동 집단보다 낮은 수행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간접화행 이해의 경우는 고기능자폐 집단이 단순언어장애 집단보다 낮은 수행을 보였다. 고기능자폐의 경우, 구문이해능력이 정상수준일지라도 화용적인 이해에 어려움을 갖는다(Norbury & Bishop, 2002). 특히 간접화행 이해는 언어적 특성과 의사소통 상황의 특성을 관련시켜 발화 그 자체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맥락과 발화 속에 숨겨져 있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고기능자폐 집단은 단순언어장애 집단보다 언어능력은 우수하지만 타인의 의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Lindner & Rosén, 2006; Ozonoff, Pennington, & Rogers, 1991) 간접화행 이해의 경우 단순언어장애 집단보다 더 어려움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각 집단의 화행 이해능력과 마음이해, 구문이해 능력 간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고기능자폐 집단은 직접화행과 간접화행 모두 마음이해 과제 간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단순언어장애아동 집단의 경우, 직접화행 이해는 마음이해 과제와 구문이해 과제에서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간접화행 이해는 구문이해와 마음이해 간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일반아동 집단의 경우, 직접화행 이해는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고 간접화행 이해는 구문이해와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고기능자폐 집단의 경우, 자폐아동의 적절한 화용적 이해가 마음이론과 연결된다는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한다(Baron-Cohen et al., 1997; Tager-Flusberg, 1999). 마음이론이란 다른 사람의 사고, 믿음, 소망, 그리고 의도와 같은 정신적 상태를 추론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해석하고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며 그들이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다(Howlin, Baron-Cohen, & Hadwin, 1999). 따라서 마음읽기는 성공적인 의사소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방식은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내는 것이다. 즉 듣는 사람이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듣는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고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듣는 사람에게 어떠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를 알아내야 한다(Baron-Cohen et al., 1997). 그리고 맥락 내에서는 새로운 정보와 그 맥락을 이루고 있는 정보들을 통합하여 적합하고 타당한 또 하나의 새로운 정보를 얻어(Sperber & Wilson, 2002) 언어적으로 주어진 의미 이상을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Jolliffe & Baron-Cohen, 1999; Loukusa et al., 2007; Norbury & Bishop, 2002). 하지만 마음이해에 어려움이 있는 고기능자폐아동의 경우 언어 수준이 평균 수준이더라도 타인에 의도를 파악하는데 제한이 있어 발화에 담겨 있는 의미를 해석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고기능자폐아동의 화행 이해에 대한 평가 및 중재 시, 상황에 해당되는 맥락과 연결하여 살펴보아야 하고 그 맥락과 관련된 마음이해에 대한 고려를 함께 해야 한다.
단순언어장애 집단의 화행 이해 과제와 마음이해, 구문이해 간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직접화행 이해는 두 과제 간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간접화행 이해는 구문이해와 마음이해 간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간접화행은 직접화행보다 언어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맥락 정보에 근거하여 사람의 의도를 파악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화행 이해와 구문이해 간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난 것은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Olswang, Coggins, & Timler, 2001). 언어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일차적인 수단으로 성공적인 사회화를 위해서는 언어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언어문제는 적절한 의사소통 능력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적절한 구문이해는 상호작용 시 추상적인 생각을 정교화하기 위해 절을 적절하게 이해해야 한다(Olswang et al., 2001). 실제 임상에서 언어재활사와 부모, 교사들은 많은 수의 언어문제가 있는 아동들이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 보고, 이러한 어려움은 특히 치료실 내 구조화된 상황보다 역동적인 교실 상황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교실 환경과 유사한 역동적인 의사소통 상황은 단순언어장애 아동이 타인의 언어를 듣고 의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구조화된 상황(예: 그림 단서 등)보다 더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Prutting & Kittchner, 1987). Milosky (1992)는 단순언어장애 아동들이 경험적으로 일반아동들과 다르지 않고, 인지적으로 정상이며 아동들의 문제가 순수하게 언어학적인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맥락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 “언어장애는 언어학적인 정보를 느리게 습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련된 맥락을 정교화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정보에 대한 접근을 감소시킴으로써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둘째,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화행 이해가 마음이해 간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러한 마음이해는 이해모니터링과 연결될 수 있다(Beal, 1988; Bonitatibus, 1988). 아동들이 메시지의 정보성을 평가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보이는 것은 아동들이 화자의 생각 혹은 의도와 표현을 구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며 이것이 바로 아동들의 마음이론과 연결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Beal, 1988). Bonitatibus (1988)는 이해모니터링 능력이 마음이론의 습득 혹은 재구조화의 일부에 속한다고 보았다. 그는 아동들이 마음이론을 통해 적절하거나 애매하게 표현된 화자의 사고와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경우, 관련된 전제정보를 이해하고 기억할 때 일반아동 집단보다 적절한 추론을 이끌어내는데 더 큰 어려움을 보이고, 메시지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한 정보의 통합이 정상아동들처럼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Weismer, 1985). 또 다른 측면에서는 단순언어장애의 언어발달 수준이 마음이해 과제 수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Astington & Jenkins, 1999). 본 연구에서는 학령기 아동의 마음이해 능력을 살펴보기 위해 믿음, 틀린믿음, 이차틀림믿음, 바람의도뿐만 아니라 고등 마음이해과제를 포함하였다. 고등 마음읽기과제는 ‘애매한 행동 의미 파악하기’, ‘말의 숨은 뜻 이해하기’, ‘헛디딤말 이해하기’ 범주가 포함된 것으로 문장의 길이가 길고 의미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음이해 과제를 적절하게 수행하기 위해 높은 언어적 능력을 요구하게 된다.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Kim (2003)의 연구에서는 학령기 단순언어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상호지식 이용능력과 정보가 불충분한 발화 인지 능력이 사회인지 측면에서 마음이론과 상관이 있는지를 살펴본 결과, 모두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Kim (2003)의 연구에서 사용한 마음이론 과제가 학령기 아동보다는 실제로 연령이 낮은 아동들에게 더 적절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Gresholdt와 Haskill (2007)의 연구에서는 고등마음읽기 과제일수록 마음읽기 검사 과제에서 제공하는 언어 이해에 어려움을 보일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마음이해를 살펴볼 때 언어적으로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는 고등마음이해 과제를 포함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학령기 단순언어장애 아동의 화행 이해 능력을 살펴볼 때 언어 능력과 교실 맥락에서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마음이해 능력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학령기 고기능자폐와 단순언어장애 아동과 같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의 화행 이해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구문이해와 마음이해 능력도 함께 고려해야 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실제 의사소통과 유사한 교실 맥락을 반영한 소그룹 상황에서 이를 살펴보았기 때문에 학령기 아동의 화행 이해를 평가하고 중재를 계획하는데 있어서 본 연구의 결과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 연구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학년의 범위를 고려한 연구를 제언한다. 또한 본 연구과제를 실시할 때 초등학생 아동이 많이 접하는 상황을 고려하였지만 실제 교실 환경과는 차이가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이를 보완하여 또래가 포함된 실제 상황에서 또래 간 의사소통 특성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