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어 의미 유형과 친숙도에 따른 학령기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

Comprehension Abilities of Idioms according to Semantic Types and Familiarity in School-Aged 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

Article information

Commun Sci Disord Vol. 21, No. 2, 230-243, June, 2016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6 June 30
doi : https://doi.org/10.12963/csd.16313
aDepartment of Speech-Language Therapy & Aural Rehabilitation, Graduate School of Health and Welfare, Woosong University, Daejeon, Korea
bDepartment of Speech-Language Therapy & Aural Rehabilitation, Woosong University, Daejeon, Korea
cDepartment of Communication Disorders, Tongmyong University, Busan, Korea
이송이a, 배희숙b, 이영미,c
a우송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
b우송대학교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
c동명대학교 언어치료학과
Correspondence: Youngmee Lee, PhD  Department of Communication Disorders, Tongmyong University, 428 Sinseon-ro, Nam-gu, Busan 48520, Korea  Tel: +82-51-629-2135 Fax: +82-51-629-2019 E-mail: ymlee@tu.ac.kr; ymlee3060@gmail.com
Received 2016 April 4; Revised 2016 May 19; Accepted 2016 May 28.

Abstract

배경 및 목적:

본 연구에서는 관용어 유형(감정표현, 행위표현)과 친숙도(고, 저)에 따른 학령기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 간의 관용어 이해 정확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집단 내에서 오류 유형에 따른 오답률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방법:

동작성 지능과 언어발달이 정상 범위에 있는 학령기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N=15)과 생활연령을 일치시킨 일반 아동(N=15)을 대상으로 하였다. 관용어 유형과 친숙도를 고려하여 개발한 관용어 이해 과제를 대상 아동에게 실시하여, 관용어 유형과 친숙도에 따른 이해 정확도를 측정하고 오류 유형에 따른 오답률을 산출하였다.

결과: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정확도는 일반 아동에 비해서 유의하게 낮았으며,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행위표현에 비해서 감정표현에서 관용어 이해 정확도가 유의하게 낮았다. 두 집단 모두 친숙도가 높은 관용어의 이해 정확도가 친숙도가 낮은 관용어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오답 유형 분석 결과,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오답 유형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논의 및 결론: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은 일반 아동에 비해서 낮았으며, 감정표현 관용어와 친숙도가 낮은 관용어의 이해 능력이 일반 아동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 향상을 위해서 관용어 유형과 친숙도를 고려한 중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The purposes of this study were to investigate the differences in comprehension between 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 (HFA) and children with typical development (TD) by type of idiom (emotion/action expression) and familiarity (high/low) and to investigate the proportion of misunderstood idioms (literal interpretation, idiom quote) within each group.

Methods:

Fifteen children with HFA and 15 age-matched children with TD were included in this study. An idiom comprehension task was developed for the study, which consisted of 40 items (10 emotion-familiar idioms, 10 emotion-unfamiliar idioms, 10 action-familiar idioms, and 10 action-unfamiliar idioms).

Results:

The idiom comprehension accuracy of children with HFA was significantly lower than children with TD. Children with HFA showed significantly lower accuracy than children with TD in comprehending emotion idioms. Both children with HFA and children with TD had significantly higher accuracy in familiar idioms than in unfamiliar idioms. For children with HFA,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in the proportion of misunderstanding between literal interpretation of idioms and idiom quote.

Conclusion:

Children with HFA showed lower accuracy in idiom comprehension than children with TD. Children with HFA had more difficulties in comprehending emotion idioms and unfamiliar idioms than children with TD. These results suggest that the type and familiarity of idioms should be considered in teaching idioms to children with HFA in speech-language therapy.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는 사회성 결핍, 의사소통에서의 어려움, 반복행동, 특정 부분에 대한 지나친 관심 등의 특징을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인지발달 지체가 동반되기도 한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00). Wing (1981)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동작성 지능 기준으로 70 이상은 고기능(high-functioning), 70 미만은 저기능(low-functioning)으로 분류하였다.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표준화된 어휘 검사에서 정상 범주의 수행을 보이더라도 화용론적 측면에서 결함을 나타낸다. 이들은 영유아기에 제한된 의사소통 기능을 보이다가 학령기에는 감정과 관련된 어휘나 문구를 이해하고 사용함에 있어 어려움을 보인다(Kasari, Chamberlain, & Bauminger, 2001; Reed, 2012; Taylor & Harris, 1995). 선행 연구에서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사실적인 단어에만 집중하여 정서적인 단서를 찾아내지 못하고 상대방의 발화 의도를 추론하는 데에 종종 실패한다고 보고되고 있다(Gold, Faust, & Goldstein, 2010; Lee, 2007; Oh, Hwang, & Lim, 2013; Paul, Orlovski, Marcinko, & Volkmar, 2009; Vogindroukas & Zikopoulou, 2011; Vulchanova, Talcott, Vulchanov, Stankova, & Eshuis, 2012).

상대방과 대화를 유지하면서 의사소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의도를 이해하는 화용론적 능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화용론적 능력은 의미 추론, 비유 언어 등의 능력과 관련이 있다(Levorato & Cacciari, 1995; Nippold, 1998; Owens, 1991; Paul et al., 2009). 비유 언어는 일반적으로 은유(metaphor), 직유(simile), 관용어(idiom), 속담(proverb) 등으로 구성된다(Moran, Nippold, & Gillon, 2006). 이중에서도 관용어는 둘 이상의 어휘소가 결합되어 구성 요소의 의미가 아닌 제3의 단일 의미를 가지는 특징이 있고(Lee, 1996), 관용어 학습이 부족할 때 의사소통, 사회적 참여, 학업성취 등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Hyun, Kim, & Lim, 2011; Olswang, Coggins, & Svensson, 2007). 이와 같이 관용어가 전반적인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후에 관용어 학습이 정규교과과정에 포함이 되고, 이후 고등학교까지 교육되고 있다(Ahn, 2006; Han, 2004). 관용어 사용 능력은 학령기를 관통하여 청소년기와 성인기를 거쳐 꾸준히 발달하며 학교에서 관용어 학습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초등학교 고학년에 이르러서다. 그러나 관용어 이해 및 사용 능력이 7세부터 꾸준히 발달한다고 주장한 Vogindroukas와 Zikopoulou (2011)의 연구가 있고, 이보다 좀 더 빠른 시기인 5-7세부터 관용어 이해 능력이 발달하기 시작한다는 주장도 있다(Hyun et al., 2011). 이러한 선행 연구에 비춰볼 때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을 살펴보는 것은 이후의 관용어 학습이나 관용어 사용 능력의 발달적 척도가 될 수 있다.

학령기 관용어 이해가 또래와의 사회적 관계와 학습적인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보고되면서 최근에는 일반 아동뿐 아니라, 자폐스펙트럼장애, 단순언어장애, 읽기이해부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아동 등 다양한 대상으로도 관용어 이해에 대한 연구가 늘고 있다(Ahn, 2006; Han, 2004; Hyun et al., 2011; Lee, Ko, & Hwang, 2014; Olswang et al., 2007). Vogindroukas와 Zikopoulou (2011)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아스퍼거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학령기 아동과 일반 아동,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관용어 이해 과제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아스퍼거증후군 아동의 관용어 이해 과제 점수가 일반 아동과 성인에 비해서 낮았으며, 관용어를 문자 의미 그대로 해석하는 오류를 빈번히 보였다. Whyte, Nelson과 Scherf (2014)는 5-12세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의 관용어, 문법, 마음이론을 평가하였다. 그 결과,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이 생활연령을 일치시킨 일반 아동에 비해서는 낮았으나 문법 능력을 일치시킨 일반 아동과는 비슷한 수행력을 보였으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점수는 마음이론과 상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ee 등(2015)의 연구도 6-11세의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이 일반 아동에 비해서 낮았다고 보고하였다. 선행 연구에서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 학습과 일상 대화에 필요한 관용어의 이해에 어려움을 보였다고 일관되게 언급하고 있다. Lee 등(2014)은 초등학교 2, 3학년에 재학 중인 아스퍼거증후군 아동과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관용어의 의미 분류(감정표현 관용어, 행위표현 관용어)에 따른 관용어 이해 능력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감정표현 관용어에서는 아스퍼거증후군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서 유의하게 낮은 점수를 보였으나 행위표현 관용어에서는 두 집단 간에 유의한 점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Nippold와 Taylor (2002)는 관용어의 친숙도가 11세 일반 아동과 16세의 일반 청소년의 관용어 이해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아동은 친숙도에 따라서 관용어 이해 능력에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 청소년은 친숙도에 따른 관용어 이해 능력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즉, 관용어의 친숙도는 대상자의 언어 경험에 따라서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Nippold & Taylor, 1995). Oh와 Lee (2014)는 경도 지적장애 성인과 언어연령을 일치시킨 아동을 대상으로 관용어의 친숙도에 따른 관용어 이해 능력을 살펴본 결과, 일반 아동은 친숙도에 따라 관용어 이해 정확도에 영향을 받았으나 경도 지적장애 성인은 친숙도에 따른 관용어 이해 능력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저자들은 경도 지적장애 성인의 경우, 인지 능력의 저하가 관용어 추론 및 비유 언어의 의미 유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친숙도가 이해 정확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관용어 이해와 관련된 선행 연구(Hyun et al., 2011; Mashal & Kasirer, 2011; Vogindroukas & Zikopoulou, 2011)는 화용론적 결함을 갖는 다양한 장애군이 관용어 해석 시 어떤 오류를 보이는지 보고하였다. Hyun 등(2011)은 초등학교 4, 5학년 읽기이해부진 아동, 일반 아동에게 네 가지 보기(정답, 문맥과 관련된 해석의 오답, 문맥과 관련 없는 해석의 오답, 문자적 해석의 오답)가 제시되는 관용어 이해 과제를 실시하였다.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문자적 해석 오답을 가장 많이 선택하였지만, 일반 아동은 문맥 관련된 해석 오답을 가장 많이 선택하였다. Mashal과 Kasirer (2011)연구에서도 12-15세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학습장애 아동,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관용어 이해 연구를 진행하였다. 관용어 문항에 네 가지 보기(정답, 관용적 표현의 문자적 해석의 오답, 문항 관용어의 동사를 반복한 오답, 관련이 없는 해석의 오답)를 제시한 결과,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학습장애 아동은 관용어 이해 정확도가 더 낮았으며, 일반 아동에 비해 문자적 해석을 더 많이 선택하였다. Vogindroukas와 Zikopoulou (2011)의 연구에서도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아스퍼거증후군 아동이 관용어의 문자적 의미 오류를 많이 보였다.

이와 같이 최근 관용어 이해 연구가 증가하고 있으나(Ahn, 2006; Han, 2004; Lee & Park, 2010; Olswang et al., 2007; Shin, 2015), 국내의 경우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에 대한 연구가 의미유형에 한정되어 있어(Lee et al., 2014), 다양한 변수를 포함한 구체적인 관용어 이해 연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어휘력, 문장 이해 능력이 정상 범주에 있더라도 화용능력의 결함을 보이고, 화용능력과 관용어 이해가 관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상자의 임상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관용어 연구가 필요하다.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한다면 이들의 언어 중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학령기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좀 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여 관용어 이해 연구를 진행하고자 하였다.

일반적으로 관용어 이해 연구는 관용어의 의미 유형, 친숙도, 투명도, 문맥 등을 변인으로 하여 이루어져 왔다. 관용어 의미 유형 중에서 감정표현 관용어와 행위표현 관용어는 학령기 아동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형태로 사용 빈도가 높고 쉽고 빠르게 발달되는 경향이 있다는 선행 연구(Chang & Chang, 1994; Lee, 2004)에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관용어의 의미 유형으로 감정표현 관용어와 행위표현 관용어를 포함시켰다. 또한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감정표현과 관련된 어휘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Hobson, 1989; Lee et al., 2014; Park & Lee, 2001), 감정표현과 행위표현 관용어로 의미유형을 분류하여 집단 간 관용어 이해 능력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는 관용어의 의미유형 외에 친숙도에 초점을 두어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언어 경험이 누적되어도 관용어 사용을 일반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 근거하여 어휘론적, 통사론적 능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투명도나 문맥 요소보다 친숙도에 따른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관용어를 이해하지 못할 때 선택하는 오답의 유형이 일반 아동과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서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관용어를 이해할 때 문자적 해석 오류, 관용어 인용 오류 중에서 어떤 오류가 높게 나타나는지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관용어 유형(감정표현 관용어, 행위표현 관용어)에 따른 집단(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일반 아동) 간 관용어 이해 정확도가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가?

둘째, 관용어 친숙도(고, 저)에 따른 집단(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일반 아동) 간 관용어 이해 정확도가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가?

셋째, 각 집단(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일반 아동) 내에서 오류 유형(문자 해석, 관용어 인용) 간 오답률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에서는 생활연령이 7세 1개월에서 9세 3개월에 해당하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N=15)과 일반 아동(N=15)을 대상으로 하였다. 일반 아동은 (1) K-WISC-IV (Kwak, Oh, & Kim, 2011)에서 동작성 지능이 70 이상이며, (2) 수용·표현어휘력검사(REV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결과에서 수용과 표현어휘 점수가 -1 표준편차 이상으로 정상적인 범위에 속하고, (3) 구문의미이해력검사(KOSECT; Pae, Lim, Lee, & Jang, 2004) 결과 -1 표준편차 이상이며, (4) 부모 및 교사 보고에서 말, 언어 발달 문제에 과거력이 없는 아동만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1) 소아정신과 의사에 의해서 DSM-IV의 진단기준에 따라서 자폐성장애(autism disorder)나 전반적 발달장애(PDD-NOS)로 진단을 받았으며, (2) K-WISC-IV (Kwak et al., 2011)에서 동작성 지능이 70 이상에 해당하고, (3) 수용·표현어휘력검사(REVT; Kim et al., 2009) 결과에서 수용과 표현어휘 점수가 -1 표준편차 이상으로 정상적인 범위에 속하며, (4) 구문의미이해력검사(KOSECT; Pae et al., 2004) 결과 -1 표준편차 이상이고, (5) 시각과 청각에 문제를 동반하지 않는 경우만을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두 집단 모두 동작성 지능, 수용 및 표현어휘력, 구문의미이해력에서 정상 범위에 속하면서 담임교사, 언어치료사, 부모가 또래와 비교하여 문장 수준에서의 읽기에 어려움을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한 아동만을 선정하였다.

두 집단의 생활연령, 동작성 지능 점수, 수용어휘 점수, 표현어휘 점수, 구문의미이해력 점수에 대한 기술통계 결과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집단 간 동질성 검증을 위해서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한 결과, 생활연령(F(1,28)=.017, p>.05), 동작성 지능 점수(F(1,28)=.241, p>.05), 수용어휘 점수(F(1,28)=1.017, p>.05), 표현어휘 점수(F(1,28)=.229, p>.05), 구문의미이해력 점수(F(1,28)=.365, p>.05)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Participants’ demographic information

검사도구

본 연구에서는 관용어 유형과 친숙도에 따른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서 관용어 이해 과제를 개발하였다. 이해 과제는 Jung (2012)의 연구를 통해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읽기 자료로 제시하는 기본조건, 그림조건, 문맥조건으로 과제를 제시하였을 때 그림조건에서 과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선행 연구 결과를 토대로 문맥 단서가 아동의 관용어 이해 과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문맥을 제외시킨 관용어를 읽기로 제시하는 기본조건으로 과제를 개발하였다. 본 과제에 사용될 관용어를 선정하기 위하여 Kim (2001)의 감정표현 관용어 483개와 Moon (1996)의 행위표현 관용어 174개를 관용어 목록으로 구성하였다. 대상자의 연령을 고려하여 Kim (2003)의 일상생활 영위를 위한 기초어휘와 Park (2003)의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의 어휘를 참조하여 관용어 목록에서 적절하지 않은 관용어는 제외하였다.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의 읽기 발달 수준을 고려하여 관용구의 길이를 2-3어절로 제한하고, 문장 구조에 있어서도 단문으로 통제하였다.

관용어의 어휘와 문법을 통제한 결과, 관용어 목록에서 감정표현 관용어 65개와 행위표현 관용어 30개가 도출되었다. 도출된 관용어가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에게 적절한지 확인하기 위해서 언어재활사 3인에게 5점 평정척도(1점: 매우 적절하지 않음, 2점: 적절하지 않음, 3점: 보통, 4점: 적절함, 5점: 매우 적절함)로 타당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 4.0 이상의 관용어를 타당하다고 보고 감정표현 관용어 27개, 행위표현 관용어 24개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선정된 관용어의 친숙도를 구분하기 위해서 초등학교 2학년 아동 10명에게 친숙도 검사를 5점 평정척도(1점: 매우 친숙하지 않음, 2점: 친숙하지 않음, 3점: 보통, 4점: 친숙함, 5점: 매우 친숙함)를 실시하여, 평균 4.0 이상의 관용어는 친숙도가 높은 관용어로, 평균 2.0 이하의 관용어는 친숙도가 낮은 관용어로 구분하였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서 친숙도가 높은 감정표현 관용어 10개, 친숙도가 낮은 감정표현 관용어 10개, 친숙도가 높은 행위표현 관용어 10개, 친숙도가 낮은 행위표현 관용어 10개로 총 40개의 관용어가 도출되었다.

관용어 이해 과제의 객관식 문항을 개발하기 위해 선행 연구(Mashal & Kasirer, 2011; Vogindroukas & Zikopoulou, 2011)를 참고하여, 관용어 이해 과제에서 객관식 문항을 정답, 문자 해석의 오답, 관용어 인용의 오답, 관련 없는 오답 등으로 분류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관용어 이해에서 문자적 해석의 빈도가 높다고 언급한 선행 연구(Lee et al., 2015; Vogindroukas & Zikopoulou, 2011)의 결과에 따라서 오답의 유형으로 문자 해석 오류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아동이 관용어 의미 파악을 위해서 같은 글자 단서를 포함하는 문항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다고 보고한 Lee, Kim과 Lee (2007)의 연구 결과를 참조하여 관용어 인용의 오류를 선정하였다. 관용어 이해 과제에서 적절한 오답을 개발하기 위해서, 문자적 해석 오류는 관용어에 포함된 단어의 사전적 의미로 조합하여 ‘문자 그대로의 뜻’을 인용하였고, 관용어 인용 오류는 국립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같은 단어를 가진 관용어를 선택하였다. 이 과정에서 정답, 오답(문자 해석, 관용어 인용)에 포함된 어휘가 대상자의 연령에 적절한지를 기초어휘 목록(Kim, 2003)에서 확인하여 어휘 목록에 포함된 어휘로 수정하였으며, 문장의 길이를 2-3어절로 제한하였다. 언어재활사 1급 자격증과 언어병리학 박사학위를 소지한 전문가가 선정된 문자 해석과 관용어 인용 오답 문장에 대한 타당도를 검증하여 오답을 수정, 보완하는 단계를 거쳐서 최종적인 오답 보기를 개발하였다. 그리고 문항의 순서효과를 배제하기 위해서 관용어 유형(감정표현 관용어, 행위표현 관용어)과 친숙도(고, 저)를 고려하여 문항의 제시 순서를 역균형화(counterbalancing)하고, 보기를 무선화(randomization)하여 문항의 정답이 1번 13개, 2번 14개, 3번 13개로 배치하였다. 관용어 이해 과제의 문항과 예시는 Appendixes 12에 제시하였다.

실험절차 및 채점

본 연구의 관용어 이해 과제는 제1연구자가 진행한 후, 검사지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실시하였다. 검사 실시 전 연구자는 일반 아동이 소속된 학급의 담임교사,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부모, 대상 아동에게 검사의 목적, 검사의 구성, 대략적인 검사의 소요시간, 검사 방법과 유의사항에 대해서 설명한 후에 검사를 실시하였다. 관용어 이해 과제는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예: 방과 후 교실, 지역 아동 센터, 언어치료실)에서 아동에게 제공하여 풀도록 하였다. 대상 아동은 연구자가 나누어준 검사지에 이름, 성별, 생년월일을 작성하고, 연습문항을 통해서 아동이 검사 절차를 숙지하도록 설명하였으며, 검사에 제한 시간을 두지 않고 진행하여 아동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사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채점은 제1연구자가 실시하였으며, 채점방법은 대상자의 응답이 정답과 일치하면 1점, 일치하지 않으면 0점으로 채점하였다. 관용어 유형(감정표현 관용어, 행위표현 관용어)에 따른 이해 정확도는 유형별 문항 수(40개)에서 정확하게 응답한 문항 수의 백분율(%)로 산출하였으며, 관용어 친숙도(고, 저)에 따른 이해 정확도는 친숙도별 문항 수(40개)에서 정확하게 응답한 문항 수의 백분율(%)로 산출하여, 관용어 이해 정확도가 0%-100%가 되도록 하였다. 대상 아동의 관용어 오류 형태(문자 해석, 관용어 인용)에 따른 오답 비율은 전체 오류 빈도수에서 오류 형태별 빈도수의 백분율(%)로 산출하여, 오답 비율이 0%-100%가 되도록 하였다.

신뢰도

채점은 제1연구자가 진행하였으며, 평가자 간 신뢰도(inter-rater reliability)는 제1연구자와 평가자 간의 일치도(agreement)로 측정하였다. 신뢰도 평가자로 언어병리학 석사과정생 1명이 채점에 참여하였으며, 채점 전에 평가자에게 문항 답안을 제공하고 채점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하였다. 전체 자료의 20%인 6명의 검사지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평가자가 독립적으로 채점하였다. 일치도 측정결과, 100%로 나타났다.

자료의 통계적 처리

관용어 유형(감정표현 관용어, 행위표현 관용어)에 따른 집단(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일반 아동) 간 관용어 이해 정확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이원혼합분산분석(two-way mixed ANOVA)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관용어 친숙도(고, 저)에 따른 집단(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일반 아동) 간 관용어 이해 정확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이원혼합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각 집단 내에서 관용어에 대한 오답 비율에 유의한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서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연구 문제에 대한 통계분석은 SPSS Windows ver. 18.0 프로그램(SPSS Inc., Chicago, IL, USA)을 사용하였다.

연구 결과

관용어 유형에 따른 집단 간 관용어 이해 정확도

관용어 유형(감정표현 관용어, 행위표현 관용어)에 따른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의 관용어 이해 정확도에 대한 기술통계 결과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Comparison of comprehension accuracy depending on idiom’s semantic type and idiom’s familiarity between two groups

관용어 유형에 따른 집단 간 관용어 이해 정확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이원혼합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3). 그 결과, 집단에 대한 주효과가 유의하여(F(1,28)=4.475, p<.05),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정확도가 일반 아동에 비해서 유의하게 낮았다. 관용어 유형과 집단의 이차 상호작용 효과도 유의하게 나타났다(F(1,28)=13.746, p<.001). 이는 감정표현 관용어에서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정확도가 일반 아동에 비해서 유의하게 낮아서 나타난 것이다(Figure 1).

Two-way mixed ANOVA results of comprehension accuracy depending on idiom’s semantic type between two groups

Figure 1.

Comprehension accuracy depending on idiom’s semantic type between two groups. HFA= 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s; TD= children with typical development.

관용어 친숙도에 따른 집단 간 관용어 이해 정확도

관용어의 친숙도(고, 저)에 따른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의 관용어 이해 정확도에 대한 기술통계 결과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관용어 친숙도에 따른 집단 간 관용어 이해 정확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이원혼합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4). 그 결과, 집단에 대한 주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나서(F(1, 28)=4.379, p<.05),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정확도가 일반 아동에 비해서 유의하게 낮았다. 그리고 관용어 친숙도에 대한 주효과가 유의하여(F(1, 28)=28.305, p<.001), 두 집단에서 친숙도가 높은 관용어의 이해 정확도가 친숙도가 낮은 관용어에 비해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Figure 2). 관용어의 친숙도와 집단 간의 이차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Two-way mixed ANOVA results of comprehension accuracy depending on idiom’s familiarity between two groups

Figure 2.

Comprehension accuracy depending on idiom’s familiarity between two groups. HFA= 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s; TD= children with typical development.

각 집단 내에서의 오류 유형 간 오답률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이 관용어를 이해할 때 보이는 오류 형태를 살펴보기 위해서, 오류 형태를 관용어의 문자 해석 오류와 관용어 인용 오류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두 집단의 관용어 오류 유형에 따른 오답률의 기술통계 결과는 Table 5에 제시하였다.

Incorrect ratio according to error type in each group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오류 유형 간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서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 문자 해석 오류와 관용어 인용 오류의 오답률에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1,29)=.147, p>.05). 일반 아동의 오류 유형 간 차이를 대응표본 t-검정으로 살펴본 결과, 문자 해석 오류와 관용어 인용 오류의 오답률에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1,29)=-5.931, p<.001). 즉,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문자 해석과 관용어 인용 오류 유형 간에 오답률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일반 아동은 문자 해석 오류의 오답률이 관용어 인용 오류에 비해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Figure 3).

Figure 3.

Incorrect ration depending on error type in each group. HFA= 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s; TD= children with typical development.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관용어 유형(감정표현 관용어, 행위표현 관용어) 및 친숙도에 따른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의 관용어 이해 정확도에 대해 살펴보고, 각 집단 내에서 나타난 오류 유형(문자 해석, 관용어 인용)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정확도는 일반 아동에 비해서 유의하게 낮았으며, 특히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일반 아동에 비해서 행위표현 관용어보다는 감정표현 관용어를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을 보였다. 두 집단 모두에서 친숙도가 낮은 관용어보다는 친숙도가 높은 관용어의 이해 정확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일반 아동은 관용어 이해 과제에서 관용어 인용 오류보다 문자 해석 오류를 유의하게 높은 비율로 보였으나,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문자 해석과 관용어 인용의 두 오류 유형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게 나타나서 더 높은 비율로 사용하는 관용어 오류 패턴이 없었다.

본 연구에서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일반 아동에 비해 전체적인 관용어 이해 정확도가 유의하게 낮았다. 이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에 대한 선행 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한다(Lee et al., 2015; Vogindroukas & Zikopoulou, 2011). 연구자들은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이 일반 아동에 비해 낮은 원인이 화용론적 능력의 손상이라고 언급하였다. Lee 등(2015)은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 관용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낮다고 보고하면서, 이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화용론적 능력의 결함으로 인해 비유 언어를 해석할 때도 어려움을 보여서 나타난 결과라고 하였다. Vogindroukas와 Zikopoulou (2011)도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의 취약성을 언급하며 이들의 낮은 추론 능력 및 언어 기술이 관용어 이해 정확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하였다. 즉, 비유 언어 습득에 중요한 요소인 상황에 대한 민감성, 추상적 사고 능력의 손상으로,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정확도가 일반 아동보다 낮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마음이론에서의 결함으로 상대방의 의도와 생각을 자연스럽게 추론하는 데에 어려움을 갖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이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다양한 관용어 습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Ahn, 2006; Paul et al., 2009).

관용어 유형(감정표현 관용어, 행위표현 관용어)에 따른 관용어 이해 정확도에서도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낮은 감정표현 관용어로 인해 집단 간 이차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행위에 관련된 문장보다 감정과 관련된 문장의 의미를 해석할 때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함에 있어 어려움을 보인다는 선행 연구와 일치한다(Dennis, Lazenby, & Lockyer, 2001; Hobson, 1989; Lee et al., 2014). Lee 등(2014)의 연구에서는 아스퍼거증후군 아동이 행위표현 관용어에 비해 감정표현 관용어를 더 어려워한다고 보고하며, 그 원인은 아스퍼거증후군 아동이 관용어를 감정에 연결하기보다는 겉으로 나타난 상황이나 단서에 연결시켜 의미를 파악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선행 연구에 근거할 때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도 공감 능력, 마음읽기 능력 등의 결함이 있어 행위표현 관용어에 비해 감정과 관련된 관용어를 더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행위표현 관용어에서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과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도 무조건 관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아동과 마찬가지로 관용어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관용어가 감정표현과 관련된 경우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외연적 행동을 통해 내포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의 결함으로 감정표현과 관련된 관용어에서 일반 아동보다 낮은 이해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관용어 친숙도(고, 저)에 따른 관용어 이해 정확도는 두 집단 모두 친숙도가 낮은 관용어보다 친숙도가 높은 관용어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Whyte 등(2014)에서도 5-12세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언어 연령을 일치시킨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관용어 이해 능력을 살펴본 결과, 두 집단 모두 친숙도가 높은 관용어의 이해 정확도가 친숙도가 낮은 관용어에 비해서 높게 나타났다. 관용어의 친숙도 효과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뿐 아니라 일반 아동의 관용어 능력과 관련된 선행 연구(Nippold & Rudzinski, 1993; Nippold & Taylor, 2002)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Nippold와 Rudzinski (1993)는 11, 14, 17세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친숙도와 투명도에 따른 관용어 표현 능력을 검사하였을 때, 친숙도가 낮은 관용어보다 친숙도가 높은 관용어에서 높은 관용어 능력을 보였다고 하였다. 또한 Nippold와 Taylor (2002)는 11세 아동과 16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친숙도와 투명도에 따른 관용어 이해 연구에서 친숙도와 투명도가 높을수록 아동과 청소년 집단 모두 높은 이해도를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도 일반 아동과 동일하게 친숙도가 높은 관용어를 더 쉽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언어 중재에는 관용어에 대한 친숙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집단별로 오류 유형(문자 해석, 관용어 인용)에 따른 오답률을 비교한 결과, 일반 아동은 문자 해석 오류가 관용어 인용 유형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오답률을 보였으나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오류 유형 간 오답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선행 연구(Jung, 2012; Kaland et al., 2002)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Vogindroukas와 Zikopoulou (2011)의 연구에서는 학령기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아스퍼거증후군 아동이 관용어 이해 과제에서 관용어의 문자적 의미 오류를 가장 많이 선택하였다. Lee 등(2015)의 연구에서도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관용어 이해 과제에서 문자적 해석을 많이 선택하였고,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문자적 해석에서의 오류라고 보고하였다. 이와 같이 본 연구가 선행 연구와 다른 결과를 보인 이유는 먼저 검사 방법과 보기 문항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선행 연구에서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에게 문맥을 제시하고 관용어 문항을 선택하도록 하여 이들이 문맥의 도움을 받아 문자 해석 문항을 선택한 반면, 본 연구에서는 관용어 해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문맥 단서 없이 관용어만 제시함으로써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문자 해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관용어 습득이 충분히 이루어지기 전인 저학년 일반 아동이 문자 해석 오류를 더 많이 선택한 것과 달리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두 오류 유형에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는데, 이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어휘의 문자적인 해석이 되지 않았을 때 의미 분석을 하려는 시도보다는 제시한 관용어에 포함된 글자를 찾아 두 가지 유형의 오류를 임의적으로 선택한 데에서 기인했을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Lee 등(2007)의 연구에서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관용어에 대한 의미 파악을 위해 문자적 해석이 어려웠을 때 같은 글자 단서를 포함하고 있는 문항을 선택한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과 맥을 같이 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및 이에 대한 중재에 몇 가지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화용 능력의 결함으로 관용어 이해에 있어 일반 아동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언어 능력을 평가할 때 관용어 이해를 비공식적 평가에 포함시켜 아동의 언어 특성을 정확히 파악한다면 언어 중재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에는 보존된 유형과 손상된 유형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언어 중재 시 아동이 제한된 능력을 보이는 관용어 유형을 중심으로 치료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도 일반 아동처럼 친숙도에 따라 관용어 이해에서 차이를 보이므로, 언어 중재에서 친숙하지 않은 관용어를 다양한 상황에서 경험하게 함으로써 친숙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넷째, 일반 아동은 관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문자적 해석을 하려는 노력을 하는 반면에,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문자적 해석의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통하여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에게 다의어나 동음이의어를 제시하여 다양한 층위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도움으로써 관용어 구성 요소의 의미를 해석하고 조합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중재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관용어 이해에 대한 본 연구가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는 점이 제한점이 될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추론 능력이 시작되었지만 완성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향후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의 폭을 초등학교 고학년과 청소년기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초등 학령기 및 청소년기 동안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추론 능력이 발달함에 따라 관용어 유형 및 친숙도에 따른 이해 정확도가 어떠한 변화를 보이는지 연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관용어 유형을 이분법적으로 분석하였으나, 향후 좀 더 다양한 유형의 관용어로 상세 분류하여 그 이해 정확도를 분석할 필요가 있겠다.

Notes

This work is based on the master’s thesis of the first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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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x

Appendix

Appendix 1.Idiom comprehension task

csd-21-2-230-app1.pdf

Appendix

Appendix 2.Examples of idiom comprehension tasks

csd-21-2-230-app2.pdf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Figure 1.

Comprehension accuracy depending on idiom’s semantic type between two groups. HFA= 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s; TD= children with typical development.

Figure 2.

Comprehension accuracy depending on idiom’s familiarity between two groups. HFA= 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s; TD= children with typical development.

Figure 3.

Incorrect ration depending on error type in each group. HFA= 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s; TD= children with typical development.

Table 1.

Participants’ demographic information

HFA group (N = 15) TD group (N = 15)
Chronological age (yr) 100.07 (7.19) 98.40 (6.59)
K-WISC-IV: performance IQ 92.47 (11.52) 100.40 (10.34)
REVT: receptive 84.47 (7.75) 90.40 (8.72)
REVT: expressive 86.07 (8.15) 92.27 (8.09)
KOSECT 47.00 (4.54) 48.80 (4.92)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HFA=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 TD=children with typical development; K-WISC-IV=Korean-Wechsler Intelligence Scale for Children-fourth edition (Kwak, Oh, & Kim, 2011); REVT=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Kim, Hong, Kim, Jang, & Lee, 2009); KOSECT=Korea Sentence Comprehension Test (Pea, Lim, Lee, & Jang, 2004).

Table 2.

Comparison of comprehension accuracy depending on idiom’s semantic type and idiom’s familiarity between two groups

HFA group (N = 15) TD group (N = 15)
Semantic type
 Emotion idiom 73.00 (14.74) 90.67 (8.63)
 Action idiom 79.67 (14.20) 78.67 (12.74)
Familiarity
 Familiar idiom 84.33 (12.52) 91.00 (7.12)
 Unfamiliar idiom 69.00 (14.66) 78.33 (14.96)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HFA=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 TD=children with typical development.

Table 3.

Two-way mixed ANOVA results of comprehension accuracy depending on idiom’s semantic type between two groups

SS df MS F
Between groups
 Group (A) 41.667 1 41.667 4.475*
 Error 260.733 28 9.312
Within group
 Idiom’s semantic type (B) 4.267 1 4.267 1.122
 A×B 52.267 1 52.267 13.746***
 Error 106.467 28 3.802
*

p<.05,

***

p<.001.

Table 4.

Two-way mixed ANOVA results of comprehension accuracy depending on idiom’s familiarity between two groups

SS df MS F
Between groups
 Group (A) 38.400 1 38.400 4.379*
 Error 245.533 28 8.769
Within group
 Idiom’s familiarity (B) 117.600 1 117.600 28.305***
 A×B 1.067 1 1.067 .257
 Error 116.333 28 4.155
*

p<.05,

***

p<.001.

Table 5.

Incorrect ratio according to error type in each group

HFA group (N = 15) TD group (N = 15)
Idiom quote 50.95 (25.27) 23.77 (25.33)
Literal interpretation 49.04 (25.27) 81.89 (17.86)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HFA=children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 TD=children with typical develop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