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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 Sci Disord > Volume 25(4); 2020 > Article
학령전기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발달 패턴

초록

배경 및 목적

학령전기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의 발달 패턴을 살펴보고,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과 수용 및 표현 어휘와 조음 능력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방법

2세 6개월부터 6세 11개월 185명의 일반 아동에게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과제를 실시하였다. 문항, 음절, 음소 단위 별로 무의미 낱말 정확도를 측정하고, 연령 집단 별로 수행력을 비교하였다. 대상자의 수용 및 표현 어휘력 검사의 원점수와 아동용 발음평가의 자음정확도와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결과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수행력은 연령 집단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2세 후반에서 3세 전반 사이에 가장 큰 폭으로 무의미 낱말의 정확도가 증가하였으며 이 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발달 패턴을 보였다.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정확도는 4세 전반에 이르러 높은 연령과 유의한 차이가 사라지면서 안정적인 수행력을 보였다. 학령전기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능력은 수용 및 표현 어휘와 조음 능력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음절 수준에서의 무의미 낱말 정확도가 자음정확도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논의 및 결론

연구결과는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가 말-언어장애 아동을 선별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지지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학령전기 일반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과 발달 패턴은 말-언어장애를 진단하거나 기저 결함을 이해하는데 기초자료로서 사용될 수 있다.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ed to investigate developmental patterns of nonword repetition in preschool children and to examine the relationship between nonword repetition performance and vocabulary and articulatory skills.

Methods

A nonword repetition task was administrated to a total of 185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from 2 years 6 months to 6 years 11 months of age. The percentage of correct nonword repetition was measured at nonword item, syllable, and phoneme levels and compared among age groups. Raw scores from the 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and percentage of consonants correct from the Assessment of Phonology and Articulation for Children were obtained from each participant to examine their relationships with nonword repetition performance.

Results

The age groups showed significant differences in nonword repetition performance. The performance increased with the greatest extent between late 2 years old and early 3 years old and showed gradual increases afterwards. The nonword repetition performance became stable around 4 years 5 months, showing no differences among the older children. Their performance also showed a significant relationship between 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and articulatory skills. The results showed that the Pearson coefficient between the correct percent of nonword repetition at the syllable level and percent of consonants correct was the highest.

Conclusion

The results show that nonword repetition can be used to screen speech and language disorders. Therefore, the nonword repetition performance of preschool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in this study can be used as references to diagnose speech and language disorders and to understand the underlying deficits of the disorders.

무의미 낱말을 듣고 정확하게 따라말하기 위해서는 말-언어 처리 과정의 다양한 영역에서의 능력이 필요하다(Bishop, North, & Donlan, 1996; Gathercole & Baddeley, 1989; Shriberg et al., 2009). 새로운 낱말을 듣고 그대로 정확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소리 자극에 대한 말초적인 청지각 및 처리 능력이 필요하고, 음소 자질과 배열 규칙 등이 저장되어 있는 음운표상이 정확하고 견고해야 한다. 또한 낱말의 음운정보를 일시적으로 보유할 수 있어야 하며, 적절한 음운계획과 말 운동 프로그램 및 실행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아동이 성장함에 따라 말 처리 과정의 다양한 영역이 안정적이고 견고해지면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수행력도 점진적으로 정확해진다(Gathercole & Baddeley, 1989; Hwang, 2014; Hwang, 2015; Hwang & Ha, 2010; Roy & Chiat, 2004).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는 아동의 말-언어 처리 과정에서 여러 관련 영역의 발달 상황과 견고함을 반영하는 과제이기 때문에 언어, 읽기, 말소리장애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영어권 국가에서는 진단검사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Bishop et al., 1996; Conti-Ramsden, Botting, Faragher, 2001; Conti-Ramsden & Hesketh, 2003; Dollaghan & Campbell, 1998; Shriberg et al., 2009). 특히 “무의미” 낱말이기 때문에 아동의 언어 및 문화적 배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언어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Ellis Weismer et al., 2000; Estes, Evans, & Else-Quest, 2007; Oh, 2019). 새로운 낱말을 듣고 낱말의 음운표상이 형성되고 심상어휘집(lexicon)에 첨가되는 일련의 어휘 학습 과정과 무의미 낱말을 듣고 따라말하는 과정이 본질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은 어휘 발달과 긴밀한 관계를 보인다. 따라서 많은 연구에서 음운 부호화(phonological encoding)나 음운작업기억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과제를 사용하고 있다. 동시에 언어장애를 확인하는 진단 표지로 제안되면서 그 정확성과 효용성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졌다(Ellis Weismer et al., 2000; Estes et al., 2007; Gathercole & Baddeley, 1989; Kamhi & Catts, 1986; Kamhi, Catts, Mauer, Apel, & Gentry, 1988). 국내에서도 언어장애를 진단하거나 예측하는 요인으로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과제의 임상적 유용성이 보고되고, 언어장애 아동의 특성과 어려움을 이해하고자 하는 다양한 연구에서 무의미 낱말 과제가 사용되고 있다(Ahn, Seo, Choi, Kim, & You, 2005; Lee & Yim, 2017; Oh, 2019; Yim et al., 2017).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는 말 지각, 음운표상, 말 운동 프로그램 능력을 요구하는 과제이기 때문에 언어장애 뿐만 아니라 말소리장애 아동의 기저 결함을 살펴보는데 유용하다(Munson, Baylis, Krause, & Yim, 2010; Shriberg et al., 2009; Stackhouse & Wells, 1997). 최근 국내 연구에서도 일반 아동에 비해 말소리장애 아동이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과제에서 유의하게 낮은 수행력을 보인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Lee & Ha, 2018; Pi, So, & Ha, 2020). 말소리 장애 아동이 보이는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상의 어려움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여러 가지 요인이 제안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Munson 등(2010)은 말소리장애 아동이 청지각적 부호화(auditory-perceptual encoding)의 근본적인 결함을 보이고, 그로 인해 음운표상을 구체적이고 견고하게 형성시켜 나가지 못해 무의미 낱말을 정확하게 따라 말하는데 어려움을 보인다고 논하였다.
말-언어장애의 예측 및 진단 표지로서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임상적 유용성을 고려해보면 일반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발달 패턴과 특성에 관한 연구는 평가에 사용할 수 있는 참조 자료로서 중요하다.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발달 현황을 살펴본 대표적인 연구로 Chiat와 Roy (2007)는 2세부터 4세까지의 영국 아동을 대상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수행력과 관련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2세 전반 일반 아동의 11% 정도가 과제 수행을 거부하는 등 끝까지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보였다. 2세 후반은 대다수가 안정적으로 과제를 수행하였으며, 비약적으로 수행력이 증가하여 3세 전반에는 어린 연령 집단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연령뿐만 아니라 검사어의 길이와 운율 구조가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에 영향을 끼쳤으며 아동의 수용 어휘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일반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를 살펴본 국내연구로 먼저 Hwang과 Ha (2010)는 2-5세의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비교적 조음난이도가 낮은 1-4음절 무의미 낱말의 따라말하기 수행력의 발달을 살펴보았다. 국내연구로는 처음으로 일반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을 살펴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지만, 연구에서 사용한 무의미 낱말 과제에는 단모음 또는 모음으로만 구성된 문항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4음절 낱말의 비율이 낮았기 때문에 음운기억과 말 운동 프로그램을 살펴보기에는 제한적이다. 다음으로 Hwang (2015)은 5-9세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2-5음절 길이의 32개의 무의미 낱말을 이용하여 수행력을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은 연령, 낱말길이, 조음복잡도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어린 연령일수록 무의미 낱말 길이의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또한 Hwang (2015)은 항목과 음절단위의 두 가지 채점 양식에 따라 아동의 수행력을 비교하였는데 무의미 낱말 길이에 따른 수행력의 변화는 항목단위에서 더 민감하게 나타났다. 동시에 어떠한 채점양식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연구나 검사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말-언어장애 아동을 평가할 때 어떠한 채점 양식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제안하였다. 한편 Jung과 Ha (2017)도 3-5세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2-5음절 길이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을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5세 아동이 3-4세 아동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면서 안정적인 수행력을 보였고, 조음 능력 중 낱말의 길이와 구조를 정확하게 말한 정도를 나타내는 측정치와 수용 어휘 능력이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점수를 유의미하게 예측함을 보여 주었다. Jung과 Ha (2017)는 음절 생략 및 축약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1-2세의 어린 연령을 대상으로 말소리 산출 능력을 평가할 때 유용한 지표인 평균음운길이의 개념을 바탕으로 단어길이 점수와 음소 점수를 고안하여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정확성을 측정하였다. Jung과 Ha (2017)에서 사용한 측정치는 무의미 낱말의 구조와 음소의 정확성을 독립적으로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기에는 계산하는데 시간이 꽤 소요되고 편리함이 다소 떨어졌다. 또한 음절 및 음소 생략을 더 이상 빈번하게 보이지 않는 3세 이상의 아동에게 사용하기에는 임상적 효율성이 떨어지는 제한점이 있다.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발달적 변화를 살펴본 연구를 종합해 보면, 연구 간 검사어 난이도 차이로 구체적인 발달 수준은 다르지만 2세 후반부터 학령전기 전반에 걸쳐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이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연령이 낮을수록 무의미 낱말의 길이와 음운 구조의 영향을 유의하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발달 현황을 살펴본 국내 연구가 증가했지만, 실제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의미 낱말따라말하기 검사도구는 아직 공식적으로 개발되지 않았다. 본 연구는 한국 일반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를 살펴본 선행연구(Jung & Ha, 2017)의 제한점을 보완하여 확장하고자 하였다. 특히 선행연구에서 발달 현황을 세밀하게 보고자 고안했던 측정치 대신에 임상에서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측정치를 바탕으로 2세 후반과 6세 전-후반 아동을 추가로 포함하여 말-언어발달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학령전기 아동의 전체적인 발달 현황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채점 방식에 따라 연령 별 발달 패턴을 제시하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문항, 음절, 음소 단위 별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정확도를 측정하였다. 또한 일반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정확도와 수용 및 표현 어휘와 자음정확도와의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과 어휘 습득수준과 조음 능력과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궁극적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과제가 실제로 임상에서 말-언어장애 검사도구로서 사용될 수 있도록 기초 자료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연구대상

이 연구는 한림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로부터 사전승인을 받은 후 실시되었다(No. HIRB-2015-062-2-CM). 자료수집은 한국 조음음운 프로파일(Korean Articulation Phonology Profile, K-APP, Ha, Kim, Seo, & Pi, in press)의 표준화 과정의 일부로서 서울, 경기, 강원, 충청, 경상, 전라지역에 거주하는 2세 6개월에서부터 6세 11개월 사이의 아동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연구대상자는 (1) 주 양육자나 유치원 및 어린이집 교사 보고에 의해 신체적, 인지적, 감각적, 신경학적 발달 및 정서와 관련된 의학적인 진단을 받지 않았으며, (2) 아동용 발음평가(Assessment of Phonology and Articulation for Children, APAC; Kim, Pae, & Park, 2007)의 자음정확도가 백분위수 16%ile 이상이며, (3) 수용 및 표현 어휘력 검사(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Hong, Kim, Jang, & Lee, 2009)의 원점수가 -2 SD 이상에 해당하였다. 본 연구에 포함된 전체 대상자를 6개월 단위의 월령 집단으로 나눈 결과는 Table 1과 같다.

검사도구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은 K-APP의 하위검사인 무의미 낱말을 이용하였으며, Jung과 Ha (2017) 연구에서 사용하고 제시한 리스트와 동일하다. 무의미 낱말 검사는 총 25문항으로 2음절 10개, 3음절 7개, 4음절 5개, 5음절 3개로 구성되었으며, 2음절부터 5음절까지 음절 구조의 복잡성과 길이가 점진적으로 증가되도록 배치되어 있다. K-APP의 무의미 낱말은 실질적인 조음 정확도 보다는 청각적 정보처리능력, 음운표상 및 음운기억, 말 운동 프로그램을 반영하는 과제가 되기 위해서 검사어는 조음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파열음, 비음, 설측음으로만 구성하였으며, 한 낱말에서 서로 다른 조음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음운구조로 구성하였다. 검사어에 포함된 음소와 각 음소의 빈도는 Table 2와 같다. 아동의 수용 및 표현 어휘력과 조음 능력은 각각 REVT와 APAC 검사도구를 실시하여 살펴보았다.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언어병리학 전공 대학원생 6명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자료 수집에 앞서서 K-APP 검사도구의 사용 및 분석 방법에 대해서 훈련을 받았다.
본 연구에 사용된 K-APP, REVT, APAC 검사도구는 아동에 따라 무작위 순서로 제시되었다.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과제는 조용한 환경에서 대상 아동을 마주 본 상태에서 대상자에게 낱말을 하나씩 들려주고 그대로 따라하도록 하였다. 대상자가 주의집중을 하지 않거나 무반응일 경우 두 번까지 기회를 주었다. 자료수집 과정은 모두 녹음하여 기록하였다.

자료분석

자료분석은 자료수집에 참여한 대학원생 중 일반 및 말소리장애 아동의 음성 자료를 바탕으로 듣기 훈련을 받은 4명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녹음된 아동 반응을 모두 음성 전사 한 후 문항, 음절, 음소단위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정확도를 구하였다. 총 25개의 무의미 낱말 문항과 76개의 음절, 153개의 음소를 토대로 문항, 음절, 음소 정확도를 구하였다. 문항 정확도는 아동이 무의미 낱말의 모든 음소를 정확하게 따라 말한 경우 1점, 음소가 하나 이상 틀린 경우는 0점으로 채점하여 전체 문항 중에서 아동이 정확하게 따라 말한 문항 수의 비율을 구하였다. 음절과 음소 정확도도 마찬가지로 아동이 정확하게 발음한 음절과 음소에 각각 1점씩 부과하고, 무의미 낱말 음절 또는 음소가 하나라도 틀린 경우 0점을 부과하여 계산하였다.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와 어휘 및 조음 능력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자 REVT의 표현 및 수용 어휘 원점수와 APAC의 자음정확도를 구하였다.

신뢰도

전사자 간 신뢰도는 전체 대상 아동 중 임의로 선정한 30명 아동자료를 토대로 살펴보았다. 자료분석에 참여한 4명의 전사자가 독립적으로 전사한 30명 아동 자료를 기반으로 2명씩 가능한 모든 쌍을 이루어 비교하였다. 즉 전사자 간 신뢰도는 (두 명의 전사자가 서로 일치한 음소 수)/(검사어 내 전체 음소 수)*100으로 구하였다. 무의미 낱말의 전사자 간 신뢰도는 86-94%로 나타났다.

통계분석

연령에 따라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문항, 음절, 음소 정확도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각각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다. 연령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유의수준값을 교정하기 위해 Bonferroni 검정으로 사후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수행력과 표현 및 수용 어휘 능력과 자음정확도와의 상관관계는 Pearson의 상관계수를 토대로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연령에 따른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능력

2세 후반에서 6세 후반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을 문항, 음절, 음소 수준에서의 정확도를 토대로 살펴본 결과는 Table 3Figure 1과 같다. 2세 후반에는 25개의 문항 중 11-12개의 문항만을 정확하게 따라하여 문항, 음절, 음소 수준에서 각각 46.82, 72.83, 83.31%의 정확도를 보이다가 3세 전반에 큰 폭으로 향상하였다. 이 후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6세 전후반에는 음소수준에서는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의미 낱말 문항 수준에서의 따라말하기 정확도는 연령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F(8, 176)=8.673, p<.001, ηp2 =.283). 사후 분석 결과, 2세 후반은 4세 전반 이상의 높은 연령보다 3세 전후반은 6세 전후반보다 유의하게 낮은 무의미 낱말 문항 정확도를 보였다(p<.05).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음절(F(8, 176)= 0.212, p<.001, ηp2 =.317)과 음소(F(8, 176)=9.248, p<.001, ηp2 =.296) 수준에서의 정확도도 연령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음절과 음소 수준에서의 사후분석 결과는 공통적으로 2세 후반은 3세 후반 이상의 높은 연령집단과 3세 전반은 5세 전반 이상의 높은 연령집단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낮은 무의미 낱말 음절 및 음소 정확도를 보였다(p<.05). 그 외에 3세 후반은 6세 후반과 비교해 유의하게 낮은 음절 정확도를 보였다(p<.05).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능력과 어휘와 조음 능력 간의 관계

학령전기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능력과 표현 및 수용어휘와 조음 능력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는 Table 4와 같다. 문항, 음절, 음소 수준에서 살펴본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정확도는 REVT 표현 및 수용 어휘 원점수와 APAC의 자음정확도와 모두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자음정확도가 표현 및 수용 어휘 원점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정확도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음절 수준에서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는 자음정확도와 .617로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2세 후반에서 6세 후반의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문항, 음절, 음소 수준에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정확도의 발달 변화를 살펴보고, 아동의 수용 및 표현 어휘와 조음 능력과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문항, 음절, 음소 수준에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정확도는 모두 연령에 대한 주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정확도의 증가폭은 2세 후반과 3세 전반 사이에 가장 크게 나타났고 그 이후에는 3-5% 내외로 조금씩 증가하였다. 이러한 2-3세의 발달적으로 큰 변화는 어린 연령을 대상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수행력을 살펴본 선행연구(Hwang & Ha, 2010; Roy & Chiat, 2004)와 동일하였다. 구체적으로 2세 후반에는 25개의 문항 중 11-12개의 문항만을 정확하게 따라하여 약 47%의 문항 정확도를 보이다가 3세 전반에는 60% 정도로 증가하였다. 문항, 음절, 음소수준에서의 사후분석 결과, 무의미 낱말 문항 정확도는 2세 후반은 4세 전반 이상의 높은 연령보다, 3세 전후반은 6세 전후반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음절과 음소 수준에서의 정확도는 공통적으로 2세 후반은 3세 후반 이상의 높은 연령 집단과 3세 전반은 5세 전반 이상의 높은 연령 집단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적으로 음절 수준에서는 3세 후반은 6세 후반보다 유의하게 낮은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정확도를 보였다. 사후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2세 후반과 3세 전반 사이에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수행력이 가장 크게 증가하고 4세 전반부터는 높은 연령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행력을 보였다. 이러한 연구는 본 연구와 동일한 검사어를 사용하여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수행력을 살펴본 Jung과 Ha (2017)의 연구결과와 다소 다르다. 선행연구에서는 4-5세 사이에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이 가장 큰 변화를 보여 5세에 이르러 안정적인 수행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발달 변화상의 연구결과 차이는 연구대상자의 선정 기준면에서 두 연구가 다소 다른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조음뿐만 아니라 표현 및 수용 어휘상의 문제를 보이는 아동을 연구대상자에서 제외하였다. 반면에 Jung과 Ha (2017)는 조음 면에서 정상 발달하는 아동을 포함하기는 하였으나 수용 및 표현 어휘 능력 면에서 대상자를 통제하지 않았다. 선행연구 등에서 보고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와 어휘 학습 및 능력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한다면 이러한 연구대상자 포함 기준의 차이는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발달적 변화를 나타내는 결과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Jung과 Ha (2017)에서 일부 수용 및 표현 어휘력이 떨어지는 아동이 포함되어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가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하는 시기가 다소 늦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두 연구의 채점 및 점수체계상에서의 차이로 인해 발달적 변화가 다소 다르게 나타났을 수도 있다. Jung과 Ha (2017)는 단어길이 점수와 음소점수를 고안하여 무의미 낱말의 길이 및 구조, 개별 음소의 정확성을 보다 세밀하게 측정하였다. 따라서 선행연구에서는 무의미 낱말의 음절 구조와 길이, 음소 면에서 모두 안정적으로 정확해지는 시기가 5세로 다소 늦게 나타났을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채점 단위에 따라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수행력과 발달적 변화가 다소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임상에서 보다 편리하게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문항, 음절, 음소의 정확한 산출 비율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을 살펴보았다. ηp2으로 측정한 효과크기를 토대로 문항, 음절, 음소 수준에서의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음절 수준에서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정확도가 가장 높았다. 또한 문항, 음절, 음소 수준에서의 사후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앞서 기술된 바와 같이 음절 수준에서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정확도가 연령 별 차이를 가장 세밀하게 보여주었다. 채점방식에 따른 본 연구결과는 Hwang (2015)의 연구결과와는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5-9세 아동을 대상으로 조음복잡성과 길이에 따른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수행력을 살펴본 Hwang (2015)은 문항단위 점수체계가 무의미 낱말 길이 차이에 따른 따라말하기 수행력의 변화를 보다 더 민감하게 반영한다고 제안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연구 및 검사 목적과 대상자의 연령에 따라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검사의 채점 양식의 적절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문항을 기준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정확도를 채점할 경우에는 간단하고 시간이 덜 소요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다음절 무의미 낱말에서 하나의 음절과 음소에서 오류를 보인 경우와 2개 이상의 음절과 음소에서 오류를 보인 경우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달에 따른 아동의 수행력의 변화나 말-언어장애의 심각도를 민감하게 파악하는데 제한적일 수 있다. 본 연구는 Hwang (2015)의 대상자보다는 연령이 낮고, 말-언어 습득의 초기단계에 있는 2세 후반을 포함하여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학령전기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학령전기 아동을 대상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을 살펴볼 때는 음절 수준에서의 정확도를 적용하는 것이 연령에 따른 발달적 변화를 가장 민감하고 적절하게 보여줄 수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학령전기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능력과 표현 및 수용 어휘와 조음 능력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문항, 음절, 음소 수준에서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정확도는 표현 및 수용 어휘 점수와 자음정확도와 모두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일반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가 어휘와 조음 능력과 유의한 관계를 보여준다는 선행 연구 결과와(Jung &Ha, 2017; Chiat & Roy, 2007; Roy & Chiat, 2004)일치한다.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가 말-언어처리 과정의 다양한 능력을 필요로 하며 특히 청지각적 처리, 음운표상 및 기억, 말 운동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어휘 학습과 말소리 발달 및 정확도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Ellis Weismer et al., 2000; Estes et al., 2007; Gathercole & Baddeley, 1989; Kamhi & Catts, 1986; Kamhi et al., 1988; Shriberg et al., 2009). 따라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와 어휘 및 조음과의 유의한 상관관계는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과제가 언어장애와 말소리장애를 진단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자음정확도가 표현 및 수용 어휘 원점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정확도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고, 음절 수준에서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는 자음정확도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서 사용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검사도구가 말소리장애 아동 평가를 위해 타당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무의미 낱말은 상대적으로 발음하기 쉬운 파열음, 비음, 설측음으로만 구성되었기 때문에 조음 움직임상의 제한이나 아동이 보이는 오조음으로 인해 수행력이 떨어지는 것을 최대한 막고자 하였다. 반면에 청지각적 부호화, 음운기억 및 표상, 말 운동 프로그램과 같은 말-언어처리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보다 더 밀접하게 관련이 있도록 구성하였다. 최근에 Pi 등(2020)은 본 연구에서 사용된 동일한 무의미 낱말 과제를 이용하여 학령기 말소리장애 아동이 하위유형 별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이 어떠한지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발달적 오류패턴 뿐 만 아니라 특이한 비발달적 오류패턴도 보이는 음운장애 아동이 1-2개의 음소에서만 오류를 보이는 조음장애 아동에 비해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과제 수행력이 유의하게 낮았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두 하위유형이 말소리장애의 기저 결함이 서로 다름을 보여주고 있으며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과제가 말소리장애 아동의 감별진단 도구로서 유용할 수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2세 후반에서 6세 후반 일반 아동의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의 수행력의 발달적 변화와 조음과 어휘 능력 간의 관계는 개발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검사도구의 발달적 타당성과 공인 타당도에 해당한다. 따라서 연구결과는 학령전기 말-언어장애를 평가할 때 참조할 수 있는 자료로서 의미가 있음을 지지한다. 추후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언어장애와 말소리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무의미 낱말 따라말하기 수행력을 살펴보고, 진단 도구로서 과제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살펴봄으로써 임상적 유용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겠다.

Figure 1.
Nonword repetition skills by units in age groups.
csd-25-4-921f1.jpg
Table 1.
Participants’ information
Age Gender
Total
Boy Girl
2;06-2:11 5 12 17
3;00-3;05 10 14 24
3;06-3;11 15 8 23
4;00-4;05 11 9 20
4;06-4;11 8 13 21
5;00-5;05 9 14 23
5;06-5;11 6 9 15
6;00-6;05 6 9 15
6;06-6;11 12 15 27
Total 82 103 185
Table 2.
Phonological characteristics of nonwords in K-APP
Initial consonants Frequency Final consonants Frequency Vowel Frequency
p 6 p 2 a 21
p* 6 k 2 i 17
ph 1 m 4 u 15
t 9 n 3 o 7
t* 5 ŋ 5 ɛ 5
th 1 l 5 ʌ 5
k 8 ɯ 3
k* 4 ja 1
m 6 wi 1
n 8
Table 3.
Percent correct nonword repetitions by units
Age groups Item (nonword) Syllable Phoneme
2;06-2:11 46.82 (18.75) 72.83 (12.93) 83.31 (9.77)
3;00-3;05 60.33 (18.53) 80.15 (13.78) 88.43 (10.38)
3;06-3;11 61.91 (13.80) 83.52 (7.47) 90.43 (4.58)
4;00-4;05 67.60 (14.45) 86.78 (7.55) 92.81 (5.10
4;06-4;11 67.62 (13.08) 87.28 (6.26) 93.15 (3.73)
5;00-5;05 73.39 (17.38) 89.24 (8.00) 94.37 (4.20)
5;06-5;11 73.60 (10.56) 89.56 (5.30) 94.60 (2.73)
6;00-6;05 79.20 (13.87) 92.46 (5.46) 96.08 (3.06)
6;06-6;11 78.22 (12.22) 92.15 (4.98) 95.91 (2.62)
Table 4.
Pearson coefficients between nonword repetition skills by units and 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and articulatory abilities
Nonword repetition unit REVT - R REVT - E PCC
Item .491** .491** .558**
Syllable .511** .516** .617**
Phoneme .478** .488** .594**

REVT-R=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receptive vocabulary; REVT-E=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expressive vocabulary; PCC=Percent correct consonants in Assessment of Phonology and Articulation for Children (APAC).

** p<.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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